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알아차림

by 성해밀


매일 같은 시간에 울리는 알람, 잠에 덜 깬 상태로 무심코 손에 쥐는 휴대폰, 출근하는 발걸음. 나는 늘 비슷한 하루를 살아간다. 습관에 이끌려 마치 자율주행 모드처럼. 그러다 문득, 이 모든 루틴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지금 나는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가고 있을까?’

질문 하나가 나의 하루를 다르게 만들었다.

알아차림이란 그렇게 시작되는 것 같다.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을 조금 더 의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삶의 방향키를 스스로 쥘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오래전부터 글을 써왔다.

중학생 시절, 게임 커뮤니티에 올렸던 첫 소설이 그 시작이었다. 고등학생 땐 ‘진보’라는 시로 입상을 했고, 성인이 되어선 문학잡지에 단편소설이 실렸다. 지역 주민의 이야기를 모아 엮은 에세이 ‘노송동 이야기’에서는 편집자의 손끝으로 누군가의 삶을 다듬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2020년, 감사 일기 <Thank you 100 days>를 책으로 펴냈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글을 통해 나를 다시 만났다.


물론, 글을 놓았던 시간도 있었다.

현실의 무게에 눌려 몇 년간 단 한 줄도 쓰지 못한 날들이 있었다.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엔 언제나 문장이 남아 있었다. 내 안에 뿌리내린 불씨처럼 그것만은 꺼지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글은 결국 나를 다시 찾아왔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이제 나는 매일의 사소한 순간에서 문장을 찾으려 한다.

커피 향 사이로 스며드는 생각, 퇴근길의 노을, 잠들기 전 머릿속을 스치는 미묘한 감정들.

그 모든 것들이 내 글의 재료가 된다.


나는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다.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의 고요한 목소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쌓인 문장들이 언젠가

내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지도가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