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과 수학

프롤로그

by 선율

서점에 가 보면 아이 교육에 관한 책이 정말 많다. 그중,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렸을 때부터 기본을 잘 닦아야 고학년이 되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수학 공부에 관한 교육서는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학 잘하는 아이를 만드는 초등수학 심화 공부법-평범한 아이를 고등수학 1등급 만드는 결정적인 힘

-수학, 개념 씹어먹고 공부해봤니?-25년간 0.1% 수학 영재를 배출한 초등 수학 공부법

-엄마가 만드는 초등 수학 자신감-공부 잘하는 아이는 결국 수학에서 결정된다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수학 공부법-통합 로드맵

-선을 넘는 초등수학 공부법-수학 1등급을 만드는 초등 6년 완전 학습


인기가 많다는 수학 관련 교육서들의 제목들... 이제 겨우 1학년 아이를 둔 엄마로서 제목만 봐도 긴장감이 돌고 비장함이 느껴진다.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책들을 대충 훑어본다. 아이가 수학 1등급을 받기 위해, 수학을 잘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가 해주어야 할 일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요즈음은 수학만 해도 우리 어릴 때처럼 한 과목이 아니다. 분야별로 수학이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다. 개념 수학, 사고력 수학, 연산 수학, 창의력 수학 등등... 그래서 수학 하나만 해도 분야별로 계획을 세우고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래도 아직 초등학생인데 이렇게까지…. 반신반의하며 책의 저자를 살펴본다. 헉… 대부분 현직 수학 선생님, 수학 강사,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현재 교육 현장에 계신 분들이 쓰셨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런 책들이 아이 교육 분야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와… 정말, 다들 이렇게 아이를 공부시키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에 입이 딱 벌어진다. 이제 본격적으로 나도 학부모 반열에 오르며 아이 공부에 신경 써야 하는 건가. 하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꼼꼼하게 아이를 챙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책처럼 따라 하지 않으면 엄마인 나 때문에 우리 아이만 뒤쳐지는 건가…’ 불안감이 엄습한다. 아이가 하나니 천만다행이라는 엉뚱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건 덤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둔 엄마로서 아이 교육에 대해, 특히 공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학을 어떻게 시작하고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습관을 잡아 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도서관과 서점에 있는 책들을 찾아보았다. 초등학생부터 건강한 공부 습관을 들여주고 싶다는 엄마의 욕심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 내 맘에 쏙 들어오고 워킹맘인 내가 따라 할 수 있겠다 싶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 고민은 계속 깊어간다.


아이가 학생으로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학교생활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학교에서 해야 하는 공부를 잘하진 못해도 최소한 재미있게는 해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학교 공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하지만 대부분 어렵다고 생각하는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른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니 다른 누구도 아닌 수학 공부를 재미있게 했던 나 자신의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30년쯤 전이긴 하지만 그 당시에도 지금처럼 다양하진 않아도 학원과 학습지와 문제집이 있었다. 학원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시험기간에 조차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다 보면서, 중학교 때부터 빠듯한 집안 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해 소소한 알바를 하면서도 수학을 좋아한 덕분에 성적도 나쁘지 않았던 평범했던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의 우리 아이의 상황과 비교해본다. 나는 삼 형제지만 아이는 외동이라는 점, 엄마는 주부셨지만 나는 워킹맘이라는 아이의 생활환경만 다를 뿐, 기본적인 공부방법은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비록 SKY 대학을 나오지도 못했고, 상위 0.1%에 드는 수학 성적을 받은 적도 없다. 하지만 나는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거의 없고, 평상시 수학 문제를 즐겨 풀었으며, 수학 공부하는 걸 좋아했다. 당연히 고등학교 때는 이과를 선택했고, 공대를 졸업하고는 한 작은 회사에서 지금까지 19년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게다가 좋아하는 수학을 지금도 업무에까지 잘 활용하는 중이다. 요즈음은 시물레이션 툴들이 다 잘 나와있어서 직접적으로 수학 계산을 할 일은 거의 없지만 툴들이 다 수학 계산식에 의해 개발된 것이기에 이 툴들이 보여주는 결과 값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업무에 활용할 때 수학은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했던 방식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학창 시절 수학을 포기하고 피해 가는 것이 아닌, 수학 공부를 재미있어하고, 졸업 이후에도 여전히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 일상생활에서도 수학적 사고를 하며, 이를 활용할 줄 알고, 간간히 수학 교양서도 읽는 아이. 수학을 떠올렸을 때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떠오르며, 수학을 즐기며 사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참고해볼 만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워킹맘으로서 부족한 시간과 아이 공부에 관한 고민들,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대로 아이를 키우고자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내 학창 시절 에피소드와 함께 같이 써보려고 한다. 교육방향을 정한다고 해서 내가 특별히 아이에게 뭘 해주거나 시켜줄 건 없다. 단지 아이 스스로 하게끔 지켜봐 주고 기회를 주고 응원해줄 뿐이다. 비슷한 또래에 아이 공부를 위해서 고민하시는 분들과 내 생각을 나누고 어떻게 아이를 교육시키면 좋을지 같이 얘기해보고 싶다. 평범하지만 수학을 좋아하고, 행복하게 사는 아이를 키우는 걸 목표로 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응원해 주시기를 바란다.


1화-학원아, 정말 너 없인 안 되겠니?

2화-시험기간에는 왜 야구를 보면 안 돼?

3화-나도 저 형처럼 되고 싶어

4화-내 첫사랑 수학 선생님

5화-우와! 내 답안지가 정답 지래!

6화-친구들아, 질문은 전부 나에게로 해줘

7화-수학 공부의 기본도 역시 독서, 할 일도 없는데 책이나 읽지 뭐.

8화-스마트패드, 널 어쩌니…

9화-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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