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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환 Feb 27. 2018

시제품부터 양산 그리고 유통까지(2)

코스모블랑 양산 준비와 생산 시작

다시 돌아온 태그솔루션의 대표 박승환입니다. 

제품의 양산 전 제품 구상부터 크라우드펀딩까지 과정을 1편에서 간략하게 설명드렸습니다.

https://brunch.co.kr/@rr5ys5s/3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실제 양산의 프로세스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과 주의할 점에 대해서 공유를 하고자 합니다.


백문이불여일견 빠르게 영상을 통해 눈으로 확인해보도록 하자.
경기도 부천에 있는 조립공장 풍경


첫 번째 시제품의 검증과 크라우드 펀딩의 단계가 마무리되었다면, 실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다양한 공정들과 부품들을 쏘씽하여 생산을 준비한다. 그 이후에는 제품의 포장과 물류 등을 준비한다. 솔직히 정해진 순서는 없지만 디자인이 완전히 결정되고 나면 금형을 가장 먼저 제작하는 게 우선이다. 기간 소요가 많이 되고 중간에 수정 등의 이슈 등이 발생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코스모블랑이라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글이 작성되어서 타제품의 생산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제품 생산시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항들

1)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 섭외 ( 부천 핸드폰 케이스 사출 공장 선정 )

2) 제품 패키징 준비 ( 방산시장 발품팔이 ) 

3) PCB설계 및 제작 / 부품 구매 ( PCB설계 외주 / 생산은 직접 )

4) 본체 사출 및 후가공(색상, 질감) 확정

5) 구성품(거울닦이, USB케이블, 거치대, 스티커, 설명서 등) 제작

6) 최종 품질관리 및 조립/포장 지시 ( 정말 중요한 부분! )


위 사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서 순서는 의미 없음을 미리 말씀드리며 순차적으로 항목 별로 경험한 과정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일단 위 항목들이 진행되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관리이다. 물론 크라우드펀딩의 특성상 고객들과 약속한 날짜까지 제품이 완벽히 생산되어 배송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당신과 함께한다면 일정에 대한 중요성을 항상 느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꼭 일정을 확실하고 타이트하게 관리하길 빈다! 


일정이 확실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항상 늘어지기 마련이고, 타이트하게 잡아도 분명 일정대로 못 가고 미뤄지기 때문에 꼭 업체들과의 1일 1 통화를 실천하길 바란다. ( 3배의 법칙이라고 있다. 무언가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한 시간, 비용, 인력이 모두 3배가 들어간다. 나는 항상 머리 속에 3배의 법칙을 넣어두고 일한다. )




자 드디어 본론이다.


1. 제품 공장 섭외


공장 섭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매우 간단한 프로세스다.


필요로 하는 공정에 대해서 구글링 -> 관련 업체를 컨택 -> 방문 및 상담 -> 다시 구글링 -> 업체 컨텍 -> 방문 및 상담 -> 하드웨어의 공장을 정하는 과정이 소프트웨어에서는 서비스의 최적화를 위한 프레임워크나 기반이 되는 운영체제 등을 결정하는 매우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패키지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제품들


위 무한루프를 누가 많이 경험하느냐가 내 제품의 단가와 금형 등의 공정에 들어가는 초기 비용을 단축시킬 유일한 방법이다. 일단 사전에 시제품이 나오는 단계부터 경기도 권에 수많은 공장들을 직접 다니며 공정을 보고 원리를 배우는 걸 추천한다. 


이 부분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 제조를 하고 싶으면 현장에서 사장들에게 배우고 친해지고 소개받고 그 생태계를 이해하는 게 제조업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2015년부터 만나 온 수많은 사장님들을 기반으로 이번 코스모블랑의 제조를 시작했다. 그래서 기존 인프라를 통해 좀 더 수월하게 생산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처음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정말 많이 돌아다니셔야 결국 그게 노하우로 남는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특히 금형은 부르는 게 값이다. 제품의 디자인에 따라 혹은 사출하는 방식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므로 국내에 있는 최대한 많은 곳에서 견적을 받아보길 바란다. ( 중국은 금형가격이 싸지만 사출가격 및 물류비용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첫 생산이라면 되도록 한국에서 먼저 경험해보자. )  


사출의 경우에는 후가공과 조립 모두를 턴키로 하는 곳에 더 저렴하므로 본인의 제품의 단가를 위해서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의 경우에는 사출 후가공 조립 포장까지 모두 턴키로 진행한다. 우리 업체의 경우 본업은 핸드폰케이스 사출 및 후가공이지만 과거 수유등을 제조했던 경험이 있어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일단 사장님이 내 나이 또래로 이야기가 정말 잘 통했다... 최고 최고!! 


