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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Jan 02. 2016

Melbourne

    남반구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호주 멜버른. 이곳에서 2014년 11월 11일부터 2015년 11월 9일까지 1년 동안 생활하였다. 가기 전에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겠다며 많은 것들을 계획했지만, 인생사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진리인지, 계획한 것들 중 일부만 실행하기도 했고, 없었던 계획이 생겨 다른 것들도 해보고. 지인들에게 '다사다난'이라는 말로 함축되는 이 1년 동안 가장 '공 들여' 꾸준히 한 것이 있다면 아마 '남의 동네 걷기'같다. SLR 카메라와 똑딱이 카메라, 필름 카메라 두 대를 들고 전철을 타고 트램을 타고 버스를 타고 계획대로 혹은 마음 내키는 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걷다가 넘어져 팔이 부러졌다는 슬픈 에피소드도 생겼을 정도로.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고 학부 시절 교수님들께서 도시사 전공이기도 하고 그 영향인지 개인적으로 도시사에 관심이 많아, 멜버른이라는 이 짧은 역사의 도시를 어설프게라도 도시사 관점으로 풀어보고 싶다는 계획이 초반기에는 있었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미 한국에 돌아온 상태지만, 멜버른이라는 도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 한국에서 인터넷 서핑으로라도 구한 정보들(아마 내 사랑 wikipedia애용)로라도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전문가도 아니고 고작 1년 잠깐 앉아만 있다 온 정도라 주변 사람들에게 주워들은 이야기들,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을 내 기준과 내 생각을 버무려 올리는 정도가 될 것이다.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언제든 피드백 주시길.



Melbourne


    멜버른 Melbourne은 호주의 주요 도시들 중 호주 대륙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고(호주의 가장 남쪽에 있는 타즈매니아는 대륙이 아니라 섬이니까 제외), 시드니 Sydney에 이어 제 2의 도시라 불린다. 관광지로 유명한 것은 랜드마크로는 황금색 이 인상적인 100년은 넘어 보이는 오래된 건물 양식의 플린더스 역 Flinders Station과 형형 색색의 작은 오두막들이 일렬로 늘여져 있는 해안가 브라이튼 비치 Brighton Beach를 꼽을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가는 관광지만으로 멜버른을 표현하기엔 역부족. 플린더스 역은 서울역보단 종각역, 강남역처럼 시내에 나가기 위해 매일 들르는 역이고, 브라이튼 비치는 관광객들조차도 해변가에서 인증샷만 찍고 바로 자리를 떠난다. 


    한국인들이 보통 이야기하는 '멜버른'은 시내 중심가, Melbourne CBD(Central Business District)를 칭한다. 하지만 구글 지도에서 Melbourne이라고 검색해보면

이만한 구역이 모두 멜버른이라고 나온다. 우리가 아는 멜버른, MelbourneCBD(이하 '시티')는 빨간 Melbourne이라는 글씨의 lb정도에 위치한 아주 작은 구역이다. 가로 약 1.8km X 세로 약 1.0km의 직사각형(어디까지나 대략으로, 구글로 잰 거리라 정확한 거리 아님)인 시티는 한국에서 나의 생활권인 서울지역을 빗대어 이야기해보면 종로 1가부터 종로 4가, 시청과 덕수궁이 있는 을지로부터 경복궁 앞을 지나는 율곡로까지 정도, 즉 우리가 '종로'라고 불리는 정도의 크기다.(Melbourne CBD라고 검색하면 좀 더 넓은 구역이 검색되지만 실제로 'city', 'cbd'라고 불리는 곳은 이 직사각형 구역이다) 시티를 벗어나면 5층 이상의 고층건물은 보기 힘들다. 아니다, 오히려 본 적이 있나? 아무리 높아봤자 3층이 최대인 것 같다.


   멜버른의 행정구역은 27개의 City와 4개의 Shire, 총 31개의 행정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각 City와 Shire는 각각 수 개의 Suburbs, 혹은 Towns, townships, rural localities 등으로도 나뉜다.  Suburbs는 우리에겐 '동'이라면 각 city는 '시' 혹은 '구', towns, townships, rural localties는 '면', '리' 쯤 되는 것 같다. 각 행정구역은 우편번호로 나뉜다. 호주의 우편번호는 4자리이고, Victoria 주는 가장  앞자리가 3이다. 멜버른 중심부인 시티의 경우 3000이고, 내가 살았던 동네 Caulfield South는 3162였다. 덧붙여 멜버른에선 zone이라는 개념도 같이 쓰이는데 이는 행정구역보다는 멜버른의 대중교통을 관활하는 PTV(Public Trasnport Victoria)에서 거리에 따른 요금을 나누기 위해 사용한 지역 구분 개념으로 보인다.


    참고로 멜버른의 행정구역을 소개하려고 쓰는 글은 아니고 suburbs에 대해 말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앞으로의 포스팅들이 suburbs를 기준으로 올라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거주하던 지역이 시티에서 동남쪽이 위치한 곳이라 북쪽이나 서쪽은 거의 없고 다소 동쪽과 남쪽 지역에 치우치긴 했지만 휴일마다, 혹은 낮에 시간이 되는 날마다 열심히 돌아다녔다. 70개가 넘는 suburbs를 걸었고, 이야기하기 위해 선정한 곳은 60개가 조금 넘는다. 여러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이야기에 흐름이 있게 순서를 정했다. 총 22개의 이야기가 될 예정이다. 참고로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첫 번째 동네는 바로 이름마저도 뭔가 멋진 Fitzroy.



*모바일 화면의 커퍼 편집이 안 돼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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