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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Jun 01. 2017

carpe diem.

현실을 즐겨라, 나에게는 "미래의 걱정은 굳이 하지 마라"


대학생들은 다들 시험기간이다.

이번 나의 시험기간은 하나같이 (어째서인지) 시험을 한번에 치지 않고 말하기 시험, 필기시험, 과제 이렇게 나누는 과목들로 모여있어서.

너무 할 일이 어마어마해졌다.

게다가 지금까지 아파서 시험이고 뭐고 완전 최하점수를 받아온 터라 부담은 더 했다.

물론 시험이 나의 전부는 아니라고는 해도 최대한 학사경고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마음을 먹고 시험일정이며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다가 정신이 아득해져서 수첩을 던저버렸다.

할 게 너무 많다.

너무 많은 양이다, 생각만 해도 지친다, 이걸 어떻게 다 하냐....

한숨만 푹푹쉬다보니 공부는 시작도 하기 싫어지고, 그렇게 하루하루 스케줄이 적혀져 있는 달력을 보다가 문득 떠올랐다.

"이 많은 양 한번에 지금 당장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나는 시험치기 전까지 정말 많은 일들을 해야 하지만,

그 모든 일들을 지금 당장 '다'하는 건 아니다.

내가 오늘 할 일만(물론 그것도 많다만) 하면 되는 것이고, 그것만 걱정하면 되는거다.

뭐하러 내일의 내가 고생할 것을 지금 같이 걱정해주는 건지.

지금 하는 일만 하기에도 충분히 바쁜데.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시작도 안하고 그 방대한 양에 억눌러져 있기만 했다.

나는 걱정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저번주에 간만에 펜을 들고 pinterest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친구에게 부칠 편지에 같이 보낼 엽서그림을 그렸다.

보통은 노래가사를 적어주는데, 이 친구가 이날에 이 문구를 혜나로 새겼다고 자랑한 덕에 문구를 적었다.

악필이라서 많이 미안했다.





사실 이 carpe diem 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많은 변화를 준 단어이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오던 시절,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은데, 공부말고는 딱히 재능도 없던 어린날의 나는 저 문구를 보고 한가지 결심을 했다.

요 빌어먹을 공부를 재밌게 할 수는 없을까?

그냥 필기하는 그 자체를 즐거워 하고, 시험을 본다고 생각하지 말고 상식을 쌓는다고 생각을 하자.

그렇게 나는 공부를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교에 오면서 완전히 이때의 감각을 잃어버린것이다.

애초에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도 학문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메리트에 온 건데.

즐기기는 커녕, 하기싫다만 몇천번은 말한듯.


내가 앞으로 걱정없이 공부만 할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물론 대학교가 이젠 공부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취직준비도 해야하고...인맥도 쌓아야한다.

그래도 여전히 학문이라는 것의 최고봉에 있는 공간이니까(대학원도 있지만)

나는 좀 더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게 아닐까.

예전처럼 공부를 즐기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서관에서 계속 문제만 풀다가 보충수업을 위해 나오는데 햇빛이 너무 나른하게 존재(?)하더라.

너무 인상 찡그리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햇빛이 이렇게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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