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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분한 초록색 Mar 28. 2024

질문상자와 엄마의 답

정답은 제각각 일 테지만

며칠 전, <질문 상자>라는 제목의 좋은 책 한 권을 소개받았다.

가볍게 읽을거리라고 생각했는데, 무게의 경중은 내용의 길이와 정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하나의 짧은 글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왜 사람은 죽어? 난 죽기 싫거든”이라는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 주면 좋을지 묻는 글이었다.



문득, 아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이 생각났다.

<엄마의 답>이라는 책.

죽음에 대한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에 대해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같은 질문에 두 책은 조금은 다른 대답을 들려준다.

모두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다.



만약 나라면 어떤 대답을 들려줬을까.


지난 주말, 아이가 말했다.

“난 엄마랑 평생 같이 살 거야.”라고.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안돼. 빨리 취소해.”라고 말했다.

아이가 왜 안 되는지 물었다.

엄마의 최종 목표는 너를 멋지게 독립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사실은 아이의 말을 듣자마자 ‘청년실업’, ‘니트족‘같은 단어들이 떠올라서 무서웠다.


<엄마의 답>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 보면서 주말의 일이 다시 생각났다.

그때, 좀 더 좋은 따뜻한 대답을 해줄 수는 없었을까.

엄마랑 평생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한테 안 된다라니…


참 이럴 때 보면 나의 감성이 점점 사막화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다니카와상의 말처럼 말로 던져진 질문에 반드시

말로 대답할 필요는 없겠지.


다음에 혹시라도 아이가 또 같은 말을 한다면

그냥 꼭 안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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