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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 담당자님께 쓰는 편지

by 러너인

안녕하세요.『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의 저자 정승우입니다. 이 글은 제 오디오북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주신 요조 님, 그리고 제 진심에 응답해 주신 윌라 담당자님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띄우는 글입니다 :)

10월 중순 오디오북이 나왔다. 6시간 넘는 책 낭독을 위해 녹음실로 시간 내어 녹음해 주신 뮤지션 요조 님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종이책처럼 누군가 나서서 내 오디오북 출시를 알려줄 리가 없다.

밀리의 서재, 윌라,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 24. 지금껏 해오던 것처럼 내 sns에서 열심히 알리기 시작했다. 춘천마라톤 완주 영상에 요조 님 낭독 오디오북 일부를 음악 대신 넣어서 릴스를 올렸다. 누가 보든 안보든 꾸준하게 다시 오디오북을 알리기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채널에, 나의 목소리로 오디오북 소식을 전했다. 밀리의 서재와 윌라 인스타 계정을 팔로우했다. 밀리나 윌라에 광고비를 써서 광고할 수는 없으니 그쪽에서 알아서 띄울 정도로 엄청난 작품이 아닌 이상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밀리의 서재에 담긴 숫자만 조회하던 어느 날 윌라에 등록된 내 오디오북이 눈에 띄었다. 조회수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캡처해서 피드 글을 쓰고 스토리에 띄웠다. 혹시나 해서 윌라 공식계정을 태그 했다. 잠시 후 메시지 표시가 떴다. 윌라 공식계정 스토리에서 방금 내 스토리를 리그램 했다는 표시였다. 감사하고 벅찼다.

정성을 다해 윌라를 태그 한 내 마음을 알아주었다는 사실만으로 기뻤다. 그렇다고 윌라의 구독자 분들이 모두 내 오디오북을 듣지는 않겠지만 그중 몇 명에게는 소식이 닿을 수 있으니까. 더 중요한 건 내가 멈추지 않았다는 것과 누군가 그 소리를 듣고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이니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요조 님을 낭독자로 모셨는지, 이 오디오북이 나오기까지 어떤 정성과 간절함으로 기다렸는지 담당자님께 알리고 싶었다. 블로그에 쓴 '간절함이 없다는 글 하지 마라'에 그 과정이 담겨 있었다. 윌라 담당자님께 DM으로 그 글을 보냈다. 잠시 후 글을 확인한 표시로 하트가 달렸다.

작은 소통이지만 바빠도 작은 목소리를 들어주고 응답하는 윌라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춘천마라톤 완주 공식사진이 나왔다. 결승선이 눈앞에 보일 때 양손을 날개처럼 펼치고 눈을 감고 들어오는 장면. 그 장면을 보다가 새 프로필 문구가 떠올랐다.

"요조가 낭독한 단 하나의 달리기 책,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의 저자.
손과 발로 인생을 리셋하는 남자"

프로필을 바꾸고 피드와 스토리에 올렸다. 며칠 전 스토리에 리그램 해준 윌라에게 이번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태그를 했다. 잠시 뒤 알림이 떴다. 윌라에서 공식 계정에 방금 내 스토리를 다시 리그램 했다는 알림이 떴다.

감사한 마음에 윌라에서 올린 피드 중 이벤트 페이지를 찾아서 리그램을 하고 댓글을 달았다. 가는 정 오는 정이다. 광고비를 쓰지 않아도 간절함은 결국 닿으니까.

SNS도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고 진심에는 벽이 없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꾸준하게 알릴 뿐이다. 노력은 누구보다 내가 알고 하늘이 아니까.

간절함이 없다면 달릴 이유도 책을 쓸 이유도 없었다. 24시간 내내 윌라 인스타그램 공식계정 스토리 한 페이지를 내어 내 오디오북 소개글을 리그램 해준 이름 모를 윌라 담당자님께 따뜻한 감사와 고마움을 전한다.

간절함이 없다는 말 하지 마라.
나와 너는 언제나 간절했다.
간절함이 46세에 러너가 되게 했고,
간절함이 한겨울 새벽을 달리게 했고,
간절함이 4년 넘게 sns에 나를 쓰게 했고,
간절함이 4수한 브런치보다 먼저 출간하게 했고,
간절함이 내가 나와 있는 시간을 사랑하게 했고,
간절함이 혼자가 아닌 사람들과 함께 뛰게 했고,
간절함이 숨던 나를 쉼 없이 100km 달리게 했고,
간절함이 외로울수록 세상 속으로 연결되게 했고,
간절함이 포기하지 않고 달리고 쓰게 했다.
간절함이 밤새워 오디오북 지원서를 쓰게 했다.

이제 나는 안다.
간절함이 없어서 45년간 힘들었던 게 아님을.
간절함이 없어서 빈 메일함을 마주한 게 아님을.
간절함이 없어서 원하는 결과를 못 이룬 게 아님을.
간절함이 없어서 꿈꾸던 관계를 못 만든 게 아님을.
간절함이 없다는 말 하지 마라.
너와 나는 언제나 간절했다.

요조가 낭독한 단 한 권의 달리기 책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
한 인간의 뜨거운 도전을 듣다.

"그래도 독서는 해야지 어떻게"
"그래도 듣기는 해야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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