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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의 도시브랜드를 성장시킨 브랜더 전현경

[문화다원 No50] 예술人기획人행정人 부족 간 인터뷰 프로젝트

by 장석류

오십 번째 좌표는 <좋은 조직문화란 무엇인가> 춘천x영도 인사이트 출간을 맞이하여, 영도 문화도시센터에서 도시브랜드의 성장을 담당 분을 찾았습니다. 영도 문화도시 브랜드는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레드닷, IDEA, ADC, iF)를 모두 석권했었습니다. 브랜드는 잘 만든다고 오래가는 것은 아닙니다. 잘 낳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잘 기르는 역할도 필요합니다. 브랜드가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잘 소통하면서 지속적으로 관계 맺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분은 부산 영도 도시브랜드가 잘 자랄 수 있게 성장시키고, 확산시킨 일을 담당한 분입니다. 한마디로 도시의 매력을 높이는 일이었습니다. 영도 도시브랜드의 성장 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인터뷰이를 한번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부산 영도의 도시브랜드를 성장시킨, 브랜더 전현경"


1. 이름은? 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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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현경입니다.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영도사람입니다. 첫 직장으로 4년간 영도문화도시센터에서 일했고 2024년 12월 말 퇴사했습니다.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 역할 속에서 자신의 직업정체성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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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1년은 지역 의제를 찾고 해결하는 리빙랩, 문화공간 지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전반적으로 문화도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영도 주민’을 지원하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는 일을 했어요. 다음 1년은 영도 문화도시 브랜드 사업과 영도 홍보 담당자로 일했어요. 사업 소개, 외부 방문 응대, 연차보고서 발행, 성과 영상 제작, SNS 관리, 옥외 광고 업무를 하며 영도의 존재감을 알리는 게 역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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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3년간 영도 문화도시 브랜드를 맡았어요. 저는 초기 브랜드 구축이 마무리된 후 확산하는 단계에서 사업을 담당했어요. 영도 브랜드 사업은 도시 매력도를 높이는 일이에요. 영도의 사람, 문화적인 시도, 이미지, 이야기 등 영도다움을 안팎으로 알리고 고유한 정체성을 만드는데 목표가 있어요. 그럼 어떤 도시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곳,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곳, 바다 위 묘박지, 짠내와 해무 등 영도하면 떠오르는 인상, 감각이 생길 것이고 이게 쌓이면 영도를 궁금해하고 영도를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해요. 이 정체성은 지역민의 참여와 이야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영도 브랜딩에 참여하고 공감하고 확산될 수 있도록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커뮤니티 지원, 온‧오프 이벤트, 공공 디자인, 웹진 발행, 대외 홍보를 했어요. 특히 영도 문화도시 브랜드의 특별한 점은 ‘영도체’와 ‘한 선 잇기’ 시스템을 통해서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영도의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부분이에요. 저는 친구처럼 사소한 것부터 큰 문제까지 가까이에서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점을 더해서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기획자라고 생각해요.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신이 하는(해 왔던) 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 초심, 계기, 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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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시작 전엔 중국 문화와 언어를 전공했어요. 글과 언어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즐겼어요. 배낭여행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모두 다른 도시의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는 게 마냥 좋았어요. 그러다 코로나가 찾아왔어요. 중국에서 마케팅 일을 배워보고자 했고 인턴에 합격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취소됐어요. 허탈함을 많이 느꼈는데 ‘아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찾아보자’라고 생각하는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내가 일로 잘하고 싶은 게 뭐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고민했어요. 생각해 보니 마냥 호기심만 넘쳤더라고요. 일단 끝까지 해내 보는 경험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찾아낸 두 가지가 있어요. 문화예술을 기획하고 해 보는 것에 관심이 있었어요. 일단 문화예술은 똑같은 평균값을 만들자고 하는 일이 아니라서 그런 사소함과 개인에게 주목해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는 게 흥미로웠어요. 이후 영도문화도시센터를 발견했고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문화적으로 도시를 변화시키는 게 무슨 말인지 궁금했어요. 중간지원조직에 있으면서 결국 나와 타인을 이해하면서 나와의 관계도 괜찮아지는 점이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느꼈어요.


