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씬 시놉시스 작업
챕터 8. 씬 시놉시스 작업
여러분이 제 7 챕터에서 짧은 시놉시스 작업을 완료했다면 이제 씬 시놉시스 작업을 할 차례입니다. 참고로 이 책에서 저는 제 8 챕터의 씬 시놉시스 작업과 제 9 챕터의 트리트먼트 작업을 따로 나누어서 설명할 텐데요, 두 작업은 비슷한 일을 수행하는 두가지 방식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부연해서 설명하자면 제 8 챕터의 씬 시놉시스 작업은 주로 드라마 작가들이 방송 대본 집필에 들어가기 전에 해왔던 방식이고 제 9 챕터의 트리트먼트 작업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이 시나리오 초고를 집필하기 전에 주로 해왔던 방식인데요, 두 작업 방식의 차이점은 드라마와 영화의 제작 과정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 생각됩니다.
먼저 제 8 챕터의 씬 시놉시스 방식은 라이브 방송 시스템 때문에 집필 시간이 모자랐던 드라마 작가들이 대본 작업 직전에 씬의 디테일을 간략하게 기록하는 작업 방법입니다. 이 방식은 시놉시스의 각 문장에 씬 번호를 매기고 그 씬에 써야할 핵심적인 내용이나 지문, 대사들을 비교적 짧게 기록합니다. 드라마 작가들이 이렇게 씬 시놉시스 작업을 한 후에 바로 대본을 쓰기 시작했던 이유는 한정된 시간 내에 써내야 하는 대본의 양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드라마 작가들은 미니 시리즈를 기준으로 일주일마다 2회 120분~140분 분량의 대본(러닝 타임으로는 영화 한편 분량)을 써내야했기 때문에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 작가들은 시청자들의 실시간 반응을 보면서 다음 주 방송분 대본을 쓰기도 했는데요, 이런 제작 환경 때문에 드라마 작가들은 언제든지 스토리 라인의 변경이 가능한 간략한 씬 시놉시스 작업을 선호했던 것 같습니다.
제 9 챕터에서 설명할 트리트먼트 작업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이 주로 사용해온 방식인데요, 완성해놓은 짧은 시놉시스를 씬으로 나누어 플롯 작업을 한 후 필요한 디테일을 덧칠하듯 보강하면서 계속 수정하고, 거기에 대사와 지문까지 추가해가면서 시나리오 초고에 차츰 접근해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단계의 작업이 끝난 트리트먼트를 시나리오 형식에 맞추어 다듬기만 하면 시나리오 초고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드라마의 경우도 제작환경이 바뀌어서 마케팅이나 제작지원/협찬 작업을 위해 사전에 대본을 완성하고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작업해야할까요? 저는 작품의 길이와 작가 개인의 집필 성향에 따라 두 방식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은 필력이 쌓이면서 자신만의 각본 스타일과 노하우가 생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더 적합한 방법을 찾게 됩니다.
이 책에서 저는 <착한 악마>의 씬 시놉시스 작업과 트리트먼트 작업의 예를 모두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저의 작업 예시를 본 후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집필 방식을 선택하거나 두 작업 방식을 모두 해보는 것도 그 나름의 유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씬 시놉시스 작업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씬 시놉시스 작업은 짧은 시놉시스의 문장을 각각의 씬으로 나누고 향후 이어질 대본 작업을 위한 씬 디테일을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먼저 씬을 나눌 때는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한 씬으로 만들면 됩니다. 앞에서 배운 씬 기술 방법에 따라 씬 번호와 장소/시간을 쓰고 본문에는 그 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동들을 연결된 장면으로 상상하며 씁니다. 본문에는 인물의 행동들뿐만 아니라 이후 대본 작업에 필요한 정보와 대사도 써놓는 것이 좋습니다. 씬 시놉시스 작업부터 집필 방법을 정리된 문장으로 공부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시놉시스에서는 똑같은 문장이라고 할지라도 작가마다 각기 다른 행동과 대사들로 씬을 창작하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여러분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창작하면서 ‘머리’가 아닌 ‘몸’으로 노하우를 익히는 단계에 들어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 작업을 하면서 자신 만의 집필 방법을 찾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제가 작업한 <착한 악마>의 씬 시놉시스의 예시를 먼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착한 악마> 씬 시놉시스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 응급실 의사인 정원은 오늘 아들 민호를 데리러 가기로 했다. 민호를 돌보는 아줌마가 남편이 아프다며 집에 일찍 가버렸기 때문이다. 정원이 퇴근 시간에 맞추어 민호를 데리러 나서는데 응급실에 환자들이 몰려 들어온다. 병원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1. 종합병원 응급실 / 낮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 응급실 의사인 정원은 연신 시계를 보고 있다.
