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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류 Sep 16. 2020

우리시대의 관객과 함께
국립극장 기획자 오지원  

[문화다원 No1.] 예술人기획人행정人 부족 간 인터뷰 프로젝트  

[문화다원] 예술人기획人행정人 100의 좌표에서 바라보는 지평의 융합(Fusion of horizon) 


첫번째 좌표는 국립극장 기획인이 서있는 곳으로 가보았습니다. 정식명칭 국립중앙극장은 문화부 소속기관입니다. 그래서 지원부서에 있는 분들은 문화부 소속 공무원입니다. 또한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에 소속된 예술가분들은 인원도 많고 예술인 부족의 특성을 강하게 갖고 계십니다. 그 사이에서 기획인 부족에 있는 분이 바라보는 지평과 오리지널리티가 궁금했습니다.    


1. 이름은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오지원. 2003년부터 일을 시작했으니, 이제 18년째가 되었네요.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예술과 관객 사이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공연 마케팅, 홍보 업무에서 예술과 관객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했고, 공연 제작을 맡으며 예술가들이 창작 의도를 잘 표현할 수 있게 조력자 역할을, 2010년부터 6년간 여우樂 기획자로서 프로그램 기획, 제작과 운영을, 현재는 국립극장과 전속예술단체 사이에서 극장과 예술 조직이 함께 작품을 제작하고 운영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0년 9월부터 국립창극단 책임피디로 일하고 있습니다.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당신이 하는(해 왔던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초심계기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저에게 공연장이나 무대는 환상적인 공간입니다. 어린 아이가 놀이동산을 갈 때나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의 느낌과 비교할 수 있죠. 그런 공간으로 자꾸 끌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였던 것 같아요. 이 시대를 예술로 표현하고, 무대에 담아내는 작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무엇과도 그 비교할 수 없죠.     

4. 최근 3년 동안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보람있거나 의미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큰 일을 찾기 보단 최근에 있었던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요. 국립극장은 시즌제를 운영하고 있어 매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의 작품을 한 번에 기획하고 있어요. 최근 극장 내 인사 이동으로 다른 파트로 발령이 났는데, 그 소식을 듣자마자 마음이 쿵 내려앉는 거예요. 이유는 제가 기획한 작품을 직접 진행할 수 없는 서운함이었어요. 조직에선 흔히 있는 인사이동이었지만, 섭섭한 감정이 드는 이유는 제가 지금 하는 일에 열정과 진심이 담겨졌다는 감정의 반증이 아닐까요? 기획에 대한 저의 감정이 아직도 뜨겁다는 것이 저에겐 의미있는 일인 것 같아요.


5. 당신은 다른 부족사람들에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기획자는 카멜레온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업무 영역이 방대하기도 하고, 기획, 제작, 홍보, 마케팅, 행정 등 각각 다른 모습으로 공연의 시작에서 끝맺음까지 모든 곳에 스며들어야 하거든요. 잘 보이는 일보다는 무대 뒤, 보이지 않는 업무를 주로 합니다. 예술가와 행정가 그리고 관객의 접점에서 협업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할 때가 많아요. 각자의 상황과 입장을 이해시키는 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기획자의 의견을 적시적소에 내야하구요. 요즘말로 낄낄빠빠, 할많할않도 잘해야 합니다.


 6.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책음악공연영화전시 혹은 저자 혹은 작가 등을 소개시켜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공연 일을 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일을 핑계로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책, 음악, 영화, 전시를 많이 봐야 한다는 것이고,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어 매 순간 영감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8월에 관람한 작품을 떠올리자면, 연극 <와이프>(연출 신유청)에서는 19세기 헨리 입센의 소설 <인형의 집>의 노라가 시대를 넘고 넘어 2020년의 저에게 용기와 위로를 전해주었고, 인생 뮤지컬 <렌트>에서는 코로나19로 공연 중단의 위기 속 무대가 절실한 배우들과 관객들이 눈물로 함께한 “No Day, But Today.”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희망과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다시금 마음속에 되새기게 되었어요.    


