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평일 아침 기상시간은 7시 30분이다.
그마저도 엄마가 깨워야만 겨우 겨우 일어나는 강제 기상이다.
며칠 전
" 엄마 새로운 친구가 생겼는데 너무 좋아~"라고 말했다.
아들이 좋다고 하면 엄마는 무조건 좋다.
같은 초등학교 졸업생이 아니어서 내심 어떤 친구일까 궁금했다.
"엄마! 그 친구가 우리 루이(고양이) 보고 싶다는데 집에 잠깐 들어오게 해도 돼?"
"엄마! 그러고 나서 나 바로 농구하러 가도 돼?"
"농구? 밤 9시 반에?"
늦은 밤. 친구가 고양이를 보러 오는 것도 일상적이지 않았지만 그 친구와 늦은 시간에 농구를 하러 간다고 한다.
"지금 가서 언제 오게?"
"11시까진 올게"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된 지 세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밤 11시에 밖에서 농구를 한다고 하니 순간적으로 생각이 많아졌다. 하지만 짧게 생각하고 쿨하게 말했다.
"그래~"
잠시 후 아들이랑 친구가 통화를 하더니 이런 통화음이 들렸다.
"엄마가 농구해도 된데"
"우아! 진짜? 허락이 그렇게 쉽다고?"
나는 그렇게 쉬운 엄마가 됐다.
"잼민아! 근데 왜 이 시간에 농구를 하러 가는 거야? 좀 더 일찍 하면 좋잖아."
"응 친구들이 월요일 이 시간에만 학원이 없어. 그래서 이 시간에만 놀 수 있어서."
'아. 그렇구나. 근데 넌 그 시간에 학원 안 다니잖아.'
내 아들들도 아닌데 뭔가 짠하다.
그리고 돌아오는 일요일 아침.
깨워도 일어나기 힘겨워하는 아들이 스스로 알람을 맞추고 아침 7시에 농구장으로 간다고 나섰다.
"일요일인데 왜 이렇게 일찍 나가는 거야?"
"응~일요일도 지금 아니면 같이 놀 시간이 없어. 조금 지나면 애들 또 학원 가야 한데."
그렇게 나간 아들은 오전 11시가 돼서야 집에 돌아왔다.
'친구들은 이 시간에 학원에 있을 텐데, 너는 씻고 꿀잠 자네? 네가 위너다'
일요일에도 학원을 가야 하나?
내가 이상한가?
애들은 언제 쉬지?
뭐가 잘 못 된 거 같다.
며칠 후 농구 친구가 고양이를 보러 집에 또 놀러 왔길래 물었다.
" 우리 잼민이 농구 잘하니?"
" 네. (눈치) 딱 일주일 한 정도예요"
헛. 잘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