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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왕고래 Dec 03. 2020

'사장'도 재택근무하니까 좋네요.

요동치는 젊은 회사들 - 재택근무로의 전환



주변에 생각보다 '젊은 회사'와 '젊은 사장님'들이 많다. 스타트업 대표부터 시작해 인테리어 업체 사장 등 업종도 다양하다. 이들이 최근 입을 모아 얘기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재택근무의 장점이다. 


으레 재택근무라 하면, '오너 입장'에서는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코로나가 가져온 큰 변화 중 하나, 그것을 몸소 체험하며 재택근무로 체제를 바꾸기 시작한 사람들. 그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재택근무의 몇 가지 장점을 살펴봤다. 




1. 법인카드(혹은 사업자 카드) 사용의 급감 


대게 회사에서는 직원의 외근 내지 식비, 미팅 등에서 소요되는 음식과 음료의 비용을 법인 카드로 해결한다. 뿐만 아니다. 회사 내 일부 집기라거나 소모품들은 순식간에 소모되는데, 이 역시 모두 법인카드가 메워줄 부분이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하여 법인카드를 사용할 일이 현저히 줄어들다 보니, 월마다 편성된 예산 항목 중 전혀 사용되지 않은 돈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직원의 수와 업무의 양에 정확히 비례해서 올라가는 것이 바로 공통경비 내지 운영비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법인카드의 사용이 1/10 로 줄었다고도 하니, 가히 대단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2. 영업행위의 감소


대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대게 이제 막 시작하는 모든 젊은 회사들은 임원/직원 할 것 없이 모두가 바쁘다. 회사 대표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 영업행위, 즉 접대를 포함해 수많은 협력업체들과 수많은 미팅을 진행해야 한다. 제조/생산 등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강화되고 나니 불필요한 감정노동을 줄이고, 정말 '실력'으로 승부 본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가지고 온 선물 등 여러 가지 곁가지 요소들이 뒤엉키지 않고 오로지 회사(혹은 자신)의 아이템과 자료를 이메일과 연락으로 주고받는 일이 보편화되었다는 것이다.


3. 불필요한 보고와 회의의 생략


이건 아마 거의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젊은 사장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걸핏하면 잡히고 끝을 알 수 없이 이어지는 회의가 대폭 없어졌다는 것. 대신 온라인 회의가 존재하지만, 모두 가까이에 있어서 언제든지 소집할 수 있던 과거의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후문이다.


'젊은 리더'들의 입장에서도 긴 회의보다, 명확하게 간추린 자료들로 빠르게 파악해서 컨펌해주는 것이 더욱 편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수없이 들어오던 보고들이 일괄 정리된 것도 장점.


4. 사무실 축소(임대료 절감 등)


판교 일대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한 A는 최근 사무실 규모를 대폭 줄였다. 근래 2개 층을 사용하여 한 개의 층에는 미팅룸 내지 회의시설을 마련해두었는데 모두 소용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 개의 층으로 통합한 뒤, 재택근무 인원과 상근 인원 공간을 재구성하였다고 한다. 


재택근무의 확장으로 인하여 사용 공간이 줄어들자 사무실 임대료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후문.


5. 사장도 눈치 안 볼 수 있어요!


사실 대기업 회장도 눈치를 본다. 내가 만난 모 회장님이 말씀하신 부분이다. 출퇴근 시간이라거나 회의에서의 내용, 기업의 운영 능력을 평가하는 대내외의 시선들이 그렇다고 한다. 


그러니 젊은 회사들의 리더들은 말할 것도 없다. 하루하루가 바쁜 일정인데, 그 속에서 리더십을 십분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경영은 물론 영업능력과 소통, 그 모든 것들을 아울러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에서 나이가 많지 않은 리더들은 종종 직원들 눈치가 보일 때가 있다고 한다. 일부 스타트업의 대표들은 전날의 과음으로 인해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할 때라거나, 연인과의 통화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 기획회의 때에도 명확한 아이디어가 없을 때 스타트업의 대표들은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난처하고 막막하다.


아무래도 '사무실'이라는 공간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 경직되게끔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장점을 나열하긴 했지만, 재택근무에도 분명 단점이 많이 존재할 것이다. 


나의 경우 소통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점, 빈번하게 울려대는 전화기로 인한 압박감 등이 그러했다. 그럼에도 주변을 둘러보니 꽤 많은 회사들이 변모하고 있는 것 같다. '젊은 회사'들은 코로나 시국 속에서 나름 생존 방식으로 택한 것이 '재택근무'가 아닌가 싶다. 


난 데 없는 전 세계적 전염병이 참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그 속에서 열정과 패기로 가득한 '젊은 회사'들이, 부디 전환점을 잘 모색해 밝은 빛줄기 하나 꼭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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