4. 당신이 하는 일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고객은 누구인가요

5. 3박 4일 디자인 캠프.jpg 3박 4일 디자인 캠프

고객은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니까 영도 브랜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에요. 이 사람들에게 영도를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게 제 일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일 많이 만나는 고객은 ‘디자이너’에요. 디자이너는 도시 정체성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핵심 파트너예요. 이 고객들과 소통이 잘돼야 영도 브랜드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영도를 알릴 수 있거든요.


4-1. 당신이 생각하시는 고객에게, 당신은 어떤 역할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11. 공공 디자인 지원_온라인 회의.jpg 공공 디자인 지원_온라인 회의

디자이너 대부분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고려하지만 자신의 특기를 이용해서 이유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정체성이 뚜렷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고 같이 일 할 수 있는 동료, 전시나 포스터 제작 외에 내 기획에서 출발하는 프로젝트 기회, 클라이언트와 일하는 실무경험 등의 욕구가 있었어요. 저는 여기서 의견을 묻고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현재 상태와 무슨 경험과 도움이 필요한지 계속 물어봤어요. 그리고 연결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어요. 특히 이 고객들과는 ‘명확한 소통’이 필수라 생각해요. 추상적인 것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사람들이라 이 사업이 뭘 지향하는지, 지양하는지, 콘셉트, 결과 등을 하나의 문장과 예시로 간결하게 설명하는 게 중요해요. 또 내 작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하는 일이 도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얘기하는 게 제 역할이었요. 시민 대상 디자인 교육을 하는 것, 공공기관과 작업한 결과물이 추후 어떻게 활용되는지처럼요. 그래서 과정에서 영도 브랜드를 소개하고 영도에서 디자인 재료를 찾고 영도와 접점을 만드는 것을 빼놓지 않았어요.


5. 당신이 하는(해왔던) 일의 시퀀스( '기-승-전-결')는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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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고 정의해요. 문제와 좋은 점, 콘셉트와 키워드, 메시지를 만들어봐요. 브랜드 사업은 특히나 영도만의 특별함이 중요하다 보니 영도에만 있는 것과 없는 것, 필요한 것이 뭔지 고민해요. 사람도 많이 만나고 정보를 모으고 편집하고 반복해요.

- 구체화하고 간결하게 정돈하는 시간이에요. 의도를 어떻게 전달할지, 남겨야 할 것을 떠올리고 영도에서 가능한 어떻게 할지 생각해요.

- 준비한 것을 실행해요.

- 적절히 운영됐는지, 남겼는지 피드백하며 가감할 부분을 찾아봐요. 끝으로 각 사업의 의미와 역할을 개인적으로 정리해요.


일의 흐름에서 공통으로 하는 건 말을 선명하게 정돈하는 일이에요. 내가 뭘 표현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고민해 봐야 진짜 뭘 말하고 싶은지,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알게 돼요. 아니면 결국 복잡하게 생각만 하다가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거나, 일에 갇혀 공회전하다가 별 의미 없이 끝나요.


6.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17. 크루들과.jpg with 동료 크루들과

여유와 명확한 소통 2가지예요. 제 일에서 만족도를 높이는 것 중 하나는 스몰토크인데요.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서 하는 억지 대화가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의 관심사, 관점, 가치관에 대해서 자연스레 얘기하다 보면 ‘아 이 사람은 이걸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 알게 되고 일할 때 참고가 돼요. 곁을 내어주는 최소한의 여유고 사람들이 다가왔을 때 짧은 대화로 사람과 상황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중요한 장치예요.


명확한 소통은 동료로서 중요히 여기는 가치이자 요구받는 것이에요. 특히 저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에너지 쏟다가 중요한 일 못할 때 화가 나요. 중요하지 않은 일은 서로 인지한 결과값과 상태가 달라서 불필요한 일이 자꾸 생기거나 반복해서 해야 하는 것들이요. 반대로 명확한 소통은 내가 하는 일의 상대방과 상호 인지가 잘 된 상태 같아요. 그래서 어렵지만 내가 요청할 것,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을 전달하고자 노력해요. 덧붙여 저는 소통할 때 일하는 가이드보다 ‘단계’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뭘 보여 줘야 되는지 명확하게 얘기할 때, 이 단계가 왜 필요한지, 이 일이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알면 일에 몰입감이 더해져요.