민호를 돌보는 아줌마로부터 직전 전화를 받았는데 남편이 공사장에서 다치는 바람에
급하게 병원에 가느라 오늘 민호를 데리러 학원에 갈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정원은 민호를 데리러 가기 위해 가운을 갈아입고 응급실을 나선다.
그 때 갑자기 응급실에 수십 명의 응급환자들이 실려 들어온다.
병원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학원 앞에서 아빠 정원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9살 민호는 아무리 기다려도 아빠가 나타나지 않자 홀로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2. 학원 앞 놀이터 / 낮
학원 앞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부모들이 데리고 가고 민호만 남는다.
그네에 앉아서 아빠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민호는 아무리 기다려도 아빠가 나타나지
않자 홀로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 시간, 정원은 갑작스레 심정지가 온 환자의 CPR을 하고 있다.
3. 응급실 / 저녁
정원은 다시 가운으로 갈아입고 환자들을 처치하기 시작한다.
한쪽에서 한 환자에게 심정지가 발생하고 레지던트가 정원에게 급하게 도움을 요청한다.
동네 공원 주변, 괴한이 나타나 혼자 걸어가던 민호를 어둠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4. 공원 옆길 / 저녁
날은 어둑해졌다.
민호는 불만에 가득한 표정으로 투덜대며 동네 공원 주변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 때, 민호가 길고양이 새끼를 발견하고 공원 안으로 고양이 새끼를 따라간다.
그런데, 갑자기 괴한이 나타나 고양이 새끼를 낚아채서 가버린다.
민호가 괴한을 따라가다가 구석에서 그를 발견한다.
괴한이 돌아보는데 고양이의 피를 빨아먹고 있다.
민호는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린다.
그 시간, 정원은 갑작스레 심정지가 온 환자의 CPR을 하고 있다. (3씬 연결/씬 분리)
5. 응급실 / 밤
정원은 응급 환자에게 CPR을 시행한다.
하지만, 환자의 박동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얼마 후 민호는 목에서 피를 흘리며 공원에서 뛰어나와 길가에 쓰러진다. 민호를 발견한 사람들이 119를 부르고 민호는 앰뷸런스에 실려간다.
6. 공원 옆길 / 밤
얼마 후 민호가 목에서 피를 흘리며 공원에서 뛰어나와 길가에 쓰러진다.
민호를 발견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119에 전화를 한다.
곧 앰뷸런스가 도착한다.
그 시간, 정원은 갑작스레 심정지가 온 환자에게 심장 제세동을 하고 있다. (3씬 연결/씬 분리)
7. 응급실 / 밤
정원이 진땀을 흘리며 환자에게 심장 제세동을 하고 있다.
민호를 발견한 사람들이 119를 부르고 민호는 앰뷸런스에 실려간다. (6씬 연결/씬 분리)
8. 공원 옆길 / 밤
119 구급대원들이 의식을 잃은 민호를 앰뷸런스에 태우고 출발한다.
한편 정원이 처치하던 환자는 결국 사망하고 정원은 사망 선고를 내린다.
9. 응급실 / 밤
심정지 환자의 심장 박동 그래프가 일직선을 긋고 정원은 환자의 사망선고를 내린다.
정원이 불편한 마음으로 시계를 보는데 8시가 다 되었다.
시계를 본 정원은 급히 차를 몰고 민호에게 향한다.
10. 병원 주자창 – 도로 / 밤
정원은 급히 차를 몰고 민호에게 향한다.
앰뷸런스 안, 의식을 잃고 누워있던 민호가 갑자기 눈을 뜨고 구급대원을 공격한다.
