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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경록 Nov 29. 2015

프롤로그_1 - 샌프란시스코 일주일

DU 입학 전 일주일간 시동걸기

무려 13년 만이었다. 학부 1학년때인 2001년 여름에 뉴욕과 LA를 거쳐 잠깐 머물렀던 샌프란시스코, 도시에 대한 기억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안개 자욱하던 금문교와 영화 The Rock 에 나왔던 알카트라즈 감옥 정도만 어렴풋이 기억날 뿐. 


어쨌든 다시 왔다. 13년이 인생을 놓고 보면 그닥 긴 시간 같지는 않았는데. 나는 참 많이 변해 있었다. 해군 제대 후 뉴욕 컬럼비아 대학으로 연수를 다녀왔고, 홍콩의 증권사와 서울의 전략 컨설팅펌에서 RA를 했다. 학부 졸업 후에는 pwc consulting 에서 4년간 근무했다. 그리고, 창업을 하고 다시 3년이 흘렀다. 많은 경험을 했고,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다. (스타트업 3년 해보신 분들은 알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샌프란에 13년 전처럼 놀러온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3년 넘게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내가 멀고 먼 미국까지 갔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1. 미국진출  

뉴지스탁 서비스는 데이터 기반의 주식분석 서비스다. 해외 주식시장의 데이터가 있다면 충분히 분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미국 시장은 전세계 증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의 시장이다. 미국진출은 참 매력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시장과 미국에서 사업하는 방식을 배워야 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최고의 Startup Bootcamp 라 불리우는 Draper University 에 지원을 했고,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합격을 했다. (게다가 창업진흥원에서 학비 지원까지 받았다. yay~ )


2. 투자유치 

지금 '핀테크'는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이고, 심지어 오늘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까지 승인이 났다. 하지만 내가 뉴지스탁을 시작했던 2011년 말부터 2015년 3월까지는 '주식투자'와 관련된 사업에는 연기금 자금이 섞인 펀드에서는 투자가 금지되어 있었다. 당시엔 외국계 VC가 거의 없었기에, 내가 미국을 갔던 2014년에는 국내에서 투자받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VC들을 만나서 꼭 투자유치를 받겠다는 각오도 있었다. 



Airbnb와 Uber


실리콘밸리에 머무는 4개월간 나는 최근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들은 모두 사용해보리라 생각했다. 일부러 첫 3일간 숙소는 Airbnb를 통해 예약했고, 공항에 도착 하자마자 Uber를 이용해 숙소로 이동했다.  


방은 아담하고 푸근했다. 

방 주인은 Subhanu 라는 인도계 미국인 여자였고(!), 내가 도착하니 친절하게 집안 구조를 설명해 주고는 쿨하게 밖으로 나가버렸다. 내가 머무는 동안 남자친구 집에서 머물거라고 했다. (사랑도 키우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라는 거지) 


놀라운건 방금까지 본인이 방금까지 사용하던 방을 그대로 나한테 맡기고 갔다는 것. (물론 이불은 빨아놨다고 했다.) 옷장과 서랍장 안에는 방주인이 사용하는 물건들이 그대로 들어있었다. 누가 훔쳐가면 어쩌려고 그러나.. 생각하면서도.. '이러니까 에어비앤비가 성장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도착 하자마자 문화충격이 있었으나, 이런 오픈 마인드는 좀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금새 적응했다. (괜히 민망해서 침대 이외에는 아무것도 손대지 않았다. 진짜다.)




빅베이슨의 윤필구 대표님께 피칭하다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VC인 Big Basin 의 윤필구 대표님을 만났다. 투자자시면서 유명한 블로거시기 때문에, 나도 윤대표님 블로그를 자주 읽어왔다. 지인의 소개로 Sunnyvale 에 있는 윤대표님 댁 근처의 Startbucks로 방문해 대표님을 만났다. 


 Sunnyvale 은 말그대로 써니써니한 동네다. 


윤필구 대표님은 1시간 가량 진지하게 내 피칭을 들어주셨고, 여러가지 조언도 해주셨다. 하지만, 투자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금융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판단하기 어려우시다고 솔직하게 말씀 주셨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뵈었을 때, 옐로금융그룹에 합류했다고 했더니,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 주셨다. 


윤대표님도 그러셨고, 트랜스링크 캐피탈의 음제훈 대표님도 그러셨지만, 좋은 VC 들은 절대 무리해 투자하지 않는다. 본인이 잘 아는 인더스트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해도 성공확률은 1/5이 될까 하는데, 잘 모르는 분야인데다가 아직 트랜드가 되려면 먼 것 같은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임을 나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실망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프롤로그는 짧아야 하는데 너무 길어진다. 아직 반밖에 이야기를 못했는데...프롤로그는 다음편까지 2편까지만 작성하려한다.  (먹방까지 쓰면 프롤로그만 10부작 될듯) 


다음편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재회한 한국 스타트업 멤버들 소개를 해보려 한다. 그중에는 여러분들도 잘 알만한 지금 중국 테크노드에서 활동중인 유채원 기자도 있다는!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잘 온 것 같다. 


To be continued...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 다음편에 소개할 한국 스타트업 숙소에서 바라본 야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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