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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2018 트렌드 노트

by 류영호

<여유 지향 사회>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소셜미디어에 나타난 데이터 분석에 따른 지금의 한국 사회를 압축한 표현이다. 평균 이상의 우리는 “생각하고, 일하고, 배우는 대신에 오고, 가고, 먹고, 노는 사람들”로 볼 수 있다. 사회적 시선과 미래의 불안에 저당잡혀 끌려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이 깊게 스며있다. 이 책은 소셜미디어 분석 전문가들이 한국인들이 소셜 공간에 남긴 빅데이터에서 일상의 지향점을 뽑아냈다. 기술이 발달하고 나이가 들어도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다. 요즘 사람들의 마음은 글이나 말보다 디스플레이 속에서 찍고, 보고, 듣고, 쓰는 행동을 통해 거대한 데이터로 구축된다. 모바일 네트워크는 시공간을 넘어서 무한대의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간다.


내가 무엇을 한 건, 이젠 오롯이 내 것만이 아니다. 하나의 행동이 연결을 거듭하면서 현상을 만들고, 좀 더 큰 영향력안에서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 모바일과 디지털은 이런 현상을 촉발시킨 중심에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물리적인 생산과 소비를 즐기고 일상을 살아간다. 정치사회경제 등 거대한 담론에 맹목적으로 휘둘리는 시대는 종언되고 있다. 개개인의 편리함과 즉각적면서 현실적인 행복이 대중들의 삶에 더 깊게 들어오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사회문화적 현상을 분석하는 것은 후행적인 의미 발견이지만, 그만큼 잘 다져진 오늘의 우리를 투영시키는 흔적이다. 작년에 이어 나온 이 책의 강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대부분의 유통과 컨텐츠 산업은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의 시대에서 생활점유율(life share)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10분이라도 다수의 소비자(고객/독자)를 고정적으로 잡고, 그 시간을 늘려가는 생산과 유통이 결국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평범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이제 소셜미디어로 대중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시대에 2018년엔 어떤 트렌드가 현재를 기반으로 만들어질지 예측해보는 것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이제 본격적인 사업계획 수립 시즌에 들어간다. 타겟 고객들의 마음과 트렌드를 제대로 알고 가는 건 기본이다. 기업에서 사업 전략과 마케팅, 소셜미디어 분야의 관계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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