11. 도로 - 앰뷸런스 안 / 밤
의식을 잃고 누워있던 민호가 갑자기 눈을 뜨더니 믿을 수 없이 빠른 동작으로
구급대원에게 달려든다.
앰뷸런스 안에 여기저기 피가 튀고 응급대원은 비명을 지른다.
(민호가 응급대원의 목을 물어뜯는 장면은 보여주지 않는다.)
정원이 학원 앞에 도착했지만 민호를 찾을 수가 없다. 민호에게 연신 전화를 해보지만 민호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12. 학원 앞 / 밤
정원이 학원 앞에 도착해서 민호를 찾아보지만 민호는 보이지 않는다.
민호에게 계속 전화를 하지만 민호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정원은 민호가 갈만한 곳을 찾아 헤매지만 민호를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13. 편의점 – PC방 – 오락실 / 밤
정원은 학원 주변의 편의점, PC방, 오락실을 뒤지지만 민호는 어디에도 없다.
아줌마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아줌마도 모른다 한다.
14. 정원의 집 - 주차장 / 밤
정원은 차를 주차하고 집으로 뛰어들어간다.
늦은 밤 민호가 집으로 돌아온다. 백방에 수소문을 하며 초조하게 민호를 기다리던 정원은 민호를 반기는데 민호의 옷이 온통 피투성이다. 정원은 민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만 민호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15 정원의 집 - 현관, 거실 / 밤
밤 10시경 정원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데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민호가 집으로 들어온다.
정원이 민호를 껴안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런데 민호의 옷이 온통 피투성이다.
정원은 민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만 민호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원은 민호를 씻기고 잠자리에 들게 하는데 민호가 아프다며 신음한다. 민호의 몸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안색이 창백하다. 눈도 붉게 충혈된다. 정원은 민호 곁에서 밤새 아이를 돌본다.
16. 정원의 집 – 세탁실 / 밤
정원은 민호의 옷을 세탁기에 돌린다.
17. 정원의 집 – 욕실 / 밤
욕실에서 민호를 씻기다 보니 목에 이빨 자국 같은 것이 보인다.
18. 정원의 집 – 부엌 / 밤
정원이 저녁을 차리고 밥을 먹이려는데 민호가 아프다며 침대에 누워버린다.
19. 정원의 집 – 민호방 / 밤
정원이 민호를 보는데 민호의 몸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안색이 창백하다.
눈도 붉게 변했다. 정원은 민호 곁에서 밤새 아이를 돌본다.
다음 날 새벽 정원이 깨어보니 민호가 없다. 민호를 찾던 정원은 뒷마당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민호가 길고양이를 물고 피를 빨아먹고 있다.
19. 동장소(민호방) / 시간경과 / 새벽
다음 날 새벽, 정원이 깨어서 보니 민호가 없어졌다.
20. 정원의 집 – 거실 / 새벽
민호를 찾던 정원은 앞 마당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뛰어나간다.
21. 정원의 집 - 뒷 마당 / 새벽
다행히 정원에 민호가 서있다. 정원이 민호를 부르자 민호가 돌아선다.
민호가 길고양이를 잡아 피를 빨아먹고 있다.
정원은 충격을 먹었지만 표내지 않고 민호에게 아침을 챙겨준다. 그런데, 민호는 음식을 먹다가 다 토해버린다. 민호는 정원에게 목이 너무 마르다며 소리를 지른다. 정원은 민호에게 물과 쥬스를 주지만 민호는 그마저도 토해 버린다.
22. 정원의 집 – 욕실 / 낮
정원이 민호를 씻긴다.
민호는 붉은 눈과 뾰족한 이빨을 드러낸다.
정원이 민호를 꼭 안고 ‘정신 좀 차리라’며 애원한다.
민호가 정신이 다시 돌아와 울면서 정원에게 안긴다.
23. 정원의 집 – 거실 / 낮
정원은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병결을 요청한다.
돌보미 아줌마에게도 전화해서 연락할 때까지 오지 말라고 말한다.
24. 정원의 집 – 부엌 / 낮
정원은 민호의 옷을 갈아입히고 민호에게 아침을 챙겨준다.