(플레이DB) 연극 <와이프> 리뷰      


7. (서로 다른 부족의 '일의 방법'과 '생각의 관점'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당신이 하는(해왔던일의 '---'은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첫 시작은 일이 아닌 흥미로움, 이성보단 가슴에서 시작됩니다. 공연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관객의 

한 명이자 기획자인 저부터가 작품이 기대되고, 설레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자의 발동이 걸렸으면, 그 다음은 참여하는 예술가들이 즐겁게 몰입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기획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예술적인 구심점(연출자, 안무가, 지휘자 등)을 중심으로 창작진, 기술진, 출연진, 기획팀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소통과 협업을 이끌어 내야죠. 기획자가 얼마나 부지런하고 현명한 메신저의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연의 절정은 관객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작품은 관객을 만나는 순간, 생명이 시작되고, 역사가 만들어 집니다. 공연이 처음 관객을 만나는 순간의 떨림과 긴장감은 생명의 탄생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관객의 사랑을 받아 자립하는 작품들은 자랑스럽고, 뿌듯하지만, 관객의 마음을 얻지 못한 작품은 수정과 보안으로 아무리 애를 써도 사장되는 작품들이 있어요. 속상하고, 후회스럽죠.    

  

저는 참여한 작업에 도취되지 않으려 노력해요. 최대한 열정을 갖고 작품에 참여하되, 다양한 시각을 듣고 모든 상황을 이성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다음 작품에서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보안,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7-1)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저는 끊임없는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왜이 시대의 관객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하려고 하는가"     

 저의 가치는 이 시대의 동시대성, Contemporary를 찾고, 무대에 담은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8. 누구나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당신은 어떤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가요?  

  예술가의 에너지는 저에게 자극과 동력이 되고. 예술 환경과 시스템의 발전을 위해 행정가들의 도움은 늘 필요하죠. 하지만, 눈앞의 일에 치여 도움을 청하는 기회조차 만들지 못한 현실이 아쉬워요. 특히 이쪽 일은 절대 혼자만 잘해선 해낼 수 없는 작업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나다운 것 등)?     

  저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극과 영감을 받고, 저의 업무에서 대입시키거나 발전시키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하면서 작업에 몰입하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예요. 또 기획자로서 일을 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것 같아요. 


10. 앞으로 어떤 일(작업역할)을 하고 싶나요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무엇을 하고 있()나요?     

  기획자로서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갈망은 은퇴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요. 언젠간 기회가 된다면, 신진 예술가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당장 지금은 저와 같은 일을 하는 기획자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려 노력합니다. 눈앞에 있는 일도 중요하지만, 조금씩 마음을 내어 기획자들과 횡적인 소통을 하고 싶어요. 연대를 발판으로 종적으로 확장하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공연 예술계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조금씩 발전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0-1. (추가질문 하나를 더 드려봅니다) ‘기획자로서’ 라는 말을 많이 쓰셨습니다. 기획의 관점에서 좋았던 작업을 하나 떠올려 본다면, 그리고 그것이 왜 기획적으로 좋았는지 설명해주신다면?    

     여우락 페스티벌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여우락은 좋은 공연을 선보이는 축제를 넘어 여우락만의 차별적이고 특별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여우락을 기다리는 관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매 해 라인업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예술가들의 특별한 무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우락의 성공에는 기획이라는 큐레이션이 숨어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축제의 시작과 성장 속 그 뜨거웠던 시간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획자로서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11. 다른 부족에 속해있는 다른 역할을 하는 행정기획예술人 중 어떤 좌표에 있는 사람들과 당신은 이야기 나눠보고 싶으신가요? (세대역할조직 등     

 연관이 많으나 협업에서 만나기 힘든,  솔직히 단 한번도 대화를 해본 적이 없는 예술행정 부족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12.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업데이트 안한지 4년되었는데, 노출하는게 맞을까요? ㅠㅠ

 www.facebook.com/jiwon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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