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두꺼운 힘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여자가 3대 운동을 한다는 것

by 런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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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핏을 다닌 지 두 달 반 정도 된 지난 화요일, 첫 크로스핏 토탈을 측정했다. 크로스핏 토탈이란 흔히 "너 3대 몇 치냐?" 하며 헬X들 사이에서 힘 겨루기의 소재로 언급되곤 하는 세 가지 운동(3대)을 말한다. 헬스와는 종목이 조금 다른 것 같긴 하지만 잘 모르겠으니 패스. 아무튼 크로스핏에서는 백 스쿼트, 숄더 프레스, 데드리프트의 1rm을 잰다. 여기서 1rm이란 1 repetition maximum, 즉 한 번에 들 수 있는 최대 무게를 뜻한다. 본격적인 토탈을 측정하기 전에 월별로 한 번씩 스트렝스strength라는 코너를 통해 각 운동을 연습한다. 나도 그동안 스트렝스를 했지만 3대 운동을 본격적으로 재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미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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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핏은 미국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무게 단위를 파운드를 쓴다. 내가 다니는 크로스핏 박스에서는 1파운드부터 5파운드, 10파운드, 15파운드 등 다양한 플레이트를 사용해 이를 바벨에 하나씩 끼워가면서 도장 깨듯이 무게를 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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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의 무게는 15kg




결과적으로 나의 크로스핏 토탈은


백 스쿼트 125

숄더 프레스 47

데드리프트 165


337이었다.



어설프고 요령도 부족해 337에서 멈췄다. 깨달음은 뒤에 왔다. 사실 측정할 때는 어리버리해서 힘만 쓰는 데 집중했는데 막상 이 날의 기록을 곱씹어보니 내가 이 정도의 무게를 들 수 있다는 것이 큰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약해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새롭게 만나게 된 나는 3대 337을 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나 이 정도 들 수 있는 여자야" 라고 어디서 자랑하기는 민망하겠지만 일상에서 부딪힐 크고 작은 시련들에 무너지게 될 때 이 날의 내 힘을 기억하면 조금 덜 무너지지 않을까.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특히 여성들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외적인 아름다움이나 마름, 가벼움과 상관 없이 그저 무겁고 두꺼운 힘의 세계로 여자들을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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