민호는 음식을 먹다가 모두 토해버린다.
민호는 정원에게 목이 너무 마르다며 소리를 지른다.
정원은 민호에게 물과 쥬스를 주지만 민호가 컵을 내쳐 바닥에서 깨진다.
민호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려고 준비하던 중 정원은 TV에 나오는 뉴스를 본다. 뉴스는 격리된 코로나 환자들의 사망 소식을 속보로 전하고 있다. 망설이던 정원은 민호에게 수액과 진정제를 투여하고 민호는 잠이 든다. 정원은 잠든 민호의 팔에서 피를 뽑아서 병원으로 향한다.
25. 정원의 집 – 거실 / 낮
정원은 민호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려고 준비를 한다.
그때, 거실에 틀어놓았던 TV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들에 대한 속보가 나오고 있다.
격리된 신종 코로나 감염자들이 연이어 사망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망설이던 정원은 민호를 다시 방으로 데려가서 눕힌다.
26. 정원의 집 – 민호방 / 낮
정원은 민호에게 수액을 투여한다.
민호는 곧 깊은 잠에 빠진다.
정원은 잠든 민호의 팔에서 피를 뽑아서 병원으로 향한다.
정원은 혈액검사실에 급히 민호의 피검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받아본다. 검사결과는 민호의 혈액 지수들이 살아있는 사람의 범위가 아니다. 정원은 대학 동기이며 유전자 가위의 세계적인 연구자인 약리학교실 교수 유정을 찾아가서 민호의 피를 주고 DNA 검사를 의뢰한다.
27. 병원 - 혈액 검사실 / 낮
정원은 혈액검사실에 급히 민호의 피검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받아본다.
검사결과지를 본 정원은 깜짝 놀란다.
민호의 혈액 지수가 정상인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 있다.
28. 병원 - 약리학교실 유정연구실 / 낮
정원은 대학 동기이며 유전자 가위의 세계적인 연구자로 떠오르는 약리학교실 교수
유정을 찾아간다.
유정에게 민호의 피를 주고 DNA 검사를 의뢰한다.
유정은 응급 의사가 웬 일로 DNA 검사를 해달라냐며 웃는다.
유정은 가까운 사람의 혈액이냐 묻지만 정원은 민호의 피라고 답을 못하고 대충
얼버무린다.
29. 병원 - 응급실 / 낮
정원이 주사제가 있는 방으로 와서 수면제와 진정제 등을 챙긴다.
그때 간호사가 들어와서 뭘 찾느냐 묻는다.
정원이 급하게 방을 빠져나온다.
민호에게 물린 구급대원의 사망 사고를 조사하던 형사 태준은 앰뷸런스 CCTV 영상을 본다. 민호가 구급대원을 물어뜯고 구급대원이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영상이다.
30. 경찰서 - 형사계 / 낮
형사 태준은 어저께 발생한 구급대원의 사망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태준은 구급대원이 사망한 앰뷸런스 CCTV 영상을 보다가 민호가 구급대원의 목을 물고
구급대원이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장면을 계속 돌려보다가 화면을 확대해서 민호를 유심히
관찰한다. 흐릿한 화면에서 민호의 학교 마크를 확인한다.
31. 민호 학교 – 교무실 / 낮
태준이 교무 선생님에게 결석한 학생들 명단을 달라고 요구한다.
32. 병원 - 시체 보관실 / 밤
태준이 시체보관실에 와서 구급대원의 시체를 확인한다.
구급대원의 목에 작은 이빨자국이 선명하다.
정원이 집으로 돌아오자 뱀파이어로 변한 민호가 정원에게 달려든다. 민호의 눈은 붉게 변했고 송곳니는 뾰족하다. 민호는 짐승같은 소리를 지르며 정원을 공격한다. 정원은 민호를 붙잡아서 수면제를 투여한다. 그때, 정원의 집에 형사 태준이 찾아온다. 태준은 민호가 구급대원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며 민호를 찾는다. 태준이 증거 영상을 정원에게 보여주지만 정원은 조작된 영상이라 호통치며 태준을 쫓아낸다.
