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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경 Sep 10. 2024

머리말

「나를 찾습니다 : 더 이상 나답게 살기가 어려워진 나를 위해」


나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으면서 왜 나답게 살기가 어려웠을까. 12년 동안의 층간 소음 고통 그리고 얼마간의 스토킹에 의한 시달림, 그 아픔들을 겪은 후 나의 상실을 경험하게 되면서 끊임없이 나는 나를 찾아야 했다. 나에게는 분명 나다움이 있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 생명력과 열정, 건강한 정신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정신이 아프게 되었고 명확히 존재했었던 나다움을 잃어가게 되었다.


내가 겪은 고통이 너무 컸다. 결국에는 신경정신과의 약물치료를 받게 되었고 그렇게 된 지 이제 2년 하고 몇 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처음에 병원에 찾아갔을 때는 내가 처한 상황이나 나의 정신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좋지 못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나는 약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위층으로부터의 괴롭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내 생활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자 또다시 가해행위가 시작되었다. 내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을 거부하는 존재들이다. 나는 그들로부터 나의 권리와 생활을 침해당하고 있다. 그들은 내 생활 전부를 자기네들 손에 쥐고는 통제하려 든다. 여전히…


내가 겪은 일들은 나의 가장 가까운 환경에서 쉼이 없이 일어났고, 매일 매 순간, 나의 모든 생활 속에서, 온갖 불법과 범죄들이 생활화되어, 그리고 여러 사람의 가담에 의해 일어났다. 나와 나의 반려견 나루가 같이 겪었고,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의 공감이나 도움을 얻지는 못했다. 부모님으로부터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었고, 혼자서 겪으며 나름의 방식으로 싸우거나 위층으로부터 받게 되는 모든 위협과 위해들을 그대로 겪으며 참아야 했다. 하루 중에 수시로 반복해서 문을 센 압을 가하여 닫는 행위를 하자 가장 직접적인 피해가 갔을 그 옆집은 아예 이사를 갔다. 그들은 주로 사람이 들었을 때 괴로움을 느낄 만한 소리를 드문드문 지속적으로 유발했다. 그런 일들을 겪고도 멀쩡하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었다.


내가 겪은 그 일들은 온갖 불법과 범죄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거나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잘못 이야기를 했다간 내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나와 한집에서 같이 살며 일들을 겪었던 내 엄마는 내 앞에 벌어지는 일들을 무의식적으로는 알고 있었으면서 겉으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위층의 위협행위가 수그러들고 조용해지자 내가 위층의 괴롭힘에 시달렸던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다행히 내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는 내가 처한 상황을 파악해 주셨고 자세한 이야기를 더는 내게 묻지 않으셨다. 그러고는 그들이 내게 위협을 가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위해를 가할 수는 없다며 용기를 심어주는 말을 해주셨지만, 나는 그들이 내게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도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선생님의 그 말씀에 힘을 얻지는 못했다.


12년이란 긴 세월 동안 이사를 가지 않고 그 일들을 겪었느냐고 물을 수 있다. 오빠는 결혼해서 출가했고 우리 집에서 아빠 엄마 나 그리고 나루까지 이렇게 넷이 살고 있었다. 아빠는 아침에 집을 나가셔서 저녁에나 들어오시고 집에 계시는 적이 별로 없었다. 엄마는 성당 일이나 아파트 경로당 일이나 이런저런 일들로 바빴고 엄마도 집에 있는 적이 잘 없었다. 소음은 주로 내가 있는 위치에서나 일어났기 때문에 층간 소음의 고충을 겪는 것은 나와 나루였고 부모님의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엄마도 조금은 소음을 겪었는데 이사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사 가기를 반대했다. 내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도록 건강이 망가졌는데도 내 부모님은 이사를 고려하지 않으셨다. 우리 집은 이사를 가지는 않았는데 위층에서 고3 아들 때문에 이사를 갔고 그것으로 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대물림을 해서 세 번째 이웃을 맞이하기까지 똑같은 일을 겪었다.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겪으며 견뎌왔던지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람으로서 겪을 수 없고 겪어선 안 될 일들이었다. 나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오랜 시간을 지나왔다. 모든 사람이 각자 행한 대로 인과응보를 받겠지 하며, 너무 많이 인내를 했다.

이제는 내가 겪었던 그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고 그 고통의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아직 여전히 같은 상황 속에 놓여있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로워지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이나마 내가 치유를 얻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상실했던 나다움을 회복했으면 좋겠고, 나를 찾고 있는 나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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