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시야

by Ryeonny

인생 처음으로 발에 깁스를 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내게 자리를 양보하면,

“괜찮아요. 그리 심하지 않아요.” 라며

사양하는 상상을 했다.


깁스를 하고 첫 출근길.

내가 앞에 선 자리의 사람들은 핸드폰을 보거나 눈을 감고 있었다.


유일하게 내 깁스를 눈치챈 한 아저씨는

내 다리와 자신의 옆자리 사람을 번갈아보다가, 이내 먼곳을 보았다.


자리를 양보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김칫국을 거하게 마셨구나 싶어서 혼자 멋쩍었다.


그러다 생각했다.

나는 깁스하거나 불편해 보이는

누군가를 발견한 적이 있던가?


쉽게 기억나지 않았다.

사실 출근길 시야는 극도로 좁다.

각자 자신의 하루를 감당하기도 벅차다.


시야를 넓혀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어야겠다는 다짐은 못하겠다.


그래도 그 좁디좁은 출근길 시야를 뚫고

돕고 싶은 누군가가 내 눈에

들어온다면 그때는 기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