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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잠! 신들의 분노>-미성숙함의 반복이 일으킨 분노

음악은 밀레니엄/X세대 취향, 스토리는 유아용인 콘셉트 불일치가 큰 작품

by Roman

* 스포일러가 나오며, ChatGPT(빙챗)의 도움을 일부 받아 작성했습니다.


1. 요약 및 총평


"샤잠! 신들의 분노(Shazam! Fury of the Gods)는 2019년에 개봉한 Shazam! 의 속편이다. 영화는 빌리 뱃슨이 어른의 몸과 힘을 갖게 되면서 슈퍼히어로 샤잠이 되고, 자신의 새 가족들과 함께 아틀라스의 딸들과 싸우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슈퍼히어로가 되기 위한 조건은 힘보다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그 메시지가 관객에게 도달하기엔 영화는 1편과 크게 다름없이 먼 곳에서 만들어졌다.


지난번 보다 훨씬 더 중량급 배우가 보강되고 그래픽이 강화되었으며, 다채로운 스토리와 더불어 이른바 투입된 물량이 커졌다. 그것은 느껴지지만 그게 흥행을 이전 편과 비교해서 더 낫게 만들어주긴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보는 내내 들었다. 이건 단추가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채로 단추를 끼워 올리고 있는 옷이다.


영화의 감독조차 이것을 마지막 히어로물 영화로 만들고 다시는 히어로물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건 그만큼 자신이 보기로나 누가 보기로나 재미있다고 할 수 없는 작품을 만들었음을 객관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취한 행동이었으리라고 본다. 이런 작품을 만들지 않아야 했을 감독에게 영화가 2번이나 맡겨졌단 소리다.


2. 캐릭터의 난맥상


* 주인공은 매력적인 인물로 변화하지 못하고, 주인공이 확실히 떠오르지 못하니 조연도 뜨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악당 쪽도 주조연과 비교해서 더 중량급의 배우가 배역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흥행을 견인하는 수준의 효과까지는 발휘하지 못한다. 헐벗은 "마고 로비"만 살아남았던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떠오를 판이고, 최악의 작품으로 불리는 "모비우스"보다 흥행이 낮게 나왔다는 이야기도 확인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빌리 뱃슨이다. 그는 자신의 나이가 이제 곧 18세가 넘어 정부의 입양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자신의 새 가족들을 사랑하고 신뢰하면서도 떠나야 할 것에 대해서 계속 걱정하는 불우한 고아 청소년일 뿐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괴로워한다. 히어로가 된 자신에 대한 각성이 1~2편에서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동시에 샤잠이라는 주문을 외치고 어른의 몸과 힘을 갖게 되면서 샤잠이 되지만, 특색 있는 히어로도 아니고 엄청나게 지혜롭고 강하다고 생각하기엔 모자라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의 약점에 대해서 더 고민하는 존재로 나온다.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도우려고 하면서도, 자신의 책임감과 정체성을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빌리 뱃슨은 같이 변신할 힘을 나눠갖게 된 대안 가족 내의 형제자매들로부터도 "생각이 부족하고 리더십이 없는 동네 바보 삼촌 같은 형" 취급을 받고 있다. 마치 영화 감독이 히어로물을 만들기엔

실력과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나온 푸념 같을 정도다.


이런 내용이 한두 번 정도만 나오거나 아예 너무 자주 나왔다면 괴로움에 봉착한 빌리가 자신을 극복하고 진정한 히어로이자 리더로 거듭난다는 스토리가 설득력이 생길 수도 있으련만, 스토리의 맥을 끊거나 빌리가 변신해서 어른 외양의 히어로가 된 "샤잠"이 관객에게 매력을 전달할 무렵마다 나타나 약간 생겨난 호감마저 증발시키는데 적절한 타이밍에만 나타난다.


영화의 조연은 빌리의 형제자매들이랄 수 있는데, 각각 자신의 취미와 관심사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 빌리와 함께 샤잠으로 변신할 때는 힘을 나누고 협력하기로 했지만, 영화 초반에 벌어진 다리가 무너지는 재난에 모두 날아가서 사람을 구하고 영웅적인 행위를 하는 중에도, 그것이 영웅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서로 미팅을 하면서 이야기할 때도 너무 각각 동떨어진 모습으로 소통한다.


이 과정에서 중년 여자가 재난이 벌어지고 있는 다리를 차를 타고 건너가던 중에 듣고 있었던 노래는 7~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여가수 "보니 타일러"의 "Holding Out For A Hero(영웅을 간절히 바래요, 1984 발표)"인데, 이 노래를 같이 들으면서 중년 여자를 구하는 빌리는 이 노래가 나올 때 히어로인 자신이 그를 구하는 것이 대단한 타이밍이 아닌지를 드러내서 묻는다. 웃기에도 타이밍이 맞는다고 감탄하기에도 머쓱한 장면이었다. 마케팅 세분화가 붕괴하는 듯이 보일 정도였고 난맥상을 한번에 드러낸다.


영화 속 주조연 히어로/히로인이 어필해야 할 대상은 유청소년 계층인데, 나오는 음악이나 극이 전개되는 스타일은 아무리 잘 봐줘야 1980년대인, 이 복고도 아니고 새로운 장르의 혼합물도 아닌 극은 아무리 짜내려고 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적어 보인다.


