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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Son May 24. 2024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Humanizing Tech Investment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ChatGPT와 DALL-E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은 우리의 글쓰기 스타일을 모방하고 창작물을 생성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인간 경험을 완전히 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철학자 메를로퐁티에 따르면, 인간 경험은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환원될 수 없는 복잡한 현상입니다. 그는 지향성(intentionality)과 신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의 경험이 신체적 존재와 분리될 수 없으며, 우리의 의식은 항상 무언가를 향해 지향된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는 주의력, 배려, 지각 등 비선형적 요소로 가득한 다양한 사회적 세계에서 활동합니다. 이러한 세계에는 각기 다른 규칙과 관행이 존재하며, 우리는 이를 내재화하여 자연스럽게 따릅니다.


현재 AI 기술은 이러한 미묘한 인간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고 모방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AI는 상황 이해 능력, 추상적 사고, 창의성 면에서 여전히 미흡합니다. 일반화된 언어 모델이나 경제 시뮬레이션은 인간의 행동 원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과학주의나 환원주의 접근법만으로는 인간 경험의 풍부함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AI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 본성을 완전히 모방하기 어려운 이유는 암묵지, 주관성, 실존적 경험 등의 측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암묵지는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중요한 지식이며, 주관성은 개인의 고유한 관점과 경험을 반영합니다. 실존적 경험은 인간이 존재하는 방식과 깊이 관련된 경험으로, 단순한 데이터나 알고리즘으로 포착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경험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려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현상학적 접근이 중요해집니다. 


현상학은 인간 경험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직접적으로 기술하고자 합니다. 편향된 이론이나 모델에 의존하기보다는 지각의 과정 자체에 주목하여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추구합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AI는 인간의 복잡한 경험과 상호작용을 더 잘 모델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와 현상학적 접근을 융합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상호주관성 모델링 등이 있습니다.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인간의 신경 신호를 직접 읽어 들여 더 정교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상호주관성 모델링은 AI가 다양한 인간 주체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인지 심리학, 신경 과학, 생리학의 설명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우리는 현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현상학은 심리적 또는 인과적 설명을 제공하지 않고 지각 현상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과 접촉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쉬운 답 없이 보고 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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