7. (최근 3년 동안) 당신이 특히 해결해보고 싶었던 문제(과제)는 무엇이었나요, (문제) 과제를 만났을 때, 진입장벽 혹은 페인포인트(그동안 해소하지 못한 불편함, 어려움 등)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풀어보려고 접근하셨나요

6. 영도 디자인 감각 투어.jpg 영도 디자인 감각 투어 중

첫째로 비교적 오래 고민한 문제는 도시 브랜드 사업에 대한 저의 이해와 정의였어요. 영도 브랜드 사업 범위 자체가 넓고 생소한 사업이라 이 일이 다음에 어떻게 연결돼야 할지 결과를 상상하기 어려웠어요. 부딪히는 시간을 지나며 브랜드 확산이라는 단어로 묶을 것이 아니라 각 사업 핵심 그룹마다 역할을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민-공공-디자이너-대외홍보 4가지로 그룹을 구분했어요.


1) 시민 : 영도 주민이자 영도에 관심 있는 사람들/ 영도 브랜드의 특별함이자 자발적으로 사용할 사람들/ 이벤트, 교육 등을 통해 계속 접점을 만들어서 영도 브랜드에 공감하고 활용도를 높이는 게 중요

2) 공공 : 영도 기관, 단체, 공공 시설물/ 브랜드 확산 효과가 가장 크고 많이 써야 할 곳/ 영도체와 한 선 잇기를 적용하고 활용 방법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

3) 디자이너 : 도시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정체성에 기여하는 핵심 파트너/ 영도를 기반으로 성장 기회, 동료 만나는 환경 만드는 것이 중요

4) 대외홍보 : 브랜드 사업 결과를 안팎으로 알려 영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 이렇게 4가지로 구분하니 각 카테고리에서 해야 될 세부 사업들이 정리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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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특히 고민했던 건 웹진 다리너머 영도에서 시민기자단의 역할이었어요. 웹진은 문화도시 영도의 시도와 가능성을 전하는 소식지인데 우리 웹진은 ‘어떤 인사이트를 전달해야 하나?’, ‘시민기자단의 전문성은 어떻게 높이나?’, ‘어떤 역량이 있어야 하나?’ 한 주제로 기획 기사를 꾸준히 쓸 수 있을까?’ 고민됐어요. 기자단이 웹진 전체 톤과 퀄리티에 제일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서요. 시민기자단은 기존 서포터스보다는 원고 기획부터 작성까지 주제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웹진에서는 크게 참고할 수 없었고 PD님과 대화하면서 전문성부터 다시 정의했어요. 우리 웹진에서 전문가는 ‘도시의 특정 키워드(청년, 돌봄, 브랜드 등)를 일정 시간 깊게 고민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 각자 관점을 글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글쓰기 역량보다 영도와 연결되는 방법을 많이 얘기하고 섭외했어요.


문화기획이 문제 유형도 참 다양하고 처음 겪는 상황도 많다 보니 불안감이 심해질 때가 많아요. ‘어떻게 해야 불안감을 덜 느낄까?’, ‘일에 대한 나의 기준이 필요하겠다’ 생각했고 두 가지 방법이 있었어요. 동료와 논의하기, 일하면서 얻은 피드백, 방식, 태도를 노션에 기록해요. 전현경 생존일지인데요. 저는 글을 쓰며 추상적인 것을 언어화하고 정의해야 불안감도 낮아지고 생각이 생각으로 그치지 않더라고요. 이 방법이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됐고, 시간이 지나면 이 기준과 방법론들이 저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8. (최근 3년 동안) 당신이 기억나는 '보람의 순간'이 있었다면

우선 제일 보람 있는 건 선택하거나 주어진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거예요. 비슷한 온도로 최선을 다하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순간, 준비한 것을 실행하고 사람들과 마주하는 현장에서 성취감을 느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연차별로 일에 의미가 더해지는 장면을 떠올려봤어요.