33. 정원의 집 – 거실, 대문 앞 / 밤
정원이 집으로 돌아오자 민호가 정원에게 달려든다.
민호의 눈은 붉게 충혈되었고 송곳니는 뾰족하다.
민호는 짐승같은 소리를 지르며 정원을 공격한다.
정원은 간신히 민호를 붙잡아서 수면제를 주사한다.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정원의 집에 태준이 찾아온 것이다.
태준은 민호가 구급대원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며 민호를 데려가 조사하겠다고 말한다.
태준은 CCTV 증거 영상을 정원에게 보여준다.
정원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라 호통치고 영장을 가지고 오라며 태준을 쫓아낸다.
고민하던 정원은 자신의 피를 뽑는다. 민호를 깨워 피를 먹인다. 피를 마신 민호는 피부색과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정원은 민호를 껴안고 울음을 터뜨린다.
34. 정원의 집 – 화장실 / 밤
고민하던 정원은 자신의 피를 뽑는다.
35. 정원의 집 – 민호 방 / 밤
정원이 컵에 피를 담아 민호에게 마시게 한다.
피를 마신 민호는 피부색과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정원은 민호를 껴안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날 밤, 인기척에 정원이 잠을 깬다. 민호의 방으로 가보니 창문이 열려있고 민호가 없어졌다. 정원은 바깥으로 나가 민호를 찾는다.
36. 정원의 집 – 거실 / 밤
한밤중 인기척에 정원이 잠을 깬다.
37. 정원의 집 – 민호방 / 밤
정원이 문을 열고 들어와 보는데 민호가 없다.
옷장과 침대 밑을 찾아봐도 민호가 없자 뛰어나간다.
38. 정원의 집 – 마당 / 밤
정원이 마당으로 뛰어나와서 주위를 살피지만 민호가 보이지 않는다.
정원은 집밖으로 나간다.
동네 주변 골목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뛰어가 보니 민호가 술 취한 행인을 덮친 채 목을 물려고 하고 있다. 정원은 민호를 제압해서 집으로 데리고 온다.
39. 동네 주변 골목 / 밤
동네 주변 골목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뛰어가 보니 민호가 술 취한 행인을 덮친 채
목을 물려고 하고 있다.
정원은 민호를 제압해서 집으로 데리고 온다.
민호는 목이 마르다 계속 소리를 지른다. 정원은 민호를 침대에 묶어 놓고 병원으로 향한다. 정원은 병원 혈액 보관실에 몰래 들어가서 혈액을 가지고 나온다. 집으로 돌아온 정원은 민호에게 피를 먹인다. 민호는 엄청난 양의 피를 마시고 나서야 잠잠해진다. 그때, 태준이 또다시 정원의 집 문을 두드린다. 태준은 정원에게 민호의 체포영장을 보여준다. 태준이 민호를 데리고 가려고 하자 정원은 태준의 머리을 때려 기절시키고 민호를 안고 도망친다.
40. 정원의 집 – 거실, 민호방 / 밤
민호는 목이 말라 미칠 것 같다며 계속 소리를 지른다.
정원은 민호를 방으로 데리고 가 침대에 묶는다.
민호가 짐승 같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정원을 노려본다.
정원이 자신의 혈액을 뽑으려고 바늘을 팔에 꽂는다.
하지만, 혈액을 이미 많이 뽑은 후라 피가 잘 나오지 않는다.
정원은 심한 현기증을 느낀다. 창백해진 얼굴.
41. 병원 – 복도 / 밤
정원이 병원 복도를 걷는다.
혈액 보관실 문에 신분증을 갖다 대자 문이 열린다.
42. 병원 – 혈액 보관실 / 밤
정원이 혈액 보관실 안으로 들어와서 가지고 온 가방에 혈액을 쓸어 담는다.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레 보관실에서 빠져나온다.
혈액 보관실의 CCTV 빨간 불빛이 반짝인다.
43. 정원의 집 - 민호방, 거실 / 밤
집으로 돌아온 정원은 민호에게 피를 마시게 한다.
민호는 엄청난 양의 피를 마시고 나서야 잠잠해진다.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정원이 문을 열어주고 태준은 정원에게 민호의 체포영장을 보여준다.
