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눈쌓인 날

by Flywan

아침에 퇴근하고 돌아와서

자고 일어났더니

아들녀석이 심심하다고 뒹굴뒹굴...

아...이럴때가 젤 공포스럽다.


알았어.. 나가서 놀자.

결국 마당으로 나갔다.


엊그제 내린 눈이

아직 마당에 쌓여 있어

그럭저럭 눈 놀이하기엔 좋았다.



뒷데크에 쌓인 눈 모아오는 중

얼음을 들고 자유의 얼음상(?) 흉내



모은 눈을 가지고 출발!

가자! 루돌프!


열심히 보강작업중



조각중이심


완성! 브이브이!

근데... 뭘 만든거야? ㅡ_ㅡ;;



좋아. 눈싸움 하자.

겨울엔 눈싸움이지.

일단 방벽을 쌓고나서 공격하기.



나 요깃다아~ 데헷~

팽팽한(?) 긴장감.

먼저 고개내밀면 맞는다.


아무나 이겨라아~

화단 친구들도 이팅을 외치는 중



눈케이크 만들자!

작은 플라스틱 박스에

눈을 꾸겨담고는

하나씩 쌓는중



아랫집 동갑친구도 같이 합세!

아이들은 함께 모이면

어느새 웃음꽃이 환하게 피어난다.




노는 중에 또다시 눈이 내린다.

아이들끼리 잘 놀기에

주변 정리를 하고 눈치우러 나오니

저렇게 눈썰매 슬로프를 만들어 놓았다.



아주 신이 나신 아이들.

깔깔대며 눈썰매타기에 여념없다.



어느새 동네 아이들 합세.

차량통행에 지장없게끔

한쪽으로 슬로프를 만들고

눈도 뿌려주어 보강.



어어~ 옆으로 삐져나왔네

그래도 마냥 즐거운 아이들.

깔깔대는 소리가 동네에 퍼진다.



동네 아빠들도 나와

아이들의 눈썰매타기를 도운다.



날이 어두워져도 아이들의 놀이는

당최 끝이 나질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더 늘어난 상황.


삼촌, 이거봐요.

머리카락이 얼어붙었어요!


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놀던

아랫집 여자아이 머리카락이 얼었다.

난로불을 켜고 아이들을 불러모아

몸을 녹인다.

그리고 아랫집 엄마가 준

따뜻한 코코아 한잔.

노느라 추워진 몸과 마음도

노곤하게 녹아내린다.



마당이 있다는 것.

아이에게는 즐거움의 시작이다.

쌓인 눈으로도 아이들의 놀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되고

상상력도 커져나간다.



이사오기전 들었던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오후 햇살에 어릴 적 내가 떠올라

산다는 건 정말 너무 신나는 놀이터 같았어"

(롤러코스터, 회전목마중)



그렇지. 아이들에게 있어서 산다는 건

신나는 놀이터와 같아야되는 거지.

그래서 아이가 놀아야될 시기에

충분히 놀면서 지낼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아무리 뛰어도 층간소음 걱정없는 단독주택,

언제나 즐거운 놀이터같은 마당.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동네 친구들.


아이들은 열심히 놀 때

항상 웃는다.

두세명만 모여도 아이들의 얼굴은

어른들은 결코 알수도, 느낄수도 없는

즐거운 세상속을 누비며

얼굴은 환한 웃음으로 가득하다.


그것이다.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는 증거,

아이가 행복한 증거

얼굴 가득한 웃음이다.

울려퍼지는 웃음소리다.

그것을 지켜주고 싶었다.

어른으로써, 아빠로써

내 아이에게 주고 싶은

가장 큰 뒷바라지.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눈이 펑펑 쏟아진 오늘,

쌓인 눈길로 출근길마저 불투명한

걱정스런 환경 속에서도

아이의 행복한 웃음을 볼 수 있었기에

더없이 좋다. 행복하다.



저녁에 아내와 식사후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솔이아빠(아랫집)가 그러더라

민혁이 방학인데 뭐 하는거 있냐고.

아니. 하는 거 없어.

하루종일 팡팡 놀아. ㅋㅋㅋ

솔이는 어때?

뭐 솔이도 놀아요. 팡팡. ㅎㅎㅎ


글치 뭐. 생각해봐.

자기 저 시절 방학때

팡팡 놀았잖아?

나도 그랬거든. ㅎㅎ

저 땐 원래 그렇지 뭐.

팡팡 노는게 당연한거지.


그러네 ㅎㅎㅎ


그렇게 한바탕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실컷 놀다 온 아들녀석이

개선장군 입성하듯 의기양양하게 들어와

엄마한테 그런다.


"엄마, 오늘 눈온 날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아.

진짜 재밌고 신났어"


그리고선 찌개에 밥을 흡입하듯 먹어치운다.

그걸 보면서 아내랑 둘이

피식~ 하며 웃는다.




그나저나 새벽에 눈 또온다는데

낼 출근은 할 수 있을려나 몰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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