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류가 평생 어색할 아웃사이더.

오늘도 결국...하면서 이상한 길을 간다.

by chul

내가 한때 함께 했던 뉴스레터가 발간이 마무리 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중간에 현생부터 여러 고민으로 인해서 도망쳐버렸는데. 이렇게 잘 마무리가 되다니, 역시 잘 하는 사람들은 마무리도 잘 하는구나싶어서 부러웠다. 도망자라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중간에 늘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찾느라 고민하다가 그걸 결국 못 찾아낸 기억도 나서 웃기도 했다.


시류가 늘 어색한 아웃사이더.

ㅎㅎ..?

난 항상 머쓱하다. 시류를 못 따라가서이다. 늘 반박을 하는 안 좋은 성격이긴한데 항상 유행하는 것들을 그 순간에는 도저히 이해도 납득도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조직생활이 늘 어렵고 이 회사에서도 결국 <이상하고 독특한 사람>으로 포지셔닝 되어서 미움을 돈독히 받고 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그들이 <이상한 사람들>로 보여서 결국 그냥 아웃사이더다운 최후라고 할 수 있겠다.


간단하다. 난 브런치가 어색해졌다. 멤버십 이런것들 말이다. 그리고 갑자기 무슨 마케팅의 성지처럼 되었다.

어필 이즈 낫 마이 메이저. 실제로 전공도 못 살림.

들어갈때마다 낯을 가리게 된다. 뭐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지피티가 그려준 듯한 그림과 조회수를 부르는 멋있는 제목들을 보면 좀 머쓱해진다. 돈을 벌기 위해서 상업적인 글을 쓰는 녀석들이라고 난 생각할 수 없다. 솔직히 그냥 아무 생각이나 쓰는 내가 작가일리도 없고 뭐 글에 정답이 있겠느냐 그냥 어색하다는 거다 그것뿐이다.


인스타툰도 내게 비슷하다. 난 한때 <사이다썰>이라는 것에도 사실 좀 거리를 두었던 사람이다. 내가 사이다를 싫어해서가 아니고

실제로 나는 콜라보다 사이다를 좋아한다.



그냥 그 시류가 늘 어색했기 때문이다. 거 뭐냐, 남의 인생을 드라마처럼 보는 것 같달까. 그리고 그런 썰은 상관없는데 그런 썰을 판매하는 듯한 것들이 제법 어색해서 탭댄스를 추고 있었다.


그 썰은 이제 인스타툰에서 자주 보이는데, 자극적인 이야기야 둘째치고(원래 현실이 훨씬 자극적이니까. 세상 사는거 쉽지 않다.) 다음 화에서는 00(대충 빌런)을 어떻게 혼내줄까요? 대충 장난꾸러기같은 이모티콘


이런 것을 보면

왜인지 결국 인스타그램을 끄게 된다.


어색해서 미치것다구요. 아니 진짜라니까요 왜 어색한지 모르겠는데 홍대병인건가.


결국 항상 어딜 가든 누군가에게 인기 많은 사람이 묘하게 어렵거나, 모두가 좋아하는 컨텐츠는 애매하게 집중이 안 되는 사람으로 커버렸다. 한때는 모두를 좋아해보려고, 모두와 비슷하게 열광해보려고, 일단 덜 이상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져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하다보니까 그냥 소진된 나와 뚝딱거리느라 안 그래도 없었는데 더 없어진 관계와, 결국 바뀌지 못하고 수없이 스스로에게 부정당한 너덜한 본심만이 남았었다.


나같은 사람들은 늘 누군가가 <너는 왜 그래?>라고 하면 그것을 납득시켜야한다는 피로감이 쌓이길 마련이다. 얘를 들면 뭐 회사에서 인기 많은 ㅇㅇ이랑 너는 왜 별로 안 친해? 같은 말 말이다. 뭐 그 ㅇㅇ 이란 사람도 모두에게 이쁨받을 순 없다는 인생 진리를 깨닫느라 제가 싫지 않을깝쇼? 하지만 결국 이 모든 대화도 그냥 답은 정해져있고 나의 논리와 근거와 이야기는 아무도 관심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적당히 웃음으로 무마할 줄 알게 되었다.

이런 시도를 같은 사람에게 4번 했는데 4번 다 내 말은 홀라당 까먹고 같은 질문을 다시 받았을 때는 진심으로 세상에 까막귀가 이리 많나 싶어서 놀라웠다.


오늘도 <결국>이라는 단어로 글을 마무리 하는....시류에 부응하지 못해서 슬픈 아웃사이더..그렇다고 나는 쉬이바 나만의 길을 간다!할 용기도 기도 없는 나는...그저 뻐꾹뻐꾹이 아니라 결국결국하면서 울며 또 혼자 익숙한 이상한 길을 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