태준이 민호의 방에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정원은 태준의 머리을 때려 기절시키고
민호를 안고 도망친다.
정원은 급히 차를 몰아 교외의 은신처로 피신한다. 태준은 정원의 주변을 탐문하며 민호를 계속 추적한다. 얼마후 민호에게 먹일 혈액이 다 떨어지고 정원 자신의 피도 더 이상 뽑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정원은 돼지 선지와 소 피를 사서 민호에게 먹여보는데 민호가 모두 토해 버린다. 정원은 다시 병원 혈액 보관실에 몰래 숨어들어 피를 훔치려 하다가 잠복하고 있던 태준 일행에게 들켜 실패하고 만다.
44. 정원의 집 - 마당, 집 앞 / 밤
정원은 마당을 가로질러 나와 집 앞에 세워져 있는 차에 민호를 태우고 급히 차를 몰고
사라진다.
45. 정원의 집 / 밤
태준이 머리를 감싸 쥐고 일어난다.
일어나서 뛰어나가며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
46. 도로 / 밤
정원이 급하게 차를 몰고 가다가 창문을 열고 핸드폰을 던진다.
47. 경찰서 - 태준 책상 앞 / 낮
태준 앞에 유정이 앉아있다.
태준은 정원과 유정의 관계를 캐묻는다.
정원이 혈액을 훔친 사실과 유정과의 관계도 알아낸다.
48. 은신처 / 밤
정원이 혈액 가방을 보는데 바닥이 보인다.
자신의 팔에 주사를 연결하고 혈액을 뽑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어지러움에 바닥에 눕는다.
49. 은신처 주변 재래 시장 / 은신처 / 밤
정원은 시장에 가서 돼지 선지와 닭 피를 사서 민호에게 먹인다.
민호가 마시고 좋아지는다가 하다가 금방 토해 버린다.
50. 병원 / 혈액 보관실, 로비, 출입문 앞, 건물 통로 / 밤
정원은 다시 병원 혈액 보관실에 몰래 숨어들어 피를 훔치려 하다가 잠복하고 있던
태준 팀에 들켜 혈액을 빼내지 못한 채 도망친다.
정원은 유정을 찾아가 자기 대신 혈액 보관실에서 피를 빼내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유정은 정원에게 저번에 줬던 피의 DNA가 박쥐와 사람의 염기서열이 섞여 있는 독특한 패턴임을 이야기한다. 정원은 유정에게 그 피가 민호의 것임을 얘기하고 민호를 사람으로 되돌릴 수 있는 유전자 가위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유정은 자신의 연구실에 실험용으로 보관되어 있던 냉동 혈액을 정원에게 준다.
51. 병원 / 약리학교실 유정연구실, 공동연구실 / 밤
정원은 유정을 찾아간다. 자기 대신 혈액 보관실에서 피를 빼내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유정은 정원에게 저번에 줬던 피의 DNA가 박쥐와 사람의 염기서열이 섞여 있는 독특한
패턴이라며 누구 건지 말해줘야 피를 주겠다 한다.
정원은 유정에게 그 피가 민호의 것임을 고백한다.
정원은 유전에게 민호를 사람으로 되돌릴 수 있는 유전자 가위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유정은 자신의 연구실에 있던 냉동 혈액을 정원에게 준다.
은신처로 돌아온 정원은 민호에게 냉동 혈액을 녹여서 먹이고 민호를 꼭 안고 잠이 든다. 그런데, 바로 그날 밤 은신처에 뱀파이어들이 나타나 민호를 납치하려 한다. 정원이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힘으로 그들을 당할 수가 없다. 사력을 다해 그들을 뒤쫓아 가지만 놓치고 만다.
52. 은신처 / 밤
은신처로 돌아온 정원은 민호에게 냉동 혈액을 녹여서 먹이고 민호를 꼭 안고 잠이 든다.
53. 동장소 / 시간경과
그런데, 바로 그날 밤 은신처에 뱀파이어들이 나타난다.
뱀파이어들은 민호를 데리고 가려고 한다.
정원은 식칼을 들고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힘으로 그들을 당할 수가 없다.