12. 디자인 교육_타이포.jpg 디자인 교육_타이포

2021년 새벽까지 디자이너들과 부스를 디자인하고 준비했던 순간과 4일간 1,700여 명의 사람이 방문한 것. 2022년 3박 4일 디자인 캠프 결과 공유회에서 동료를 찾고 내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울먹인 디자이너, 2022년~2024년 시민기자들과 웹진 다리너머 영도를 발행하기 위해 만나던 매월, 2024년 공공 디자인 지원 결과 공유회에서 디자이너와 기관 담당자가 서로 격려하고 활용한 결과물을 전달받은 것, 일상 공간인 영도 버스 정류장에 주민이 소개하는 영도를 영도체와 한 선 잇기 그래픽으로 디자인한 것. 주민이 응답한 둥근이웃, 라디오, 꼬불꼬불인생, 영도의 자부심, 토박이체 등 영도체에 대한 의미와 영도체를 발견하면 곧장 제보해 주는 사람들이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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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흩어져 있던 영도 브랜드 결과 이미지들을 모아 원라인 레코드북을 제작한 것이요. 이 레코드북이 단순히 사업 결과물을 아카이빙 한 게 아니라 이미지들이 모여서 도시의 변화를 체감하는 시각 지표가 될 수도 있다 생각해요.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 나다운 것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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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이요. 스스로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제일 자주 듣기도 해요. 제가 생각하는 회복탄력성은 2일, 3일 만에 회복하는 빠름의 정도가 아니라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힘’이에요. 물론 저에게도 안전장치로 작동하는 좋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건강히 일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건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과정에서 내가 균형을 잃고 상대방에게 집중할 에너지가 바닥나면 크게 의미 있는 협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과몰입이에요. 이건 장점보다는 최근 발견한 특징인데요. 흥미 있는 것에 몰입도가 높아요. 예를 들어 재밌는 말장난이나 예능, 영화에서 인상 깊은 게 있으면 그 장면과 대사를 계속 써봐요. 이게 일에서 아이디어로 연결되거나 상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요.


10.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책, 음악, 공연, 영화, 전시 혹은 저자, 작가 등을 소개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영향을 많이 받는 건 가까운 사람들이에요. 대화하면서 발견하는 것들이 많거든요. 콕 집어서 말하기 힘드니까 책과 영화를 소개하고 싶어요. 영화는 존 카니 감독 싱 스트리트예요. 1980년대 아일랜드 배경 음악영화인데요. 성장과 선택에 대한 담백하고 유쾌한 연출이 좋아요. 책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하는 걸 재밌어해서 민음사에서 출판하는 ‘인문잡지 한 편’ 매거진을 추천하고 싶어요. ‘책 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 편의 인문학’이라 소개하는데요. 일, 독립, 쉼, 대학, 집 등 특정 주제에 사회학, 정치학, 철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글이 실려 있어요. 그중에서도 5호 ‘일’을 추천해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 자체에 관심이 많은데요. 플랫폼 노동자의 선택권, 셀프 디펜스, 과로를 권하는 사회, 예술은 노동인지, 돌봄 노동의 가치, 주체성의 회복 등 10명의 전문가의 관점으로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할 수 있어요.


11. 앞으로 어떤 일(작업, 역할)을 하고 싶나요?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준비하고 있(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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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개인이나 도시의 정체성을 찾고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경험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고, 그 속에서 관계를 디자인하는 역할에 집중해 보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이나 정체성을 형성하는 문화적, 사회적 요소들에 관해서 공부해보고 싶어요. 다만 공부한 것을 실무에 적용해 봐야 아는지라 현장이나 프로젝트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을 찾고 있어요. 직무로는 글로 브랜드 가치와 감성을 공유하고 정체성을 만드는 카피라이터에 관심 있어요. 직장 유무와 상관없이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건 일 하는 감각, 소통하는 감각이에요. 이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부산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과 공간을 소개하는 팟캐스트 브랜딩동댕을 6회째 운영하고 있어요. 계속하고 확장해 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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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하려는 모든 일에 앞서 무엇보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잘 소화시킬 거예요. 첫 직장 난이도가 5점 만점에 4.5점이었다 생각해요. 이제 압축성장했던 시간을 쭉 펼쳐놓고 시기마다 했던 제 고민과 실천을 정리하고 의미를 짚어 볼 거예요. 다음을 위해 필요한 것을 구체화하려고요. 그래야 하고 싶은 것이 더 선명해지고, 선명해져야 나다운 시작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당분간 꼬박꼬박 할 일은 제가 헤맬 때마다 기다려주고 힘을 나눠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는 거예요.


12.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인스타그램 keepgoingcrocs.

일과 생활에서 인상적인 장면과 생각을 올려보고 있어요. 곧 재가동 해보려 합니다.


장석류의 예술경영 인물열전,

"Fusion of horizon".


부산 영도의 도시브랜드를 성장시킨, 브랜더 전현경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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