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자, 우리 처음 보았던 그때처럼

다시 만날 날

by 유월의햇살

헤어진 날로부터 1년이 지나고, 그동안 나의 삶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너의 덕분이었는지 이사도 갔고, 새로운 일에도 적응을 잘하였어. 그리고 계속해서 내 삶은 나아지고 있는 듯해 보여. 물론 네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긴 하지만.


처음의 그날, 2007년도 8월 8일의 햇살과 풍경이 아직도 기억나. 지하철 안에서 너를 안고 왔던 그 기억들은 여전히 생생하고 너를 안았던 작은 주머니 가방도.


그리고 마지막 순간이었던 2025년의 1월 12일, 평생을 살아왔던 우리 집 안방에서의 네 마지막 모습을 내가 함께 했던 것은 나에게는 참 소중한 기억이야.


대학을 다닐 때 보았던 너를 나이가 40이 넘어서야 보내게 된 건 그래도 나에게는 행운이었다고 생각해.

참 고마워. 나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줘서, 그리고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어준 것도.


네가 떠나기 몇 년 전부터 나는 별일 없이 바빴네, 조금 더 살펴보고 시간내고,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아쉽다. 지나간 일을 아쉬워하는 게 의미 없는 일인 줄 알지만, 그럼에도 후회가 되는 건 별 수 없네.


너무 많은 자극과 유희로 눈과 귀가 어지럽고 감각을 건드리는 이 세상에서 너를 만지고 함께 걸으면서 내가 위로 받았던 그 순간들은 참으로 소중하다. 나도 너에게 그런 좋은 가족이 되어주었는지, 네가 말이라도 해주면 참 좋으련만, 그럼에도 내가 자고 일어난 어느 오후 햇살이 늘어진 바닥에서 옆에 함께 있어주었던 너를 생각해보면 너도 내가 싫지는 않았으리라 믿고 있다.


우리가 함께 만나서 보내고 살아냈던 시간들, 네 삶 속에서의 우리 소중했던 시간들을 기억하며 나 살아갈란다. 바라는 게 많이 없는 나이지만, 그래도 나의 세상이 끝나면 너를 다시 보게 되는 일을 기다리고 싶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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