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텐딩 (Goal Tending)

by 류완


단순한 스포츠가 전문적인 프로들의 경기가 되면서 다양한 규칙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스포츠 선수들은 그냥 치고 달리고 때리는 것이 아니라

규칙 안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공정한 경쟁 속에서 흥미로운 볼거리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규칙입니다.


복잡한 규정 때문에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규칙들이 각 종목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축구의 오프사이드나 야구의 보크 같이 약간 애매한 규칙들이

답답하게 느껴지고 뭐가 뭔지 이해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러한 규칙들이 프로 선수들에게 더 멋진 퍼포먼스를 유도하게 만듭니다.

위 규칙에 대한 설명은 넘어가고요.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골 텐딩입니다.


골 텐딩은 농구 경기의 규칙 중 하나입니다.

선수가 골대를 향해 슈팅을 날렸을 때 내려오는 공을 쳐내면

수비 성공이 아닌 득점으로 인정하는 규칙입니다.

처음부터 있었던 규칙은 아닙니다.

농구 경기의 특징 상 키가 큰 선수 한 명이 골 밑을 지키고 있으면

절대로 골을 넣을 수 없는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만들어진 규칙입니다.

골대 위로 손이 올라오는 선수는 골이 들어가는 상황에 쳐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슈팅을 한 농구공이 타점을 찍고 내려올 땐 모두 공의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걷어 내려하는 순간 골대를 통과하지 않더라도 득점이 인정됩니다.


골 텐딩은 농구라는 경기에 다양성을 더한 규칙입니다.

무조건 키가 큰 선수에게 유리한 조건을 걷어낸 것입니다.

이로서 농구는 높이뿐 아니라 힘 있고 빠르고 다양한 능력을 지닌 선수에게도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그로 인해 마이클 조던 같은 테크니션을 농구 선수로 이끌 수 있었고

농구는 역사가 짧은 편에 속한 종목임에도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골 텐딩이 없다면 농구는 2미터가 넘는 거인들의 골 밑 싸움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규칙 하나를 통해 작은 선수라 할지라도 슈팅이 정확하거나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면 키 큰 선수를 이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로 인해 다양한 체형의 선수들이 존재하는 스포츠가 되었습니다.

볼을 운반하는 가드는 키보다 빠른 유형의 선수들이 자리 잡게 되었고

골 밑을 지키는 센터들은 힘과 높이를 겸비한 선수들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호쾌한 덩크 슛도 놀랄만한 3점 슛도 선수만의 개성 넘치는 특별한 장점으로 이어집니다.


골 텐딩이 인상 깊은 이유는 과정에 따른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장면 때문입니다.

멀리서 3점 슛을 던지고 나면 아무리 키가 큰 선수도 골대를 맞고 나오기 전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자리를 잡고 튕겨져 나올 공을 기대하며 리바운드를 준비합니다.

슛이 정확하면 점수를 줘 야만 합니다.

그래서 농구는 키 큰 선수만 선호하지 않습니다.

거리가 멀어도 정확한 슛을 던질 수 있으면 팀의 에이스가 될 수 있습니다.

2점이 아닌 3점을 득점할 수 있기에 더욱 각광받는 기술이 되었습니다.






단순한 스포츠 규칙이지만 우리 삶에도 이와 비슷한 태도가 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던진 슈팅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의 노력을

가로채거나 밀어내지 않고 함께 결과를 기다려주는 태도 같은 것 말이지요.


팀의 에이스가 아니어도 벤치에 있던 선수가 득점을 해도 점수는 같은 점수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어도 유명 가수가 아니어도 작품이, 또는 노래가 나오면

모두 특별한 창작물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식당이 문을 열고 폐점을 합니다.

하지만 도전이 시작되면 시기, 질투는 기본이며 빼앗으려는 손길도 만납니다.


누군가의 도전이 적어도 골대를 지나치는 순간까지는 야유나 방해 없이

숨죽여 지켜보는 여유가 우리 사회에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슈팅 자체를 날려 본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벤치 워머라고 하지요.

주전도 아니어서 벤치를 따뜻하게 데우는 그런 존재,

사실 그 정도의 선수에게는 슈팅을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승패와 상관없는 경기 후반이 되면

아마도 한 번쯤은 경기장 안으로 들여보내지지 않을까 싶네요.


상관없습니다.

그 짧은 순간을 위해 글을 씁니다.

언젠가 한 번은 슈팅을 날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제 마음을 나눕니다.

득점까지 이어지면 좋겠지만 아니면 뭐 어떻습니까?

도전을 했고 도전을 지켜본 경기장의 선수들과 심판 관중이 있는걸요.

인생이라는 경기 안에서 승자와 패자를 꼭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팀을 위해, 서로를 위해, 나를 위해 경기를 합니다.

모두 함께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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