빌리의 절친이라 할 수 있는 한 다리를 저는 프레디 프리먼은 영화 후반에 가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만 초중반부까지는 히어로로서 유명해지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인기를 끄는 것에만 몰입하는 미성숙함을 적나라하게 보이면서 "샤잠"이란 주문으로 히어로/히로인이 되는 이들에 대해서 그저 미성숙한 이미지만 남아 있게끔 만들었다.


도대체 얼마나 어리고 스스로가 가진 미성숙함을 반성하고 이를 고치고 한 단계 성숙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는 루저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되기를 원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어떤 세대의 관객에게도 제대로 어필할 수 없었던 1편과 크게 다르지 않은 2편이 만들어졌다. 감동이 생길 여지를 여러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이 그나마 독보적인 성과로 보인다.


영화의 악당은 아틀라스의 딸들이다. 아틀라스의 딸들은 오래전에 마법사 샤잠에게 자신들의 마법을 빼앗겼으며, 복수를 위해 세상을 파괴하려고 한다. 위의 딸 두 명은 인간을 복수의 대상으로 보면서 잔인하게 진흙 덩어리 조각으로 만들어 버리거나 인간계에 생명의 사과를 심어서 인류를 절멸시키고자 하는 일도 진행한다. 그런데 이 세명의 딸들도 맞서고 있는 "샤잠" 히어로만큼이나 서로의 의견과 생각의 방향이 크게 다르다.


그들은 빌리와 그의 대안 가족 형제자매로부터 마법사 "샤잠"이 준 능력을 빼앗는 동시에 "헤스 패라(헬렌 미렌)"는 전략을 갖고 "빌리"의 근거지를 잠입하기 위해 일부러 잡히는 지능적인 모습과 나름 신계를 지상에 회복하려고 하면서도 인류에게 크게 복수하지는 않고자 하는 균형 감각을 보여주고, "칼립소(루시 리우)"는 강경 복수파의 입장에서 초지일관 타협 없이 인류에게 복수하며 절멸시키는 수준까지 몰아붙이려 애쓴다.


여기에서 "앤시아(레이철 제글러)"는 나머지 2 자매와는 다르게 "프레디 프리먼"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생긴 애정 때문에 프레디를 포함한 인간계 전체에 호감을 가지고 다른 자매에 맞서 인류를 지키는 쪽에 서게 되는데, 그 필연성이 무엇 때문이냐고 물으면 대답이 궁색해지는 빈약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


3. 감동과 유머를 동시에 추구하나 효과는 반감됨


슈퍼히어로와 가족의 주제를 여러 장면에 걸쳐서 다루면서도, 코미디적인 요소를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빌리가 자신이 희생할 위험을 무릅쓰고, 복수의 화신이었던 "칼립소"와 그의 "드래곤"을 물리친 뒤에 죽은 장면은 매우 감동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면서 약간이나마 빌리의 영웅적인 면모를 드러낼만한 지점이었지만, 금세 가족 영화답게 그런 내용이 무너져버리게끔 "원더우먼(갤 가돗)"의 등장이 이뤄지고 빌리는 히어로인 상태로 살아난다.


그 과정에서 빌리는 통상 수많은 사춘기 전후한 청소년이 그렇듯이 자신보다 성숙한 "원더우먼"에 대한 관심에 가득히 차 있는 평범한 모습을 계속 노출하는데, 쿠키 영상에서도 "원더우먼"이 속한 "저스티스 리그"에 가입하길 몹시 원하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 들어가는 것은 잘 모르는 단체라 거부하려고 하는 등, 어리숙한 자신과 형제/자매가 어떤 보호와 연합하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도 못하는 모습을 노출한다.


실제 아틀라스의 딸들이 마법사 "샤잠"의 부러진 마술 지팡이를 손에 넣게끔 만든 생각 없는 "지팡이 부러뜨리기 및 방치"를 했던 것이 빌리였고, 중간 과정 중에 아틀라스의 딸들에게 쓰는 편지에도 할 필요 없는 잡담이 들어가게끔 쓰는 등의 미숙함을 정말로 끊임없이 노출한다. 그러다 보니 빌리를 변호할 의지조차 생기질 않게 된다.


4. 결론


영화에 대한 평점은 5점 만점에 2점이다. 감독을 잘못 뽑았을 거란 생각보단 총체적으로 잠깐 "아쿠아맨"과 "원더 우먼", "블랙아담" 등의 작품으로 MCU와 살짝 대등한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던 우수한 흥행이 있었지만, 그런 영화들을 만들었던 팀과 경영진 중 이 "샤잠" 프랜차이즈를 지휘/제작하는 이들은 같은 종류나 부서의 인물이 아니었을 거라 생각한다.


"블랙아담"과의 세계관 연결과 더불어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 "샤쟘"을 포함시키기 위한 쿠키 영상을 만들려고 했다가 불과 촬영 3시간 전에 판단이 바뀌어서 명확한 후속작에 대한 예고도 없고, 세계관 편입을 의미할 수 있는 내용을 두루뭉수리하게만 보여주는 어정쩡한 쿠키 영상을 하나 만들었다.


이 작품이 흥행이 안될 것이란 생각을 못했을 리는 없고, 흥행이 1편보다도 저조하다면 기타 다른 세계관에 최소한 이곳에 출연한 배우들은 기용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아마도 시리즈 전체에서 다시는 그 어느 곳에서도 연결되지 않는 괴작이자 망작으로 남게끔 만들어 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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