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제각각 일 테지만
며칠 전, <질문 상자>라는 제목의 좋은 책 한 권을 소개받았다.
가볍게 읽을거리라고 생각했는데, 무게의 경중은 내용의 길이와 정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하나의 짧은 글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왜 사람은 죽어? 난 죽기 싫거든”이라는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 주면 좋을지 묻는 글이었다.
문득, 아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이 생각났다.
<엄마의 답>이라는 책.
죽음에 대한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에 대해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같은 질문에 두 책은 조금은 다른 대답을 들려준다.
모두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다.
만약 나라면 어떤 대답을 들려줬을까.
지난 주말, 아이가 말했다.
“난 엄마랑 평생 같이 살 거야.”라고.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안돼. 빨리 취소해.”라고 말했다.
아이가 왜 안 되는지 물었다.
엄마의 최종 목표는 너를 멋지게 독립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사실은 아이의 말을 듣자마자 ‘청년실업’, ‘니트족‘같은 단어들이 떠올라서 무서웠다.
<엄마의 답>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 보면서 주말의 일이 다시 생각났다.
그때, 좀 더 좋은 따뜻한 대답을 해줄 수는 없었을까.
엄마랑 평생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한테 안 된다라니…
참 이럴 때 보면 나의 감성이 점점 사막화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다니카와상의 말처럼 말로 던져진 질문에 반드시
말로 대답할 필요는 없겠지.
다음에 혹시라도 아이가 또 같은 말을 한다면
그냥 꼭 안아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