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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Dec 11. 2016

Tokyo, Japan

2016년 2월 22일, 일본 동경에서.

東京都豊島区南池袋一丁目明治通り MINAMIIKEBUKURO  1 CHOME, TOSHIMA-KU, TOKYO, JAPAN
東京都豊島区池袋駅 IKEBUKURO STATION, TOSHIMA-KU, TOKYO, JAPAN
東京都新宿区西新宿一丁目中央通り NISHISHINJUKU 1 CHOME, SHINJUKU-KU, TOKYO, JAPAN
東京都新宿区西新宿一丁目東京都庁 NISHISHINJUKU 1 CHOME, SHINJUKU-KU, TOKYO, JAPAN
東京都新宿区新宿駅 SHINJUKU STATION, SHINJUKU-KU, TOKYO, JAPAN



나는 동경을 무척 좋아한다. 좋아한다 수준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나는 늘 일본을 좋아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동경이라는 도시와 동경에서 살면서 빛났던 나 자신을 좋아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내가 일본 생활을 시작하고 1년 후부터인 2008년 여름부터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은 부쩍 늘었고, 일본 생활을 접은 이후로(대지진 이후로) 일본으로 가는 사람들은 한때 주춤했으나 동경이 있는 동일본 쪽이 아닌, 오사카, 쿄토, 후쿠오카 등의 서일본 쪽으로 여행을 가기 시작했다. 잠시 둘러본 일본이라는 나라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 거 없다, 한국과 다를 것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는 내가 동경에서만 살았고, 동경과는 특별한 시간을 공유했기 때문에 당연히 동경 편애가 상당히 심한데, 한국보다 한 발자국 먼저 앞서가고 있는 일본을 느끼고 싶다면, 동경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동경 자체가 관광지가 아니라 관광하기엔 심심한 곳이지만, 긴 시간을 두고 보면서, 일본이라는 나라의 모습, 그리고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곳은 오직 동경뿐이라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한국은 무서울 정도로 일본화되어가고 있다. 왜 그렇게 묻는다면 그것에 대해선 답하지 않겠다.) 

나는 이곳 신주쿠를 현재 동경의 심장이라고 생각한다. 신주쿠는 대기업과 동경도청이 밀집한 사무실 밀집 지역이다. 볼거리라곤 코딱지만큼도 없는 곳이지.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일본에 대한 환상 중 하나가 바로 '신구의 조화'다. 오래된 목조 건물, 쓰러질 것만 같은 건물의 노렌 のれん 이 입구에 걸쳐진 노점, 어딜 가나 친절한 사람들, 귀여운 소품들과 카페, 벚꽃이 떨어지고- 뭐 그런.(이 환상을 극대화시켜 영상으로 남긴 것이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모든 판타지가 다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곳은 그런 환상은 전혀 없이 오직 '날 것의 일본'만이 존재하는 곳. 초고층의 신식 건물, 피곤에 쩐 얼굴, 개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모두 같은 옷. 내게는 앞서가는 느낌도 뒤쳐지는 느낌도 모두 동시에 느껴지는, 개인의 개성은 전체의 획일성 안에서만 존재하고, '고여서 썩어가기만 하는 물'같은 나라인 일본의 맨얼굴이 신큐주에선 볼 수 있다. 나는 위의 세 번째 사진을 받아 보았을 때 내가 생각하는 일본이 그대로 찍혀 있어 놀랐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본과는 다른 모습이겠지만, 만 4년을 동경에서 지낸 내게 일본은, 동경은 더도 덜도 말고 딱 이런 곳이다.



OLYMPUS TRIP 35

KODAK GOLD 200 COLOR NEGATIVE(GB 200-7) (2)

현상 및 스캔 : 서울 이화동 '홍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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