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김치찌개로 늬끼함들을 내려버리고싶어서 후다닥 쓰는 새해 첫 글.
방금까지 계속 자다가 그래도 새해니까 커피 한 잔은 해서 생각 정리라도 해야지 하고 카페에 나왔다.
나름 생각정리를 하겠다고 볼펜과 노트에 아무 생각을 하다가 볼펜을 놓쳤더니 굴러가선 카페 테이블 밑의 어디론가로 떨어져버려서 잃어버렸다. 그 김에 그냥 아이패드를 켜서 쓰는 글.
요 며칠 계속 늬끼한 것들을 먹거나 면을 먹었기에 얼른 김치찌개를 시켜놓고 먹어야한다. 그니까 김치찌개 피버타임을 위해 나는 30분 안에 이 카페를 박차고 나가야하는 상황.
스피드하게 그래도 글이란 것을 써서 공유해보겠다.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겪으면 피곤하지 않는가?
나는 20대때 평온함 삶을 동경해왔다. 눈에 띄기 싫다거나, 적당히 남들 하는만큼만 하겠다거나. 하지만 정말 전쟁같던 10년이었고 30대가 되고 나서는 훨씬 안정적이게 되었다. 안정적? 상황은 안정적이지 않았지, 요 몇년새 나는(특히 작년엔) 많은 직무와 이름과 소속(유무까지!)이 바뀌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감정이나 관계, 지금까지 살아내느라 미뤄왔던 사회적 & 인간적 & 유대 관계 사이에서의 방황을 처음 겪었다. 그럼에도 감히 내가 20대에 비해 지금이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내가 나를 인정한 해였기 때문이다.
나는 뭣도 없고 날것이고 미움도 예쁨도 집요하게 받았고 말투도 아무말투라서 괜히 눈에 띄거나 잘못하면 오해를 사기 쉬웠다.
나를 좋게 봐주는 사람들이 가끔은 나를 그냥 함부로 대하거나 도넘는 피드백(조언 등)을 주려다가 내가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었다.
마음이 편안한 건 절대 아니지만 그냥 내 적이 이렇게나 많다면 나는 끝까지 내 편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본질인 나는 변하진 않지만 누군가에게 말하는 사회적인 투는 조금씩 바꿔보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가 나더러 이상하다고 말 할 때마다 내심 <나도 너 이상해, 누가 물어봤어?>라고 날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니네 다 이상해. 정상적인 사람만 있으면 세상이 이렇게 엉망이겠어? 이렇게 하는 사람 저렇게 하는 사람 있으니 이렇게 들쑥날쑥하게 사는 거라고. 이렇게 굳이굳이 남들에게 날 납득시킬 체력을 아껴서 기분 잡친 나를 위로하는 방향으로 돌리는 연습을 시작한 해였다.
그렇기에 나는 새로운 것들이 많았던 작년이 지나고 나니 고마웠고, 그걸 어떻게든 지나간 내게 고마웠고 26년에는 또 새로운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만큼 또 뭔가가 나오겠지. 하지만 새로운 거나 변화라는게 이제 피곤보다는 그냥 고려 대상이 되었길 바란다. 피곤하게 살아온 사람의 장점은 변화가 없는 나날도 새로운 변화라는 것이다. 어찌되었든간에 나는 또 기록할 것이고 기록하면서 살아나왔고 나의 이야기만큼 누군가의 이야기도 다양함을 대충 이해하고 있는 적당히 짜치는 사람이 되고 있다.
쏘 왓?
멋진 한 해가 또 왔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