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빛나는 여름

흐르는 계절, 머무는 꿈

by ROZY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무더위였다.

에어컨을 틀어도 식지 않는 답답함,
밤새 뒤척이게 만드는 열대야,
예고 없이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무너져버린 기대들.

후덥지근한 습기 같은 실망감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곤 했다.

그러나 지독한 여름 안에서
나는 이대로 지고 싶지 않았다.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기 위해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상 속 작은 순간에서 위로를 찾으며
요가 에세이 <흐르는 것들, 머무는 마음>을 연재했고

마침내 브런치북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처음엔 단순히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록이 목적이었다.

그러다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는 과정에서
이 한여름의 글쓰기는 곧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행위가 되었다.


무거운 감정들을 글로 풀어내자 몸도 가벼워졌다.

경험을 객관화하고 정리하며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 자체가 치유였다.


어느새 12화, 13화.

매주 화요일, 금요일마다 글이 쌓여갔다.

처음엔 머뭇거리며 발행 버튼을 눌렀는데,

어느 순간 내 자신이 나의 글이

발행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에필로그, 요가예찬을 끝으로

한여름 소나기 뒤 투명해진 하늘처럼
내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잠시 불어오는 바람에 감사했고,

구름 사이 햇빛에 마음이 열렸다.

억지로 붙잡으려던 것을 놓으니
오히려 자연스럽게 더 좋은 것들이 다가왔다.


뜨거운 여름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것이 움트고 있었던 것이다.


브런치북을 완성하며 알게 되었다.

글쓰기는 단순히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힘이라는 것을.


오래전 버킷리스트에 적어두었던
‘요가와 글쓰기’는 이제 나의 삶에서 숨 쉬고 있다.
그 꿈은 더 이상 ‘언젠가’의 희망이 아니라,
매일의 수련과 기록 속에서 현실이 되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은 지나갔지만,

그 계절이 남긴 감사와 평온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계절이 교차하는 환절기,

매미와 귀뚜라미 소리가 동시에 들려온다.

여름과 가을이 스치는 이 찰나처럼,
나의 삶도 흘러가며 변화할 것이다.


그 모든 변화를 글에 담아내는 일이야말로,
여전히 나의 가장 빛나는 꿈이다.

그리고 바란다.

나의 이 꿈이, 또 다른 누군가의 새로운 꿈이 되어

이어지고 이어져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