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우스갯소리
무심씨? 오늘은 어떻게 지냈나요? 가끔은 무심씨의 하루가 빈 도화지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어릴 적 은박 포장지로 비밀스럽던 과자 선물세트 같기도 합니다. 무심씨의 무심한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그렁 거리기도 합니다. 생각합니다. 무심씨의 발걸음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고…
그거 아세요? 무심씨는 웃을 때 정말 빛난다는 거, 찰나의 순간이지만 무심한 얼굴에 금빛 모레 반짝이듯 미소가 지날 때면 별이 되는 거..
그래서 오늘은 무심씨가 맘껏 웃을 수 있게 웃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재미난 이야기 들려 드릴게요. 유치한 게 찬란하잖아요? 그러려니 하고 들어 봐요.
#1. 통과
유난히 방문자 출입에 엄격한 곳들이 있다. 예를 들어 연예인, 재벌들, 정치인 등 유명인들이 사는 소위 상위 1%, 그들의 세상으로 들어가긴 처절하게 치사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러려니 한다. ‘당연하지, 여기 사는 사람 들고 그렇고 집값이 얼마야?’
그런데 변두리에 보통사람들이 사는 아파트 통과할 땐 방문 호수 그 이상을 물어보면 기분이 상한다.
어느 날 경기도 언저리 아파트에서 생긴 일.
“몇 호에 오셨어요?”
“네 801동 504호여”
“관계는요?”
“언닌데요 문 좀 열어주세요”
“방문 목적은요?”
“(끄응) 조카 보러 왔습니다.”
어렵게 통과했다. 꾹 참고.. 그런데 몇 달 후 다시 방문했을 때
“몇 호에 오셨어요?”
“네 801동 504호여”
“목적은요?
“침투요”
“네? 뭐라고요?”
“동생네 침투하러 왔다고요”
“얼마나 있다 가실 거예요?”
“살러 왔어요. 왜요:”
“장난하지 마세요”
“여기가 청와대예요? “
#2. 라디오 사연
중, 고등학교 때 (지금 아닌 2000년 되기 전) 이불속에서 몰래 듣던 ‘별이 빛나는 밤에’ 뭐가 그리 좋고 설레는지 성적표 받고 종아리에 시뻘건 줄이 가 있어도 별이 빛나는 밤은 찾아왔다. 어른이 된 후로 삶이란 걸 살게 되며 잊고 지내던 라디오를 다시 만났다. 설레진 않아도 울고 웃긴 한다.
“제가 오늘 새벽에 쌍둥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너무 벅차고 감동스러워 그런지 눈물이 하염없이 나오더라고요. 뚱이또이야 아빠가 많이 사랑하고 고맙다. 아빠에게 와줘서”
- 뚱이또이 아빠 축해요, 그런데 눈물의 의미는 다가올 힘든 미래를 직감해서 나온 걸 거예요. 저도 쌍둥이 아빱니다. ㅜㅜ
- 뚱이또이 아빠? 정말 시간이 얼마 없어요. 조리원은 최대로 길게, 그 시간이 아마도 가장 빛나고 소중할 거예요. 마지막을 즐겨요.
“제가 지난 주말 소개팅을 했는데요, 소개팅녀 집에 데려다주는데 제 차에다 다 토했어요. 그래서 발판 다 버리고 새 차라 그런지 조금 속상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전 괜찮습니다. 대화도 잘 통하고 좋았는데.. 그녀가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사실 그녀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 소개남님? 주사가 토면 또 해요, 그냥 잊어요
- 창피해서 그러니 연락하지 마세요.
- 소개남님? 계좌번호랑 소요비용 문자로 보내세요. 바로 연락 올 거예요.
- 소개남님? 혹시 모쏠?
“친한 남자 선배가 자꾸 동그랗게 생겼다고 놀려요. 세상 동그란 것만 보면 까똑으로 사진을 보내요. 감자, 잔디인형, 동그랑땡, 회사 친구들은 그린라이트라는데 맞나요? 계속 놀리기만 하는데 조금은 속상하네요”
- 동글이님? 그린라이트 맞네요. 축하드려요
- 다음 액션은 없나요? 없으면 그냥 놀리는 거예요.
- 혹시 선배는 여자 친구 있나요? 없으면서 계속 그러면 이상한 놈이에요
- 왜 참고 있어요? 화를 내야지, 혹시 님이 맘이 있으신 거 아닌지
무심씨? 좀 웃으셨나요? 세상이 그렇네요. 뭐 별다를 것도 없고 다들 나름의 고민들로 복작복작하죠? 그래서 웃을 틈은 있으니 오늘은 그 틈에 기대어 잠시 쉬어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