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돌아가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요?

매뉴판 : 컨설팅 워크숍 코칭

by 장석류

S#1. 사업은 돌아가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

공공 문화예술 조직에는 예술인, 기획인, 행정인이라는 세 부족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같은 건물, 다른 언어. 그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듣는 말이 있습니다.


문화재단에서 10년 넘게 일한 팀장이 있었습니다. 1:1 코칭 자리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사업은 돌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성장하고 있는 건지, 이 조직이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말을 꺼낸 뒤 잠시 멈추더니, "이런 말 여기서 처음 해봤어요"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사업은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왜인지 모르겠다. 이 두 문장이 동시에 성립하는 조직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가 오래되면 조직은 서서히 좀비화됩니다.


좀비 조직의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지 않습니다. 회의는 매주 열리는데 끝나고 나면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습니다. 기관의 미션을 물었을 때 구성원마다 다른 대답이 나옵니다. 프로그램 기획서는 잘 쓰는데, 왜 이 프로그램을 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동료의 일하는 방식이 이해되지 않아 단점으로만 보입니다. 구성원들은 각자도생을 배웁니다. 처음에는 상처였던 것이 딱지가 앉아 무감각해집니다. 이것이 '정착된 일하는 방식과 태도'가 되어버리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은 특정 조직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공 문화예술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패턴입니다.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459

S#2. 몸이 아파도 병원에 잘 가지 않는 이유

몸이 아파도 병원에 잘 가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바빠서, 별거 아닐 것 같아서, 어디가 아픈지 설명하기 어려워서. 조직도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를 느끼면서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서, 혹은 이 정도는 다들 겪는 거겠지 싶어서 지나칩니다. 현장에서 종종 듣는 말이 있습니다. "장석류 박사님과 상의하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요청해야 할지 몰라서요."


이 매거진은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우리 조직에 지금 어떤 신호가 오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그 신호에 함께 응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 대단한 예산이나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됩니다. 워크숍 하루, 코칭 몇 회, 때로는 질문 하나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S#3. 이 매거진에서 함께 다루는 여섯 가지

첫째, 조직문화 건강검진 + 처방 워크숍

https://brunch.co.kr/@ryujang21/122

조직의 상태를 데이터로 측정하고, 결과에 따라 맞춤 처방을 연결합니다. 구성원이 느끼는 고립감, 갈등의 양상, 안전감, 서로 간 '연결의 질' — 숫자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데이터로 드러날 때, 조직은 처음으로 거울 앞에 서게 됩니다. 건강검진 결과 워크숍에서 어느 문화재단 직원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차트를 보는 순간,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진단 이후 처방은 조직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강점발견 워크숍은 그 처방의 메뉴 중 하나입니다. 단점으로 오인했던 동료의 일하는 방식을 강점으로 이해하게 되는 순간, 조직의 협업 언어가 달라집니다.


둘째, 조직 정체성 리비전 (Mission Re-vision : Who Are We? Workshop)

https://brunch.co.kr/@ryujang21/141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구성원 모두가 같은 대답을 할 수 있는 조직은 얼마나 될까요. 오래된 조직일수록, 바쁜 조직일수록 이 질문을 잊고 삽니다. 가장 위태로운 조직은 예산이나 사람이 부족한 곳이 아닙니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구성원마다 각기 다른 대답을 내놓는 곳입니다.


이 문제는 조직 전체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본부, 팀, 개별 사업 단위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리비전(Re-vision)은 다시 본다는 뜻입니다. 우리 조직·팀·사업이 지금 내부 구성원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서비스하는 고객과 협력하는 타 조직에게는 어떻게 보이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와 '남이 보는 우리' 사이의 간극을 발견하는 것에서 진짜 변화가 시작됩니다. 비전 발견 → 정체성 워크숍 → 실행 체계 구축의 여정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셋째, 서로 다른 조직과 업의 협력 & 퍼스널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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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協)이라는 한자를 파지(破字)해보면 협력의 본질이 드러납니다. 세 개의 힘(力力力)이 하나의 방향(十)으로 정렬될 때 비로소 협력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공공 문화예술 현장에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협력의 문제가 있습니다. 광역 문화재단과 기초 문화재단은 같은 사업을 두고 서로의 역할이 불분명해 갈등을 겪습니다.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현장에서는 서로의 언어가 달라 협업이 겉돌기도 합니다.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협력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영역에서는 서로 다른 조직과 분야 간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실질적인 협력의 방식을 함께 설계합니다.


한편 예술인에게는 또 다른 종류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작업은 있는데, 그것을 공모사업 기획서나 포트폴리오로 설득력 있게 옮기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나만의 힘(力)이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알지만, 그것을 언어로 정렬하지 못한 상태인 것입니다. "나만의 예술 언어를 정리해보고 싶다", "무엇을 빼고 무엇을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 앞에서 자신의 작업 서사를 거울에 비추듯 들여다보고, 퍼스널 브랜드로 연결하는 과정을 함께 합니다. 작업이 작업을 부르고, 지원이 지원을 부를 수 있도록.


https://brunch.co.kr/magazine/threetribe


넷째, CEO·리더십 코칭

리더는 혼자입니다. 아래에도 말 못하고, 위에도 털어놓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결정일수록 혼자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커집니다.

