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만나러 가는날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가 꿈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았습니다.
코로나로 몇년째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랫만에 찾았습니다
아버지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일찍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경주의 한 절에 모셨습니다.
아버지기 돌아가신 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사실 저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아버지는 늘 바쁘셨습니다. 가난한 집에 4형제 중 셋째로 태어나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집안 살림을 담당했었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일찍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안 입고,
아끼고 아껴서 자기 집 한 채 장만하는 것이 인생 최대 목표였던 시절
아버지는 그 시절을 사셨습니다.
별 보고 출근해서 별 보고 퇴근하셨고,
휴일도 특근에 야근이면 따다 불로 돈을 준다고 늘 출근을 하셨습니다
그 시절 다 그랬겠지만, 가족끼리 여행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고,
외식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었죠~
아니 아버지 얼굴도 제대로 못 봤습니다.
아버지와 목욕탕에 함께 가서 서로 등도 밀어주고,
평상에 앉아 TV 보면서 함께 달걀도 까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늘 바쁜 관계로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엄마와 누나를 따라 여탕에 가야 했지요
아버지랑 진지한 대화도 하고 싶었지만
늘 술 드시면 주정처럼 한마디 하시는 게 전부였습니다
돈 벌어서 입에 풀칠하고, 자식들 공부시켜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는 것이 아버지의 역할이라 생각하신 분입니다
그런 아버지의 빈자리가 명절 때가 되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더 슬픈 건 아버지와의 추억이 없다는 것이지요
사실 생각하고 떠올릴 것도 딱히 없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20년이 다되어가네요
아버지 계신 곳에 아들과 함께 찾았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것이 좋은 아버지인 줄 잘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잘해주기만 하면 아이는 아빠를 호구로 아는 것 같고,
너무 나무라기만 하면 아빠를 어려워할 것 같고,
하지만 아들과 이것만은 꼭 하고 싶었습니다.
따뜻하게 서로 얼굴 보며 대화하기,
돈보다 추억 많이 만들기, 함께 시간 많이 보내기
때로는 친구 같은 편안한 아버지
때로는 산처럼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아버지
오늘따라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보고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