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외롭거나 익숙하지 않거나 사람의 온기가 그립거나 영화나 책을 좋아하거나 바다를 좋아한다면
01 정동진과 바다와 영화
이스트씨네는 이미 "영화로운 밤"으로 유명하지만, 정동진역에서 걸어서 15분 안 되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1인 숙박이 가능한 곳입니다. 왜 '곳'이라고 했냐면, 한 번에 한 명만 받고, 그 한 명과 주인 부부가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저녁을 먹고, 밤에는 1인 시네마에서 나만을 위한 영화를 보여주고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죠.
참고로 저는 <걷기 왕>과 <라라랜드>를 봤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해져 있었기에 생각을 조금 사 그라 트려 주는 영화를 추천받았어요. 영화 추천도 사장님께서 해주시니까 그냥 물어봐주시면 됩니다. 제법 좋은 경험임.
02 비건 저녁 식사/치아바타로 맞이하는 아침
정동진 역 근처라서 혼밥이 능숙한 사람이라면 어디든 카페나 식당을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물론 동네 주민 맛집이라 함께 복닥이긴 해야 하는데 신경 안 쓰여도 되고, 신경 쓰이면 편의점에서 대충 때우셔도 됩니다.
저녁밥은 주인(이라 했다가 사장이라 했다가) 부부와 함께 만들어주신 비건 한식을 먹습니다. 너무 맛있음.. 하나하나 이렇게나 정갈하고 이렇게 느긋한 대화를 사람과 한 것도 오랜만이었지 뭐예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간 날은 태풍 오기 전날로, 제 키만 한 파도에게 360도 조리돌림을 당했습니다.
정말 코치님들이 잘 알려주셨는데, 살집도 있어서 잘 못해서 슬펐어. 그런데 딱 한번 서지는 못하고 엎드려서 슈웅~가는 것을 성공했는데 그 순간 바다에 반사된 빛무리 등등을 보면서 꼭 다시 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다음날 태풍이 와서 혼자 숙소에 있었지만. 여기는 액티비티를 좋아하시면 추천. 숙소와 바다 근처에는 시간 때울만한 많은 것은 없지만 서핑하시고 놀고 쉬시고 낮잠 자고 또 서핑 가기에 좋습니다. 아 신기한 것은 목욕탕? 찜질방?을 개조했는지 에어컨 안 틀어도 밤에 엄청 시원했어요.
청도 오마이북은 북카페입니다. 그러나 카페 위층에 게스트하우스로 1인으로 묵을 수 있는 두어 개의 방이 있죠. 즉, 책을 카페에서 마음껏 읽다가 잘 시간이 되면 알아서 게스트하우스 숙소로 가서 자면 됩니다.
화장실과 세면대는 공용으로 복도에 있지만 아주 깔끔하고 넓고 별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불도 짱짱이고 저는 친구랑 갔는데 서쪽방이라 노을도 멋있었음. (참고로 1인 기준인데 2명이 숙박인원이 되면 2만 원 추가됨)
저는 여기서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을 읽고 도서관에서 이어서 읽으려고 했습니다. 캭 마, 무례하기만 해 봐라 책으로 때린다. 요즘 무례한 사람 엄청 많고 나도 자주 무례한 사람이 됨.
어쨌든,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추합니다. 그런데 택시 타고 가야 해요 대중교통으로 거의 못 갑니다.
02 물 좋고 공기 좋은 한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다면
칵테일바도 있고 우린 안 갔지만 럭셔리한 조식과 저녁 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도 있고 카페의 커피는 제법 맛있습니다. 북카페 바로 앞에 칼국수집도 있던데 거기도 평 좋더라고요 하지만 정말 넓은 허허벌판에 (허허 발판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려나, 과수원이나 농원 같았음) 대뜸 있는 곳들이라서 필요한 물건은 미리 청도역 편의점에서 사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