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발표된 영화가 있습니다.
'굿바이 마이 프렌드'
흥행한 영화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제법 잘 알려진 영화입니다.
아마도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신파적 요소가 적절하게 잘 섞여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수혈 중 실수로 AIDS(에이즈)에 걸린 덱스터(조셉 마젤로)가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모험심과 애정이 많은 친구 에릭(브레드 렌프로)의 집 근처로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두 어린 친구는 서로 마음의 병과 육체의 병을 나누며 우정을 쌓아 나갔고
덱스터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상상력과 동심이 넘치는 여행을 떠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영화 막바지 덱스터는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었고
친구의 죽음 앞에서 좌절하던 에릭은 덱스터 엄마의 따뜻한 위로와
진정한 우정을 깨닫게 되면서 눈물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40대 이상이시면 영화는 안 보셨더라도 이런 영화가 있었더라 정도는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입소문을 많이 타서 비디오 시장에서 인기가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그 후 두 배우의 삶은 정 반대로 흘렀습니다.
에릭 역을 맡았던 브레드 렌프로는 촉망받는 아역 배우로서 할리우드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가정 불화와 약물 과다 복용으로 2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간절히 친구를 살리고 싶었던 한 젊은이는 자신의 비관적 삶을 극복해내지 못했습니다.
잘생긴 외모와 훌륭한 연기력의 소유자로 찬사를 받았지만 마음의 병은 쉽게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극 중 에이즈로 사망했던 조셉 마젤로는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연급 배우는 아니지만 몇 년 전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렙소디'에서 베이시스트로 등장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은 40대를 넘었지만 여전히 그때의 표정을 간직하고 있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그가 이번엔 에이즈로 사망하게 되는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20년을 훌쩍 넘겨 자신이 연기했던 환자에서 친구의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했을 때
그는 마음엔 브레드 렌프로의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담겨 있었을까요?
너그러운 미소로 프래디 머큐리의 기행과 아픔을 이해해 주는 영화 속 표정에는
어릴 적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친구의 마음을 담고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영화는 허구라지만 인생은 더욱 영화의 한 편 같습니다.
결말을 알 수 없으며 폭풍우 같았던 시절도 평화롭기만 한 세월도 언제든 변하기 마련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젊은 시절 감동을 선사했던 예술인들이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납니다.
마음껏 꿈을 꾸었던 내 지난 세월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 들어 가슴 한편이 아려옵니다.
비록 주연은 아닐지로도 오랜 세월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반드시 주변의 누군가는 당신의 미소로 인해 힘을 얻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아주 적은 가능성이라도 크고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며
우리 젊은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기를, 응원해 주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박수를 받는 이들에게는 박수를 쳐주는 이들이 꼭 필요한 것처럼 말이죠.
저는 박수 쳐주는 일에 충실하겠습니다.
손 말고는 멀쩡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것 같거든요.
다행히 글을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언제나 따뜻한 글을 쓰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