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학원에서 교재 관련 전화가 왔다.
간단한 대화를 마치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우리 잼민이 잘하고 있어요. 어머님 생각보다 잼민이는 훨씬 똑똑하고 학원에서도 잘하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중간고사 수학시험 점수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아주 잘한다고 하니 기분이 조금 묘했다. 아들의 특징을 잘 아는 나로서는 의아하기도 했다. 아들은 대충 정확히 사는 나랑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
나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은 엄마이자 최선을 다했음에 칭찬을 아끼지 않은 엄마이고 싶다. 그럼에도 선생님 말씀을 그냥 믿고 싶었다.
잠시 후 아들이 집에 들어왔고 이때다 싶었다.
아들 기를 살려주고 싶은 엄마 마음에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잼민아~수학선생님이 잼민이 똑똑하고 참 잘한대 엄마한테 걱정하지 말래~오구오구~그렇게 잘하고 있었어~?"
"응~그렇지. 그렇게 말해야지. 그래야 엄마가 학원을 계속 보내니까~"
"아니야~진짜로 칭찬 많이 하셨다니까?"
"엄마. 내가 며칠 전에 지나가다 들었는데, 선생님이 나한테 했던 말이랑 새로 온 친구한테 하는 말이랑 아주 똑같더라고. 우리 학원 모든 친구들에게 그렇게 말한다니까?"
그랬던 거였구나...... 엄마가 방심했다.
우리 아들 눈치가 보통이 아니구나.
칭찬 좀 해주고 싶었는데, 우리 집 고래가 춤을 출 수 있게 해보고 싶었는데 이제 더 이상 초등학생이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