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여다본 적 있나요? 내 얼굴을...
2022년이 되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실감이 나질 않는다. 변한 일상도 없고, 간절히 바라는 소망이 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 2021년 마지막 날, 너무나 특별하게 보내서 일까?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었다. 물론 왕자님을 만나 해피앤딩의 신데렐라가 아니라 12시가 넘어 모든 것이 호박으로 변하고, 사라져 버리는 다시 누더기 옷을 입고 무릎 꿇어 걸레질을 해야 하는..
세상에 얼굴을 다시 든 게 고작 얼마 되질 않았다. 미녀와 야수의 야수처럼 변한 모습에 모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었다. 누구에게 들킬까 두려워, 부끄러워, 아니, 그냥 '내 얼굴'이 싫었다.
세상이 날 엿같이 만든 게 아니라 내가 내 얼굴을 엿같이 만들어 버렸었다. 얼굴을 안 보고 살기 시작했다. 그때는 ,.
어릴 때 내 얼굴이다. 마냥 귀엽고 이쁘구먼.. 어른들은 날 '못난이','곰상','뚱이' 였다. 못생겼고 곰 같고, 늘 뚱~~ 하게 있다고. 그러네 뭐가 서러운지 꼬까옷 입고도 눈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거 같이 뚱~~ 하다. 사실 어릴 땐 너무 예쁜 언니와 바로 밑에 남동생, 3남에 중간에 어중간했다. 아들도 아니고, 이쁘지도 않고, 그래서 알았다. 난 그냥 조용히 있는 게 남는 장사라는 것을 ~~
몸과 마음이 너무나 아팠을 때다. 내가 죽을까 봐 슬리퍼와 운동화를 한 짝씩 신고 병원엘 달려갔던. 그때.. 너무 아팠다. 마음이 아프니까 몸이 무너지길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인 듯싶다고 했다. 내가 날 공격하는 그런 병, 사진을 찍어로라고 해서 얼굴을 찍기 시작했다. 쉣!
6살 딸내미가 엄마 너무 안 이쁘다고 이렇게 꾸며줬다. "이제 엄마 이쁘다!" 내가 봐도 이쁘다. 날 이렇게 걱정해주고 꾸며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어찌 보면 이 얼굴이 가장 예쁜 나의 얼굴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이날 이렇게 차려입지 않았다. 늘어난 티셔츠에 웃긴 바지에, 더 참을 수 없었던 건 노메이크업으로 이태원 엘 갔다는 사실, 쉣쉣쉣, 그래서 사 입었다 에스닉한 원피스를.. 입던 옷? 개나 줘버렸나? 맨얼굴은 'Oh My God'이러 촌스런 선글라스로 가리고 혹여나 들킬까 눈도 감았다. 세상에 내가 즐기던 세상에 얼굴 내밀기가 정말 창피해서...
세상에 'Well come back'했을 때다. 머리도 ㅋㅋ 염색하고 나름 얼굴 관리도 좀 해보고, 화장?ㅋㅋ 화장품도 백만 년 만에 사서 했다. 촌스럽지만 다시 세상에 내민 내 얼굴이다.
그런데 2021년 말에 이 얼굴을 다시 세상 아래로 떨구고 말았다. 이상하다. 난.
행복하면 좋으면 안 되는 얼굴일까? 감당하기 힘든 무언가가 나타나 얼굴을 세상 아래로 쳐 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