54. 은신처 주변 도로 / 밤
뱀파이어들이 날듯이 도망가고 정원은 사력을 다해 그들을 뒤쫓아 가지만 놓치고 만다.
정원은 민호를 찾기 위해 민호를 물었던 뱀파이어를 찾아내기로 마음먹는다. 민호의 사건 장소인 공원에 잠복하던 정원은 얼마 후 의심스러운 사람 하나를 찾아내고 그를 뒤쫓는다. 그자를 습격하여 결박하고 민호의 행방을 캐묻는데 뱀파이어는 엄청난 힘으로 결박을 끊고 정원을 때려눕히고 사라진다.
55. 민호 사건 공원 주변 / 밤
정원은 민호를 찾기 위해 민호를 물었던 뱀파이어를 찾아내기로 마음먹는다.
정원은 최초 사건 장소인 공원에 잠복해서 기다린다.
56. 공원 일각 / 밤
몇일 동안 잠복하던 정원은 누군가를 납치해서 피를 빨아 먹는 뱀파이어를 발견한다.
정원은 그의 뒤를 쫓아가서 준비해간 줄로 그를 묶는 데 성공한다.
정원은 그에게 민호의 행방을 캐묻는다.
뱀파이어는 엄청난 힘으로 줄을 끊고 정원을 때려눕힌 후 유유히 사라진다.
유정은 연구소장 허락 없이 뱀파이어 유전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가위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유정은 정원에게 연락하고 정원은 유정을 찾아가 유전자 가위를 넘겨받는다. 유정은 유전자 가위 한 사람 분량을 만드는데 엄청난 비용이 발생해서 더이상은 만들 수가 없으니 정원도 뱀파이어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당부한다.
57. 유정 연구실 / 밤
유정은 연구소장 허락 없이 뱀파이어 유전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가위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58. 유정 집 / 낮
유정은 정원에게 연락하고 정원은 유정을 찾아가 유전자 가위를 넘겨받는다.
유정은 유전자 가위 한 사람 분량을 만드는데 엄청난 비용이 발생해서 더이상은 만들
수가 없으니 정원도 뱀파이어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당부한다.
정원은 태준을 찾아가 민호가 구급대원을 죽인 사실을 인정한다. 정원은 민호를 데리고 올테니 자신에게 총을 좀 빌려달라고 말한다. 태준은 구급대원이 시체 보관실에서 사라져버렸다가 뱀파이어가 되어 가족에게 다시 나타났다는 사실을 정원에게 말해준다. 태준은 이제 자신도 뱀파이어의 존재를 믿게 되었으며 민호에게 살인 혐의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정원에게 말해준다. 정원은 태준이 방심한 틈을 타 태준의 총을 훔친 후 도망친다.
59. 경찰서 / 낮
정원은 태준을 찾아가 민호가 구급대원을 죽인 사실을 인정한다.
정원은 민호를 데리고 올테니 자신에게 총을 좀 빌려달라고 말한다.
태준은 구급대원이 시체 보관실에서 사라져버렸다가 뱀파이어가 되어 가족에게 다시
나타났다는 사실을 정원에게 말해준다.
태준은 이제 자신도 뱀파이어의 존재를 믿게 되었으며 민호에게 살인 혐의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정원에게 말해준다.
정원은 태준이 방심한 틈을 타 태준의 총을 훔친 후 도망친다.
정원은 구급대원 가족의 집에 잠복해 있다가 뱀파이어가 된 구급대원을 만난다. 정원은 구급대원에게 자신을 물어 달라고 부탁한다. 구급대원은 ‘니 아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며 정원의 목을 거칠게 문다. 뱀파이어가 된 정원은 구급대원 몰래 그의 뒤를 밟는다. 구급대원을 따라가 뱀파이어의 본거지까지 쫓아간 정원은 거기 있는 뱀파이어들과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정원은 그곳에 있는 뱀파이어들을 다 죽여버린다. 그리고, 독방에 갇혀 있던 민호를 구해서 탈출한다.
60. 구급대원 집 주변 / 밤
정원은 구급대원 가족의 집에 잠복해 있다가 뱀파이어가 된 구급대원을 만난다.
정원은 구급대원에게 자신을 물어 달라고 부탁한다.
