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무튼 모두 자신을 너무 소중히 여긴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 진짜 자신의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스스로도 그것을 느낄 터이고, 상대 또한 그것을 알기에 깊이 사귀려 하지 않는다.
2)
현석이 나를 강하게 볼수록 나는 그 앞에서 강하게 보이려고 의식할 것이다. 그런 한 편 그가 사랑하는 것은 비겁한 진짜 나가 아니라 내가 그에게 보이려고 했던 작위적인 나일 뿐이라는 생각도 떨칠 수가 없다.
3)
윌: 하여간 그 애는 정말 예쁘고 지혜롭고 재밌어요. 그동안 사귄 여자애들하고는 달라요.
숀: 그럼 전화해
윌: 왜요? 그러다 지혜롭지도 않고 재미없는 여자란 걸 알게 되면요? 그 앤 지금 그대로가 완벽해요. 그걸 깨고 싶지 않아요.
숀: 완벽한 건 너겠지. 그걸 깨고 싶지 않은 거고. 참 대단하신 인생철학이야, 윌. 그런 식이면 평생 아무도 진실되게 사귈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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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날 때 처음과 끝을 같은 모습으로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혹 상대는 여전하지만, 그를 보는 내 시선이 달라지기도 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예를 들어 몸이 좋은 사람은 그 육체를 얻기 위해 그만큼의 시간을 운동으로 사용했고 그건 다른 말로, 그 시간만큼 다른 것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무언가를 잘한다는 건, 곧 무언가는 잘할 수 없다는 말이다.
보통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존중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사회적인 인간은 타인을 대할 때 저마다 경험하며 쌓아온 자신만의 행동전략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가장 대중적이면서, 취하기 손쉬운 전략 중 하나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자신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사실, 본인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혹은 칼은 검집 안에 있을 때 가장 무섭다는 말처럼 다 드러낸 자신을 보이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기 싫은 것일 수도 있다
사실 누군가와 친해질수록 , 점점 더 멋있게 보였다거나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처음 만났을 때가 가장 사람에 대한 기대가 클 때가 아닐까. 대게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는 본래 자신의 모습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려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걸 알기에, 어느 정도 감안하는 편이긴 하지만 가끔 내가 신고 있는 깔창을 벗기가 두려울 때가 있다. 친해지고 관계가 깊어질수록, 깔창을 항상 착용하기란 부담으로 작용한다. 좀 더 편한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구도 커져간다.
굿윌헌팅의 주인공 윌헌팅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자신의 상황과 내면을 더 비출 용기를 내지 못한다. 자신에게 특별한 그녀에 비해 자신의 본모습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새 간혹 하는 생각은, 그렇게 해서 내게 무엇이 남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적당한 포장으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의 나이스한 모습만을 기대하는 것. 그것도 하나의 삶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를 너무 많이 노출시킴으로 망가져서 했던 후회보다는, 더 나를 솔직하게 드러낼 용기를 내지 못해 아쉬웠던 후회가 더 진하게 남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멋있었던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주저함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보통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아도 큰 상관이 없다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게 누군가에게는 거슬릴지도 모른다. 유연함과는 거리가 먼 것일 수도 있지만, 역시 멋있게 보였던 사람은 유연함을 겸비한 물 같은 사람보다는 오히려 그런 자신감과 괴짜 같은 면이 있던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