그리고 최대한 사업에 대한 설명과 이해를 공장 사장님들께 어필하는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다짜고짜 필요한 내용만 말하는 것보다는 간략한 소개는 꼭 미리 하는 것으로 하자. ( 공들인 만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


위 무한루프를 통해서 생산에 필요한 공정 섭외가 완료되면 제품을 위한 패키징도 준비해보자. 



2. 제품 패키징 제작


제품의 포장은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정말 웃긴 건 포장재를 어떤 걸 쓰는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제품 가격 중에 정말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는 게 패키징 박스이므로 정말 간과해서는 안된다.


코스모블랑은 고급 전략을 택했다. 

제품 자체가 유니크하므로 패키지도 최대한 고급스럽게 보이게 만들어보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을지로 방산시장을 떠돌기 시작했다. 


싸바라박스,  골판지박스, 비닐포장 등등....

가격대를 살짝 말씀드리면 일단 크기에 따라 가격차이가 심하긴 하지만 싸바라 박스는 4000원 이상( 내장재 스펀지로 하거나 기타 옵션들을 추가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놀라운 현상이 발생한다. )

골판지박스도 2000원이상.. 우리 박스 크기가 크긴 하지만...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꼭... 발품 많이 팔아서 저렴한 곳을 찾길 바란다. 

방산시장 내부에서도 적게는 천 원에서 많게는 천오백 원까지도 가격차가 있어서 충격을 받았다! 

순백의 패키지
오른쪽 덮힌 쪽에는 구성품들이 들어가 있다.


3. PCB 설계 및 제작 / 부품 구매

코스모블랑 PCB모습

위 보이는 놈이 PCB란 놈이다.

쉽게 말해서 제품을 구동하는 초록색 기판이다.

설계는 직접 진행하지 않고 외주를 맡겼으며, 외주업체에게 전달받은 데이터와 매뉴얼을 기반으로 직접 외부 생산업체(PCB 제조 , SMT 업체)를 통해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부품이 워낙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손이 많이 가긴 했다.

특히나 BOM 관리라고 해서 부품별 재고를 관리하는 툴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냥 엑셀로 작성해서 사용 중이다. 

실제 우리가 쓰고 있는 BOM 관리

너무 오픈하는 건 아닌가 싶지만 재고관리는 정말 손이 많이 간다. 돈은 없으니 많이 살 수는 없고.. 버리는 불용자재가 생기면 안 되므로 부품의 구매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또한 배터리를 저렴하게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KC인증이 완료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데 Alibaba를 통해서 KC인증이 완료된 배터리를 파는 가장 저렴한 밴더를 통해서 구매할 수 있었다. ( 배터리는 민감하므로 국내 판매일 경우 KC가 인증된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간혹 알리바바에서 중국 벤더들이 자기들한테 돈 더 주면 KC인증도 금방 받아준다고 말하는데 그냥 KC 인증된 배터리로 검색하면 나오니 돈을 추가적으로 들이지 말자... )


중국에서 들어오는 칩이나 배터리 등의 경우 납기가 길면 12주까지 소요되는 것들도 있어서 부품 수배는 꼭 미리미리 그리고 빠르게 배송을 받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미리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참고로 저 위에 보이는 부품들을 하나하나 인터넷 검색해서 구매하면 좋지만 대부분 부품 공급 업체들이 존재한다. 구로 공구상가 같은 곳에 많은 업체들이 포진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된다!



4. 사출 및 후가공 결정, 구성품 준비


제품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후가공이다. 


제품의 표면처리 혹은 색상의 선택에 다라 그 제품은 촌스럽거나 후지거나 혹은 엄청나게 아름다운 제품이 될 수 있다. 


