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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뜰살뜰 구구샘 Feb 15. 2024

짜증 나는 작가 TOP3, 대망의 1위는?

강원국, <강원국의 글쓰기>

누구나 짜증 나는 상사 하나쯤은 품고 산다. 나도 그렇다. 최악의 상사 TOP3를 뽑아봤다. 물론 출처는 뇌피셜이다.


3위: 성격 더러운 상사

2위: 일은 못하는데 욕심만 많은 상사


그렇다면 1위는?

1위: 일관성 없는 상사!


첫인상은 천사 캐릭터였다. 그런데 다음 날엔 사이코패스 캐릭터로 변신하더라. 오전에 고함지르고 난리를 피더니, 오후엔 눈물 흘리며 전 직원 앞에서 사과했다. 물론 다음 날엔 개그 캐릭터로 변했고. 그가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상사는 최악이다.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관성 있게 성격 더러운 상사가 낫다. 사전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가장 짜증 나는 작가 1위는 누굴까. 맞춤법 틀리는 작가? 자기 자랑하는 작가? 글쎄,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작가 1위는 바로 '일관성 없는 작가'다.


일관성 없는 작가도 답이 없다. 독자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봤다.


[유형 1_글 속에서 길을 잃음]

1. 고장 난 내비형

-서울에서 부산 가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목포에 나를 내려놓네?

-항의했더니 이번엔 강릉에 날 데려다 줌. 노답


2. 제목 낚시형

-대포동 미사일보다 화끈한 떡볶이 가게라며

-들어왔더니 평양냉면이 잠깐 왔다간 맹물을 내놔?

-간판에 왜 떡볶이를 그려놨냐고 물으니, 자기가 좋아해서라네!


3. 백사장 바늘 찾기형

-문장 왜 이렇게 길어? 한 문장만 해도 3~4줄이네!

-이 속에서 주어와 서술어 찾으라고?

-차라리 '월리를 찾아라'가 쉽겠다



[유형 2_글 밖에서 길을 잃음]

1. 작가 '호소인'형

-자기 SNS 소개란에 '작가'라고 적었으면서

-최신 글이 몇 년 전 꺼. 그나마 게시글도 총 3개?

-'개점휴업'이라고 딱지라도 붙여 놓든가!!!


2. 셀프 반박형

-분명히 '전진하라'라는 글 봤는데

-이번 글은 왜 '후진하라'라고 썼어요?

-전진과 후진 동시에 어떻게 해요? 그것도 알려주셔야죠;


3. 캐릭터 붕괴형

-개그캐인 줄 알고 구독했는데

-알고 보니 진지캐였어요?

-다음 날은 무슨 캐하실 거예요? 미리 좀 말해 줘요...



"캐릭터는 일관성에서 나온다." 이 책을 쓴 강원국 작가가 말한 내용이다. 글 쓰는 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댔다. 글에 일관성이 없으면 게임 끝이란다. 백번 천 번 맞는 말씀이다.


이걸 어떻게 아냐고? 내가 다 해봤기 때문이다. 나는 일관성 파괴 대마왕이었다. 고장 난 네비로 부산까지 가봤다. 제목으로 낚시하는 것도 기본이었고. 주어와 서술어는 개나 줬다. 글도 안 쓰면서 작가랍시고 호소해 봤다. 미라클모닝을 부르짖은 다음 날 늦잠 잤다. 덕분에 서울 가는 시외버스도 놓쳤다. 캐릭터 정체성은 아직도 못 잡았다. 솔직히 개그 캐가 되고 싶은데, 아내도 내 글을 보고 안 웃는다. 노답이다.



짜증 나는 상사? 그는 걱정할 게 없다. 상사니까. 좋든 싫든 아래 직원이 맞춰야 한다.


하지만 짜증 나는 작가는? 매일 걱정해야 한다. 독자는 가차 없이 떠나니까.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는 데에는 0.1초도 걸리지 않는다.



... 이왕 일관성 파괴된 거, '갈팡질팡 작가' 컨셉으로 밀어볼까? 거긴 무주공산에 블루오션인 것 같던데..ㅜㅜ



사진: Unsplash의Aaron Bu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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