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글로 May 30. 2024

일요일 아침 7시 농구하는 중학생

학원 vs 농구

아들의 평일 아침 기상시간은 7시 30분이다.

그마저도 엄마가 깨워야만 겨우 겨우 일어나는 강제 기상이다.


며칠 전

" 엄마 새로운 친구가 생겼는데 너무 좋아~"라고 했다.

아들이 좋다고 하면 엄마는 무조건 좋다.

같은 초등학교 졸업생이 아니어서 내심 어떤 친구일까 궁금했다.


"엄마! 그 친구가 우리 루이(고양이) 보고 싶다는데 집에 잠깐 들어오게 해도 돼?"

"엄마! 그러고 나서 나 바로 농구하러 가도 돼?"


"농구? 밤 9시 반에?"


늦은 밤. 친구가 고양이를 보러 오는 것도 일상적이지 않았지만 그 친구와 늦은 시간에 농구를 하러 간다고 한다.


"지금 가서 언제 오게?"

"11시까진 올게"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된 지 세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밤 11시에 밖에서 농구를 한다고 하니 순간적으로 생각이 많아졌다. 하지만 짧게 생각하고 쿨하게 말했다.


"그래~"


잠시 후 아들이랑 친구가 통화를 하더니 이런 통화음이 들렸다.


"엄마가 농구해도 된데"

"우아! 진짜? 허락이 그렇게 쉽다고?"


나는 그렇게 쉬운 엄마가 됐다.


"잼민아! 근데 왜 이 시간에 농구를 하러 가는 거야? 좀 더 일찍 하면 좋잖아."

"응 친구들이 월요일 이 시간에만 학원이 없어. 그래서 이 시간에만 놀 수 있어서."


'아. 그렇구나. 근데 넌 그 시간에 학원 안 다니잖아.'

내 아들도 아닌데 뭔가 짠하다.


그리고 돌아오는 일요일 아침.

깨워도 일어나기 힘겨워하는 아들이 스스로 알람을 맞추고 아침 7시에 농구장으로 간다고 나섰다.


"일요일인데 왜 이렇게 일찍 나가는 거야?"

"응~일요일도 지금 아니면 같이 놀 시간이 없어. 조금 지나면 애들 또 학원 가야 한데."


그렇게 나간 아들은 오전 11시가 돼서야 집에 돌아왔다.


'친구들은 시간에 학원에 있을 텐데, 너는 씻고 꿀잠 자네? 네가 위너다'


일요일에도 학원을 가야 하나?

내가 이상한가?

애들은 언제 쉬지?

뭐가 잘 못 된 거 같다.


며칠 후 농구 친구가 고양이를 보러 집에 또 놀러 왔길래 물었다.


" 우리 잼민이 농구 잘하니?"

" 네.  (눈치) 딱 일주일 한 정도예요"


헛. 잘 알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