절대 타협하면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출하는 재질을 결정하고 ABS, PC 등등 어떤 재질에 후가공되는지에 따라서도 퀄리티가 차이가 난다. 솔직히 돈을 많이 주면 줄수록 고급스러운 후가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단가와의 싸움을 해야 하므로... 첫 번째로 색상을 입히는 도장 공정에서 승부를 보자! 확실히 퀄리티가 달라질 것이다.

초기 시제품 색상 ( 화이트, 로즈골드, 블루그레이 )


아마 사출품이 나오면 곧바로 후가공을 결정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색상은 정말 다양하고 그 색상에도 펄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색상값을 매우 디테일하게 조정할 수 있다. 

컬러북이나 색상값을 확실히 표현할 수 있는 실물이 있으면 가장 편하다. 


그리고 절대 타협하지 말자. 이 정도 색상이면 되겠지?라고 판단하기보다는 여러 조명 아래서 제품의 색상과 퀄리티 체크를 몇 번이고 반복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업체는 정말 짜증 날 거다. 하지만 제품의 외관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절대 타협하지 말고 고집스럽게 색상값을 결정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리고 코스모블랑의 구성품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제품만 만들면 끝이 아니라.

사소한 걸 따지면 뒷면 스티커, 설명서, USB 커넥터, 안경닦이, 전면 보호필름, 거치대 등등 아주 다양하므로 제품의 구성도 사전에 체크하고 종이와 스티커 하나하나까지 신경 쓰며 제품을 구성하길 바란다.

깔끔한 구성이구나! 


5. 최종 품질관리 및 조립/포장 지시 ( 정말 중요한 부분! )

내부 구성품의 사소한 포장까지도 

일단 품질관리의 기본은 바로 지시사항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전달하느냐이다.


작업 지시서와 실제 라인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작업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그저 좋은 품질로 만들어주세요가 아니라, 직접 조립하는 역할은 아니지만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지시해주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하시는 분들은 외국인일 경우가 많아서 우리는 한글보다는 그림으로 설명하는 지시서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 현장에서 함께 조립해보면서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조립 순서 정하기 및 역할 정하기

포장박스 접는 법, PCB를 몸체에 고정하는 토크까지도 정해줘야 한다. 너무 강하게 고정되면 스위치가 잘 작동 안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실제로 소비자들이 받고 느낄 수 있는 디테일한 것 하나하나 모두를 체크해야 한다.


그러는 동시에 효율적인 조립방식을 찾아야 한다. 사실 조립비용은 전부 인건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시간이 금이다. 조립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 역시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제품 내부 센서나 스위치 등 PCB에서의 오류들이 많아서 사전에 10개 세트 정도만 미리 조립하고 문제를 파악해서 PCB 천 개를 다시 생산하기도 했었다... 사전에는 꼭 많은 양을 생산하기보다는 준 양산 개념으로 미리 생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조립라인에서 순서대로 정돈된 형태로 제작하는 중이다. 
코스모블랑 거치대 및 물류를 위한 라벨택의 모습


사실 모든 문제는 한번 경험하면 다 드러난다. 그때 다시 고치면 된다. 


하지만 양산의 경우 샘플이랑은 다르게 적으면 몇백 개에서 천 개, 만개까지 대량이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 하나 때문에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 사실 우리도 불량이 될 소지들이 PCB와 거치대에서 정말 많이 발생해서 천 개 이상을 다시 생산하기도 했다. 정말 그때 너무 힘들었다... 미리 알 수도 있었을 불량이었는데... )


그래서 꼭 미리 현장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체크하며 아주아주 자세한 지시를 해줘야 한다. 

정말 디테일하게 지시해주고 작업 지시서를 작성해서 열심히 뿌려 교육시키자! 


말이 너무 길어져서 2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3편에서는

제품 생산 후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항들

1) 제품 포워딩을 위한 물류업체 선정

2) A/S 및 소비자 정책결정 

3) 제품 KC인증 ( 전자파 인증 )


+ 좌충우돌 유통 및 판매 과정과 냉혹한 시장에 대해서 글을 쓸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글쓴이: 태그솔루션 박승환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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