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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된 Dec 08. 2020

코로나는 나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_취업 그게 뭐라고

코로나로 변한 신기한 내 미래

코로나로 많은 게 변했다. 나에게는 생각보다 부정적이기도 긍정적이기도 한 전염병 덕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주위의 친구 중에는 중국 유학 준비로 비행기 표까지 끊았는데 출발하기 전에 심각해진 상황으로 무산된 친구, 여행업에 종사하여 고용이 불안정한 친구, 퇴직 후 장기 해외여행과 제주도 한 달 살기 등을 꿈꿔 왔던 나. 이전에 계획했던 일이 종이 구기듯 쉽게 구겨졌지만, 생각보다 코로나  변화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욕하고 탓해봐도 달라지는 현실은 없다는 게,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크게 고민하게 하는 찬스가 됐다. 전염병 덕분에(?) 알아챈 내 취향과 도전을 스스로 응원해보고 계획하고 실현하기 위한 글이다. 상황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 위기는 기회로 변할 수 있는 찬스를 제공하기도 하니까.


취업 그게 뭐라고,

3년의 계약기간이 끝난 시점, 마침 터진 코로나는 내 취업 전선에 충격 쿠션 에어백이 돼주었다. 나는 코로나 때문에 취업에 불안감이 작아졌다. 일자리가 없으니까, 채용이 많아 축소됐어, 자격증 자리도 없고. 주위 어른들의 언제 취업할거냐, 어떤 회사에서 일 할꺼냐 같은 궁금증에 미리 답할 수 있는 적당한 핑곗거리가 생겼다. 시간을 벌은 느낌이다.


나는 직장의 수직적인 구조를 못 버틴 사람인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해야 할지는 무대책이었다. 행정 처리하는 사무직은 내가 싫어하는 일인걸 알았다.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직장에 고여있는 사람들의 감정과 직위에 따라 적절히 행동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가 맘에 들지 않았다. 또, 타 부서와 협업하는 업무일 경우는 더더욱 크게 다가왔다. 회사에서 나는 초초초 직위 낮은 나부랭이이고,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고 해결하고 싶던 일들을 처리하지 못했을 때 자괴감이 컸다. 타 부서 협조가 어려워 거의 3일을 고민하던 문제는 상사에게 대신 요청드리면 별거 아닌 일처럼 한방에 해결되는 일 따위에, 직위로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 때마다 내가 구겨지는 기분을 느꼈다. 현타가 왔다. 일을 하기 위해서 일을 하는지, 그 사람들의 감정을 처리하기 위해 일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내가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업의 초점이 바뀌었다. ‘내가 버틸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했다. 대표적으로는 사무직 반대는 영업직, 판매직, 서비스직이 그리고 창업까지 생각이 흘렀다. 일단 영업직, 판매직은 내 말발이 좋지 않고, 꾸며낸 말과 표정을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패쓰! 그럼 과거로 돌아가서 생각해봐야 했다. 롯데시네마, PC방 카운터, 경전철 보안, 올리브영 등의 아르바이트를 할 때 서비스직에서는 꾸준히 버틸만했던 나를 찾았다. 적당히 감정을 쏟을 수 있는 일들이었다. 재미없고 안 힘든 일과 재밌고 힘든 일 증 선택하라면 후자를 선택했다.


과거에서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게 되니 결론이 났다. 나는 서비스 직에 더 맞는 사람이겠다. 종종 직업이나 회사에 정착하지 않은 친구들과 나는 불투명한 유리 같은 미래를 상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도 싫어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게 끔찍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그러니 친구가 들은 이야기를 전해줬다. “싫어하는 일을 피해라.” 이 문장이 화살처럼 나를 관통했다. 왜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애써 싫어하는 일을 참으려 했을까. 참기만 하면 결국 터질 일들인데.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나는 항상 해보고 싶은 일들은 두렵고 무서워서 기피했다. 새로운 일에 선 듯 접근하지 못하는 성향으로 하고 싶은 일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했다. 쉽고 간단한 일, 내가 금방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살았다. 사실 코로나를 만나지 않았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이다. 도전을 무서워하는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을 위해 창업을 계획 중이다. 이 시국에 창업이라니 라는 소리를 좁은 인맥을 가진 나도 들을 정도였지만, 내 의도를 충분히 밝히니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만약 이전과 같은 환경이었더라면, 도전이라는 단어는 내 생애 없었을 것을 확신한다. 친구들이 코로나로 같이 견뎌줄 백수 친구들이 없었더면 돈 버는 방법은 당연히 취업으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정규직이라는 꿈을 가지며,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게 목표였을 테다. 이런 전염병이 돌고, 내 인생 처음으로 큰 변화를 겪어보니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눈에 보였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살아가기엔 내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부양할 가족도 없는 혈혈단신일 때 내가 해 보고 싶은 일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선택이 쉽지는 않았다. 아직도 망할 수도 있는 사실이 불안하다. 다만, 이전에 급하게 선택한 결과가 실패의 쓴맛을로 돌아와 이제는 과정에 신중을 가하려 한다. 취준을 하면 기대감 없이 의욕 제로형 인간으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았을 텐데, 지금은 하고 싶은 꿍꿍이가 있으니 꽤나 기대가 된다. 큰 그림도 그리고 있는 중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많게 된 이런 변화가 신기할 정도다. 코로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도전적인 의식조차 같지 않을 아주 평범한 청년이 변화시키고 싶은 일상에 대해 지켜보고 응원을 부탁드리며 글을 마친다. 코로나에 대한 바뀐 일상에 대해 차차 적어나가보려고 한다.


위기를 격지 않으면 변화를 생각하지 않는 의욕 제로형인 나에게 코로나는 위기를 기회로 물어다줬다.







사진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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