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했던 학창 시절

제1장 생활바보의 시작 (1)

by Ryan Choi

학창 시절, 나는 공부를 열심히 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친척들 중에 서울대를 졸업하신 분들이 많아 나도 당연히 서울대에 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빠져 살았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에, 선생님 말씀에 순응하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소위 모범생의 삶이었다.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고, 학교 수업에 충실했으며 선생님의 말씀에도 집중하는... 모두가 흔히 알고 있는 바로 그런 스트레오타입.

우리 집에는 '각자 할 일'이라는 암묵적인 가훈이 있었다. 누가 드러내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의 회사 일, 어머니는 주부로서의 일, 그리고 나는 학생으로서 공부를 하는 것이 나의 할 일이었고,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본인과 가정의 행복을 가져온다고 생각했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각자가 맞물려 최선을 다해 돌아가야 그것이 하나가 되고, 행복한 가정이 작동하는 그런 구조였다.


그렇기에 부모님은 나에게 공부 외에는 일상의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어느 날이었던가. 중학생 시절,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을 했음을 알게 된 날이었다.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아이고 잘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이셨다. "다음에도 더 잘해라." 경상도 분이라 무뚝뚝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그런 칭찬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에 더 잘하라니. 난 칭찬에 목마른 인간이었다. 나의 목은 항상 메말라 있었다.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물을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 같은. 오직 조건 없는 온전한 칭찬과 마음의 평안이 필요했다.


하지만 난 체재 순응형 인간이었다. 그렇게 적응해갔고, 또 그렇게 공부했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난 여전히 모범생이었고, 밤톨머리 중학생은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리고 또 시간은 흘렀다.


난 결국 '서울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부모님의 자랑이었다. 어머니의 함박웃음을 보았다.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켜 기뻤다. 항상 목말랐던 갈증도 조금 해소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생활바보'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