공공 문화조직의 기관장·본부장·팀장분들에게는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취임(발령) 초기에는 바꾸고 싶은 것들이 선명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의 관성에 밀리고, 상위 조직의 요구에 끌리고, 내부 구성원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조금씩 지쳐갑니다.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쌓이는데, 내 판단이 맞는지 함께 검토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리더로서 고민을 털어놓는 것 자체가 리더십의 약점으로 보일 것 같아 꺼내지 못합니다. "이 자리가 이렇게 외로운 줄 몰랐다"는 말을 현장에서 자주 듣습니다.

예술단체의 리더에게는 또 다른 결의 고립이 있습니다. 예술가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경영자가 되어 있습니다. 창작의 언어와 조직 운영의 언어 사이에서 끊임없이 번역을 해야 합니다. 비전은 누구보다 선명한데, 그것이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사람을 뽑고, 예산을 집행하고, 갈등을 중재하고, 다음 사업을 기획해야 하는데 — 이 모든 것을 처음 해보면서 혼자 답을 찾고 있습니다. "예술은 알겠는데, 조직은 모르겠다"는 말 뒤에는 대체로 오랫동안 혼자였던 시간이 있습니다.

두 리더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 문제의 본질을 함께 들여다보고(Clarify), 감정이나 편협한 시각에 치우치지 않고 최적의 선택을 찾고(Optimal Choice), 그 결정이 조직 안팎과 정렬되도록 하고(Realign), 실행으로 이어지게 합니다(Execution). 리더십 성찰에 머무는 코칭이 아닙니다. 조직의 생존을 포함한 어려운 의사결정 과정을 돕고, 그 결정이 성과로 이어질 때까지 옆에 있는 실천적 코칭입니다.


다섯째, 인문문화기획 & 커뮤니티 빌드업 워크숍·코칭

문화재단, 도서관, 문화도시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잘 돌아가는데 참여자들이 한 번 오고 사라집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연구공동체를 조직했는데 몇 달 지나면 동력이 사라집니다. 느슨하지만 지속되는 네트워크, 스스로 성장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커뮤니티는 좋은 의도만으로 지속되지 않습니다. 첫 노드를 잇고, 노드와 노드 사이에 신뢰의 링크를 걸고, 고립된 노드를 발견해 연결하는 단계별 설계와 촉진자의 역량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출발점은 기획자 자신의 질문력입니다. '왜 이 커뮤니티가 필요한가', '누구의 어떤 결핍을 채우려 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 없이는 아무리 정교한 설계도 허공으로 날아갑니다. 인문매개 프로그램 기획부터 커뮤니티 설계, 연구공동체 운영까지 — 기획자가 다시 질문하는 사람이 되는 과정을 함께 합니다.


여섯째, 심의 후 성장 파트너십 워크숍& 코칭

공모사업 심의는 점점 공정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반복됩니다. 공정성은 높아지는데 예술인도 사업도 좀처럼 성장하지 못합니다. 입구에만 불이 켜져 있고, 그 너머는 어둡습니다. 탈락한 예술인은 왜 떨어졌는지 듣지 못한 채 내년을 기다립니다. 선정된 예술인은 얼굴 없는 평가자가 어딘가에 앉아 있다는 불안 속에서 공연합니다. "창작을 응원하는 건지 감시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선정 여부와 무관하게, 입구 너머를 함께 걷는 사람이 없습니다. 연구에서 만난 예술인들이 원했던 것은 하나였습니다. 감시가 아니라 러닝메이트. "지금 어떤 게 제일 힘드냐고 물어봐 주는 동료", "이 작품을 다음으로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는 사람." 탈락자에게는 기획서와 포트폴리오를 함께 들여다보고 다음 지원을 위한 서사를 다시 세웁니다. 선정자에게는 사업 수행 과정에서 막히는 지점을 함께 풀고 이 작업이 다음 작업으로 이어지도록 함께 합니다. 문화재단, 예술지원기관, 공모사업 주관기관이 프로그램으로 연계할 수 있습니다.


S#4. 읽으면서 "이게 나와 우리 얘기네" 싶으셨다면

각 영역의 글들에는 현장의 장면, 진단의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변화가 담겨 있습니다.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조직과 사람에게서 있었던 일들입니다. 읽으면서 "이게 나와 우리 얘기네"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그 느낌이 맞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요청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계셨다면, 지금 느끼는 그 문제를 그대로 가지고 연락 주시면 됩니다. 거기서부터 함께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문의 : ryujang2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