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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Ryu Euimi Mar 31. 2024

덕질, 하세요!

Copyright ⓒ 유의미 Ryu Euimi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덕질이라는 것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 덕질하는 것이 밥먹 듯 쉬운 사람, 덕질의 강도를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사람 등등. 나는 숨 쉬듯 덕질하는 사람 중 하나다.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경우도 있고, 한 계기로 내 마음을 완전히 주기로 결심했던 적도 있다. 분야도 다양하다. 뭐든 성실하게 하는 성격 탓에 덕질도 열심히 한다. 나는 왜 덕질을 그렇게나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걸까?


우선, 덕질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덕질(Dovotion)이란, 사람들이 특정한 주제나 활동에 대해 깊은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그에 헌신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덕질이 전통적인 팬덤 활동이라는 인식이 강해 일종의 사회적 편견이나 비난을 받았다. 그렇지만 최근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의 양과 다양성이 증가하고 관심사의 정보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덕질의 영역이 보다 확장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덕질이 사회적으로 더욱 인정받는 추세로 변화하면서 이러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이해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덕질을 왜 할까?

첫 번째로 '나를 확립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깊은 열정과 호기심에서 비롯되는 덕질은 지난 글에서 언급한 디깅과 매우 유사하다. 덕질 대상에는 그 사람의 가치관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개인의 관심사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관을 발견하고 구체화할 수도 있기에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인 만큼 본능적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소속감을 느끼려 한다. 스스로를 인식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데 소속감이 기여하기 때문에 덕질을 통해 더욱 이를 느끼고자 할 것이다.

세 번째는 '감정적 만족감'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소속감과 연결하여, 사람들은 덕질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공동의 관심사를 공유한다. 그 속에서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얻고 다양한 관점을 습득하며 호기심을 충족시키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와 부담은 과몰입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사람들은 금전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시간, 에너지 등을 소비하면서 긍정적인 경험을 찾으려고 한다.  적당한 균형을 통한 덕질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감정적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다.


나는 지금 덕질하는 것 중 춤에 가장 몰입해 있다. 취미를 넘어 그냥 과몰입.. 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배우면 배울수록 그 분야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당연하게 생겼고, 춤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매력을 새로이 알게 되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짜릿한 순간을 경험해보기도 했다. 아! 그리고 케이팝을 주로 듣던 내가 춤을 시작하고 음악을 듣는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지기도 했다. 다양함을 경험하면서 시야도 확장되고 더 많은 부분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지인들은 나에게 '꾸준히 미쳐있는 분야가 있는 것이 너무 부럽다'라고 종종 이야기한다. 나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과 이를 찾는 노력과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의도하는 것은 아니나 무엇을 하든 언제나 진심이기에 이렇게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덕질을 시작하기를 바란다. 거친 세상 속 삶을 버티게 하는 행복은 그런 곳에서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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