구급대원은 ‘니 아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며 정원의 목을 거칠게 문다.
61. 지하도로 – 뱀파이어 본거지 / 밤
뱀파이어가 된 정원은 구급대원 몰래 그의 뒤를 밟는다.
구급대원을 따라가 뱀파이어의 본거지까지 쫓아간 정원은 거기 있는 뱀파이어들과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정원은 그곳에 있는 뱀파이어들을 총으로 쏴서 다 죽인다.
그리고, 독방에 갇혀 있던 민호를 구해서 탈출한다.
정원이 유전자 가위를 민호에게 주사하고 민호는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온다. 정원은 민호를 유정에게 데리고 가서 민호를 부탁한다. 유정이 민호를 안고 기뻐하는 순간 정원은 심한 피의 갈증을 느낀다. 유정과 민호의 피를 마시고 싶은 본능과 싸우던 정원은 두 사람을 남겨놓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62. 정원의 집 / 낮
정원이 유전자 가위를 민호에게 주사하고 민호는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온다.
63. 유정의 집 / 낮
정원은 민호를 유정에게 데리고 간다.
유정이 민호를 안고 기뻐하는 순간 정원은 심한 피의 갈증을 느낀다.
유정과 민호의 피를 마시고 싶은 본능과 싸우던 정원은 두 사람을 남겨놓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끝.
지금까지 여러분은 제가 작업한 씬 시놉시스를 읽어보셨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착한 악마>의 예시 속에서 씬 시놉시스를 쓰는 집필법에 대한 힌트를 얻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여러분이 제 예시를 참고하여 자신의 작품을 씬 시놉시스로 발전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이 작업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겠지만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여러분 인생의 첫 작품이 탄생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각본 실습 8) 다음을 실습해봅시다.
1. 최대한의 시간을 할애하고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작품의 씬 시놉시스 작업을 완료하십시오. 집필을 하다가 길을 잃거나 방법이 없을 경우에는 레퍼런스를 보면서 쉬기도 하고 글이 풀리지 않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낸 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십시오. 손에 무기가 없다면 대장간에 가서 직접 무기를 만든다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2. 만약 이 단계에서 여러분이 현재 쓰고 있는 이야기를 완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 때에는 다음의 방법들 중 하나를 적용해 보십시오.
1) 첫번째는 POV(Point Of View l 사건을 보는 인물의 관점)를 바꿔서 작품을 풀어보는
것입니다. <착한 악마>를 예로 든다면 대본 전체를 아버지인 정원의 관점이 아니라 아들
민호의 관점으로 바꿔보거나 의사 유정 혹은 형사 태준의 관점으로 바꿔서 생각해보는 것입
니다. 각각의 관점마다 할 수 있는 이야기의 허용 폭과 톤앤매너(글의 분위기, 방향, 표현에
대한 통일된 하나의 컨셉트/방법론)가 다르기 때문에 예상치 않았던 돌파구가 생길 수 있습
니다.
2) 두번째는 결말 부분 중심 사건의 폭발력을 의심해보십시오. 처음엔 5층짜리 건물인 줄 알았
는데 쓰다보니 50층짜리 빌딩을 폭파할 화력이 필요하다면 폭발력이 더 높은 사건으로
중심 사건을 교체해보십시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에 지나치게
크거나 뜬금없는 사건을 동원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고 이야기의 크기와 깊이에 맞도록
중심사건을 교체해 보십시오. 닭 잡는 칼로 소를 잡으려하거나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으려
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3) 세번째로 작품의 장르적 톤앤매너를 바꾸어보십시오.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를 코미디로
쓴다면? 장르물(공포, 스릴러 같은 특정 장르)로 바꾼다면? SF나 판타지로 바꾼다면?하고
생각해 보며 가능한 상상력을 모두 동원해 돌파구를 찾아보십시오.
4) 네번째로 정말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보고 최선을 다했는데 도무지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면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는 실력을 좀 더 갖춘 후 쓰겠다 마음먹으십시오.
그리고 다른 이야기를 새로 쓰기 시작하십시오. 지금 이야기는 잘 넣어 두었다가 나중에 더
잘 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