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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가꼬 Nov 17. 2022

특별한 생일상

알레르기 아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생일상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들, 

지금까지 어린이집의 배려로 별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하며 커가고 있었다.

하지만 6살 때 옮긴 어린이집에서 인생 최대의 난관에 부딪쳤다.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올해부터 아이들 생일날 집에서 준비해주는

케이크와 과자를 놓고 생일파티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울 아들에겐 큰 고민거리다, 아들은 계란, 우유, 밀가루 등 여러가지 알레르기로

시중에 파는 과자나 빵, 음료수를 하나도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가까운 일본에서부터 유럽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검색해서 공수하고 있다.

최대한 비슷한 대체음식을 준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도시락을 싸고 있는데 같은 반 아이들 17명을 일일이 생일파티를 한단다.




어린이집과 잠시 갈등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우리 아이는 어린이집을 선택해서 갈 수 없었다.

식품 알레르기가 심한지라 받아준다는 곳이 있으면 보내야 했다. 말 그대로 '을'이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 생일날에는 울 아들이 먹을 수 있는 과자를 따로 보냈다.

그런데 생일상에 울 아들 먹을 수 있는 과자를 같이 올려달라고 하니 그것도 안된단다.

아니 그럼 다른아이들 과자나 케이크 먹을 때 울 아들은 구경만 하고 있으란 말인가?

어린이집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린이집 말은 아이를 위해 정성껏 준비한 음식상에 다른 아이의 음식을 올려놓으면

싫어할 수도 있어 민원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우리 가족의 목소리는 민원이 아니란 말인가?

원장과 원감을 상대로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우리 요구대로 상위에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올려주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맘이 많이 상했다. 울 아들이 알까 봐 우리는 불 꺼진 방에서 이불을 덮고 울어야 했다.  


아들 7번째 특별한 생일상

내일이면 드디어 울 아들 생일이다.

다른 아이들 생일과는 다른 특별한 생일상을 준비했다

울 아들을 포함해서  모든 아이들이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알레르기가 없는 음식들로 준비했다

아들이 직접 친구들에게 나눠줄 음식들을 비닐포장 안에 손수 담아 준비했다.

울 아들은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한 번도 배려를 받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이 먹는 음식을 구경만 하면서 엄마가 싸준 음식을 혼자 먹었지만,

울 아들 생일날만큼은 모든 아이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생일상을 만들어 준비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세상은 음식 알레르기를 가진 아이들을 위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환경에서도 상처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알레르기 사실을 이야기하며

자존감 높은 아들로 커주고 있어 항상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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