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다시 개입할 수 밖에 없을까?

시스템 유지가 더욱 중요해지는 미래

by 성해밀


역사 속에서 국가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있었다. 살아 움직이는 시장은 스스로를 조율했고, 성숙한 의식을 가진 개인은 통제 없이도 점점 자기 책임감으로 살아갔다. 그러니 국가는 갈수록 최소한의 개입만이 필요한 역할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기술과 자본이 빠르게 성장하고 개인의 의식이 성숙한 시절에만 유효했다.


하지만 AGI가 등장한다면 어떨까? 폭발하는 생산량과 개인들의 대규모 실업 문제, 인간만이 해왔던 사회적 문제의 판단까지 자처하는 AGI 시대에 경제를 시장의 자율성에 맡겨도 될까? 혼란을 막으려면 건강한 통제와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국가가 중요해지는 원인을 살펴보자.


1. 시장은 불안을 해결하지 못한다


시장은 효율적이다. 하지만 불안을 다루지는 못한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 소득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 사람이 생산적으로 쓸모없는 존재가 될 가능성. 이 모든 것은 가격으로 환산되지 않는다. AGI는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이지만, 동시에 불안의 총량도 함께 키운다. 시장은 이 불안을 '개인의 리스크'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불안이 사회 전체로 번지면 그 순간부터 그것은 '정치'의 영역이 된다.


2. 국가는 질서의 최후 보증인이다


미래의 국가는 본질적으로 단 하나의 일을 위해 존재한다.

'질서가 무너지는 순간을 막는 것'

AGI 시대에 노동이 무너지고, 소득이 불안정해지면, 전체적인 질서가 흔들리고 오랜 기간 과도기가 지속될 것이다. 소비가 멈추고, 갈등이 폭발하고,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붕괴된다. 이때 국가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개입하지 않고 혼란을 방치할 것인가, 개입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 것인가? 역사는 늘 두 번째 선택을 했다.


3. 다시 등장하는 국가의 모습


AGI 시대의 국가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예상되는 국가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최소한의 안전망 제공

-기술 독점에 대한 조정

-인간의 존엄을 보존하는 규칙 설정

-기본소득, 채무 조정, AI 규제와 데이터 주권 논의.


국가는 이념이 아니라, 시스템 유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새로 합의된 질서가 무너지지 않도록 국가는 전면에 다시 개입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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