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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민 Feb 19. 2021

자기 밥그릇 누가 안 챙겨 주나

자기 밥그릇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한단다. 우리 부사장님이 그러셨다. 내 밥그릇은 집에 잘 있는데, 걱정을 해주셨다. 물론 맞는 말이기는 하다. 가족 혹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 하나 나를 위한 밥그릇을 챙겨주지는 않는다. 오늘 연봉 협상 관련 면담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나라는 사람은 생각보다 게으르다 라는 것이었다. 브런치, 블로그, 크몽 등등 이 손으로 써내려 가는 것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반면 본업에 대해서는 그리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던 이야기 "좋아하는 것은 업으로 삼으면 안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참 공감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반이 맞는 말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단순히 업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행위이지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닐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일본어가 좋았고, 일본어로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았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실수를 범한 것은 일본어로 돈을 버는 게 좋을 것이라 착각했던 것이었다. 이런 착각에 속아 첫 번째로 들어갔던 직장에서는 일본어가 싫어질 정도의 상태가 되어 그만두게 되었다. 첫 직장의 업무는 일본어로 고객상담을 해주는 업무였다. 일본 전국 각지의 불만 있는 사람들이 전화해 내게 욕을 했다. 그 친절한 언어로 욕을 들으며 너덜너덜해지는 나의 자존감을 지켜보자니 참 안쓰러워 그만두게 됐던 것 같다. 


그렇다.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명확히 구분하여 실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좋아하는 것 자체가 돈을 버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지겠지만 여기에서도 구분해야 할 것은 필요하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좋은 것인지, 어떤 것을 얻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좋은지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나는 안정적인 게 좋으면서도 업무적으로 성공도 이루기를 바란다. 업무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면서도 이러한 글쓰기나 창작에 대한 욕심도 물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생각을 해보면 생활의 안정, 그리고 그에 따르는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목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 나는 나의 밥그릇을 잘 챙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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