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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Son Dec 26. 2022

생성AI가 스며든 세계: 부조화 이론과 Process

Who owns the creativity?

풍부함이나 화려함 같은 단어를 추가하는데 대략 80시간을 썼습니다.”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꾸는 생성 AI 프로그램 ‘MidJourney'를 사용해 완성된 디지털 아트 우주 오페라 극장, Théâtre D’opéra Spatial’ 은 지난 8월 콜로라도 주 미술 박람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예술가들은 분노했고 해당 작품의 창작자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주 헬멧을 쓴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이라는 초기 이미지에서 지속적으로 톤 앤 매너를 발전시키기 위해 900번 이상의 텍스트 변환을 시도한 만큼 AI 프로그램이 새로운 예술 제작의 ‘도구’ 임을 주장한 바 있다


2013년에 발표된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의 리포트에 따르면 AI로부터 위협을 덜 받는 직업군은 그림과 글을 쓰는 것과 같은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이었다.하지만 이번 달 초 GPT-3는 2024년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토론회의 풍경을 표현한 뉴욕 매거진의 기사를 작성했고 생성 AI 스타트업 서비스 컨센서스는 작성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전 세계 과학 논물들의 결론들을 수초 안에 인용 회수를 포함해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내 경우 글 작성 시 실제 쓰는 시간은 보통 전체 작업 시간의 절반도 안되며대부분은 제한된 공간에 넣을 수 있는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많이 읽고 전체의 구조와 중요한 내용을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위 사례들은 역사적으로 인간의 창의적 과정의 일부로 여겨왔던 특정 작업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창의성이 온전히 인간다움의 상징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물론 여전히 인간의 개입이 절대적이고 인공지능은 시키는 것을 잘할 뿐이라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하지만 기술이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빠르게 확장되며윤리가 부족한 세상에서 그 같은 이야기는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사회학자인 김문조 고려대 명예교수는 디지털 시대에는 인간이 신체적물리적규범적 한계를 넘어선 열망을 추구하려는 시도들로 채워져 탈진정성인본주의 및 진리로부터의 탈피가 시대적 방향성이 되었음을 지적한 바 있다유명인의 얼굴을 띈 딥페이크 기술의 포르노조회수를 위한 유튜브 내 가짜 뉴스진실을 전하는 뉴스가 재미있는 뉴스쇼가 되어야 하는 강박을 우리는 이미 익숙하게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게다가 생성 AI 기술은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모든 것을 쉽게 캡처하고 배포할 수 있게 된 뒤 구체화되고 있는 문화의 민주화를 가속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창의력이 시장에서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고려되어야 할 지점은 무엇이 있을까특히 창의성의 결과물로 승부를 보는 크리에이터들의 업계인 예술 또는 광고 및 미디어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이 같은 생성 AI 프로그램들과 비교되는 그들만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첫째실제의 세계를 바라보는 풍부한 관점에 집중해야 한다스타일은 역사적으로 예술가의 독특한 특성이었다누군가 AI 생성 프로그램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타일로 구현할 것을 적어 넣더라도이는 곧 관객들에게 해당 작품이 기존 작가의 스타일에 영향을 받는 파생 작품으로 분류됨을 의미한다또한 처음 언급한 우주 오페라나 DALL-E로 만들어진 로마 시대의 스타이더맨과 같은 생성 AI 프로그램의 결과물들은 흥미로울 순 있어도 초현실적인 방향에서의 실존적 상실감을 드러내는 양상이 있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꾸준하고 뚜렷한 창작자의 고유한 스타일은 세계를 향한 자신만의 관점에서 싹이 튼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시대에 적용 가능한 '부조화 프레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 사회학 관점의 빈곤론격차론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2030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소비 행태인 오마카세 인기 및 이와 대비되는 무지출 챌린지 열풍의 의미를 모두 납득할 수 있게 해 준다. 고령화를 출산과 사망의 부조화양극화를 성장과 분배의 부조화로 바라보면 그들 사이의 '조화'가 곧 해결책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기에 유용한 부분이 있다.

 

둘째프로세스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텍스트로 명령을 내리는 현 생성 AI 기술의 세계에서 창작자는 무엇을 적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곧 핵심 기술이 된다누군가가 어떻게 결과물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프로세스에서 창작자로서의 숙련도와 그 과정 동안의 산출물의 양을 보여주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관련 기술 기업들은 프롬프트 작성 시 보다 세분화된 제어를 가능하게 할 자체 언어와 시스템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앞으로 현업에서 생성 AI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될 창작자 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작업하는 창작자 모두 결과물뿐만이 아닌 '각 제작 과정'에 보다 풍부한 통찰력을 담아내고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대중은 이를 통해 자신이 확인한 의미가 단순히 재미가 아닌 각자의 삶과의 연결성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결과물'에 대한 가치를 상호 확인 및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의 위축 경영의 시대에서도 생성 AI 기술 기업에의 상업적 상용화를 위한 투자는 계속해서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성장과 스마트폰 카메라의 빠른 기술적 발전은 이전 견고하던 광고나 영화 업계의 소위 영상 제작 전문가의 영역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내어준 바 있다광고 카피를 쓰는 Jasper에 투자해 이미 내부 마케팅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Lensa AI와 같은 이미지 합성 프로그램의 결과물은 이미 소셜 미디어 내 벽들을 상당 부분 채웠다

 

인류학자인 제임스 리치는 파푸아뉴기니 북부 해안에 사는 라이(Rai)족의 문화적 관습과 신념을 연구한 저서에서 '사물이 아닌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창의성'이라 제안한 바 있다결국 창작자들은 자신의 결과물을 통해 관객들에게 영감과 삶의 의미를 확인하도록 도와 대중의 감정적, 행동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길 위에 서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22년 12월 27일 자 전자신문 기명 칼럼에 게재된 내용의 원본입니다.


References

He used AI to win a fine-arts competition. Was it cheating?

That AI Chatbot Wrote a Pretty Decent New York Article

AI experts are increasingly afraid of what they’re creating

"다가올 미래는 혼합현실·혼종인간의 문명 시대"

현대사회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At play with DALL-E 2: fieldnotes from the algorit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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