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출퇴근 길

강이 있는 길

by 동글로

새로운 곳으로 첫 출근을 했다.

인사차 방문한 후 두 번째로 가는 출근길이라서 그런지 처음보단 가깝게 느껴졌다. 퇴근길은 더 눈에 익숙해져서 인지 매우 빠르게 집에 도착한 것 같았다. 언제나 초행길은 먼 것 같지만 돌아오는 길은 가깝게 느껴지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침에 보지 못했던 강도 눈에 들어왔다. 출근할 때 알아 차라지 못한 게 이상할 만큼 거리가 긴 강 길이었다. 중요한 갈림길에선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고 운전을 했다. 심각한 길치는 아니구나 생각했다.


겨울엔 앙상한 가지만 있어 죽었나? 싶은 가로수였다. 봄이 되고 잎이 피어야 저 나무가 플라타너스구나 했던 그 길을 3년 동안 출근했다. 벚꽃이 어느 날 갑자기 피어야 아~ 이나무들이 죄다 벚꽃이었네?를 매년 반복했던 또 다른 길도 3년을 출근했다. 오늘부터는 강이 있는 그 길 옆에 수많은 나무들이 빼곡한 숲길로 출근을 한다. 나무들의 이름을 다 알기란 불가능하다.


생각보다 길어진 출퇴근길을 지나오다 보니 문득 예전 생각이 났다.


퇴근을 하고 나면 바로 어린이집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을 데려고 집으로 돌아와 육아와 살림을 했다. 출퇴근 시 운전하던 혼자 있는 그 시간이 내게 유일한 휴식이자 침묵이 용인된 시간이었다.


지금은 아이들이 알아서 집으로 온다. 밥도 스스로 떠먹고, 샤워도 혼자 하고 심지어 심부름까지 해준다. 꼬부랑길이 길어졌어도 출퇴근이 힘들 이유는 없어졌다.


앞으로 몇 년 일지 모를 이 길이 내게 사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지금은 이름 모를 수많은 나무들이 잎이 나고 꽃이 피면 또 점차 이름을 알게 되겠지.



오늘은 한 가지 신기한 경험을 했다.

신입생이 1명이었다.


너도 오늘 하루 종일 새로웠겠구나.

나도 그랬단다.


새로운 것도 금방 익숙해지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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