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쓸고, 닦고
청소는 버리고 쓸고,닦고다.
아니, 청소는 '내가 필요한것과 필요없는것'을 무자르듯 잘라낼수 있도록 결정하는 깊은 생각의 과정이다.
청소를 업으로 해본 입장에서, 청소를 잘하는 방법은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만 잘 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다.
청소에 대단한 숨겨진 기술과 비기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저 '필요한가 아닌가'를 끝없이 고민하면서
그것을 매일매일, 때로는 매 시간단위로 해나갈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청소의 대가다.
이 글을 좁은 집을 청소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누군가가 많이 볼것 같다.
당신은 글렀다. 청소를 기깔나게 해 내는 방법은 핸드폰을 들고 '청소' '청소 잘하는 법' '정리의 달인'
을 검색하는게 아니라, 핸드폰을 내려두고 지금부터 화장실에 가서 전체적으로 물을 뿌린 뒤 락스든 뭐든으로 화장실 전체를 뒤덮어두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바닥에 널린 옷가지들을 차근차근 개거나 빨래통에 넣으면서 빨래를 돌림과 동시에 널어져 있는 빨래들을 다시 정리하는것, 그리고 빨래로 인해 습해진 방안의 습도를 낮추기 위해 제습기(청소를 안하는 사람의 방에 이런 고오급 가전이 있을지는 약간 의문임)를 돌리거나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하거나 그것도 어려운 환경이라면 잠시 현관문이라도 열어두는것(은 벌레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 비추)아니면 보일러를 잠깐 틀어 집안의 습기를 날려 버리는것.
'습기'. 만악의 근원이다.
집이 분명 깨끗한것 같은데... 냄새 날만한건 다 치웠고 쓰레기도 버렸는데.. 유튜브 보고 하라는데로 하수구 청소까지 다 했는데 왠지모를 냄새가 집에 들어올때 난다면 그것은 단연코 습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집안의 온습도는 23도에 습도 45퍼센트 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온습도에 관한 많은 정보들이 널려있으니 이렇게 이야기 하는게 더 바람직 할것 같다.
'집 안의 습도는 60퍼센트를 절대 넘어가면 안된다.'
사실 온도보다 예민하게 관리해야하는게 습도라고 생각한다. 습하다면 방에 아무리 멋진 러그를 깔아도, 아무리 뽀송한 이불을 새로 꺼내도 눅눅하고 축축하고 그리 달가운 기분이 아니다.
하지만 제습기로 습도를 낮추다 보면 제습기의 특성상 따뜻한 바람이 나와서 방이 더워지므로 온도도 올라가고 결국 에어컨까지 틀게된다. 하지만 에어컨과 제습기의 조합은 최고다. 단 전기세를 감당할수 있다면.
그런데 청소에 오만 비용과 고민을 하는것 보다야 에어컨과 제습기의 조합으로 방안의 공기를 말 그대로 Air conditioning 한다면 그것의 체감상 효용은 전기세 지출을 훨씬 상회할 것이다.
왜 호텔이 쾌적하고 냄새나지 않을까?
그것은 바로 24시간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돈받으면서 해본 호텔의 청소는, 우리가 집안에서 하는 그것과 그리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런데 호텔은 왜 그렇게 쾌적한지 고민해 봤을때 내가 찾아낸 유일한 차이점은
온도와 습도를 늘 유지한다는 점이였다. 여름에는 투숙객이 더위에 지쳐 방에 들어왔을때 시원하도록 23도에 50퍼센트 정도의 습도. 누군가는 '호텔에 제습기 없던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호텔 천장 위에서 나오는 공조기에 아마 제습의 효과가 함께 포함되는 설비가 대형 호텔에는 들어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습도를 제습기가 아닌 제습제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비싼 전기세를 안내고 비싼 제습기를 안사고 제습기의 소음에서도 자유로우면서 멋지게 습도를 유지할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은 호미로 농사짓기같은 느낌이여서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조금 생활에 여유가 있다면 제일 하고싶은 일이 집밖에 나갈때도 에어컨을 25도~26도 정도로 틀어두고 제습기를 늘 돌려두는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현관문에 탈취제를 걸거나 화장실에 온갖 향기가 나는 소모품들을 구비하지 않아도 우리집에서는 묘한 호텔의 쾌적함이 느껴질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