싱숭생숭한 기분을 붙잡고 오묘하게 생각해보았어요.
헤헤, 이번 브런치북 공모전에선 떨어졌습니다
작년에는 금상을 수상했었더랬죵.
마음이가 싱숭이생숭이 합니다. 내가 못써서 그런가, 이제 식상해진건가, 좀 한물가버렸나..막 이런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합격자 명단에 없다는 건 나이가 먹어도 시무룩한 일이군요. 여튼 푸념이나 하려는 건 아니었고,
글이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숩니다. 조성웅 에디터님의 말이 맴돌더라구요.
'글은 자기가 쓰는 것이지만 다른 사람 읽으라고 쓰는 것임을 염두해 두면 좋겠다. 자기 객관화만 많아져도 훨씬 좋은 글이 많아지겠다고 생각했다.'
라고 심사후기를 남겨주셨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느새 도달과 어그로에 심취했던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초기엔 그냥 내가 재미있어서 썼던 것 같고, 터지면 터진갑다 안되면 안된갑다...하면서 그저 관찰기를 남기는 끄적임의 느낌이었어요. 그런 자연스러움과 소소한 반전을 사랑해주셨던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음, 확실히 요즘은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좀 더 수치에 목매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세운 기록을 내가 깨지 못한다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죠. 그러면서 자꾸 터졌던 글의 콘셉과 포맷을 자기복제하게 되더라구요. 그 방식은 매우 쉽고 간편하니까요. 당연히 독자보다는 내 글을 이길 방법만 눈에 들어오게 되었구요. 신선함보다는 흔히 떠도는 그런 글의 하나가 되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공모전에서 떨어진 것이 글망진창인 탓만은 아닐겁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을거에요.
하지만 뭐가 되었든 현타를 겪으며 그간 가난한 노력으로 과거의 나를 이겨먹으려 했던 저를 조금 반성해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글은 계속 쓸 것 같아요. 다만 업무와 관련된 글은 이제 줄어들 것 같습니다
다른 주제로 좀 더 자연스러운 글을 써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승부욕과 계산이 없는 담백한 글이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제 글을 재밌게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당 더불어 수상하신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