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기_01

2022. 10. 01 ~ 2022. 10. 10 (1일 차)

by RRoice

여행 출발일.


날씨 좋았다. 아니 비가 왔어도 좋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여행을 간다는 사실에 뭐든 좋게 보였을 테니까. 다섯 명의 팀원들을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십일씩이나 함께 여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막상 대면하고 나면 조금은 안심이 될 줄 알았다?!!



공항에서 제일 처음 만난 건 그나마 안면이 있던 사람이었다. 등산 모임 때 한두 마디 정도 말해본 게 전부였지만 그 한두 마디 섞어봤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의지하고 있었다. 반팔에 헐렁한 회색 트레이닝 바지, 유명 산을 두루 섭렵하며 다닌 것 같은 배낭에 앙증맞게 끼고 온 목베개까지. 대한민국 모든 산을 휩쓸고 다녔을 법한 포스를 풍기는 이 여자는 커피를 마시면서 다른 팀원들을 기다리자고 한다. 얼떨결에 알겠다고 했다.

계산은 내가 했지만.

그렇게 커피를 마시면서 다른 네 명의 팀원들을 기다렸다.



멀뚱멀뚱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가 여자 두 명이 먼저 인사를 해 온다. 두 명 모두 위아래 긴팔 긴바지 검은색으로 꽁꽁 싸매고 왔다. 한 명은 가득 차 보이는 배낭을 메고 손에는 삼각대까지 야무지게 들고 왔다. 이 두 명의 여자들은 분리되면 안 될 것처럼 나란히 꼭 붙어 앉는다. 팀 구성에 있어서 주최자라고 알고 있었는데 낯을 많이 가리는 것 같았다. 날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닥만 쳐다보고 앉아있다.



마지막 두 명을 기다린다. 부부라는 사실을 공항에서야 제대로 알게 됐다. 이 부부는 배가 고팠는지 탑승 전에 공항에서 밥을 먹고 온다고 한다. 기내식이 제공되는 사실을 몰랐나 보다. 여자는 검은색 트레이닝복 세트, 남자는 편안해 보이는 복장에 따뜻해 보이는 비니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여자는 유독 하얗고, 남자는 수염이 무척 멋있었다.



간단히 인사를 마치고 각자 자리에 탑승한다.

낯선 장소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보낼 시간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그 와중에 비행기에 앉아 있으니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자주 겪는 일이 아니다 보니 조금은 신났다.

비좁은 좌석이었지만 기내식도 먹고 딴생각을 하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몽골 공항에서 각자 수화물을 기다린다. 아직 공항 밖을 나가지 못해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산악인 포스 뿜었던 팀원은 어느새 반팔 위에 긴팔 겉옷을 걸치고 있다. 아직 밖에 나가지 않았지만 추웠나 보다. 각자 짐을 다 찾고 공항 밖으로 나선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풍경, 그리고 차가운 바람. 이제야 해외로 여행을 왔다는 사실이 실감 나기 시작한다.

바로 숙소로 이동한다. 차를 타고 한 시간이 넘게 이동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황량하고 끝없이 펼쳐진 땅들,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니는 동물들, 포장된 도로보다 비포장 도로가 많은 곳들을 지나쳤다.



한 시간 남짓 바라본 모습이 몽골의 전부이지 않을까.

내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을까. 조금은 심드렁하게 숙소에 도착해서 잠들었다.



다음날, 본격적인 여행 첫째 날.

몽골에는 눈이 펑펑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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