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암알룩알야마니

by 비유리

우리의 취향은 언제나 끝을 알 수 없이 이어져 있다.


배가 드나드는 도시에 살던 내 친구는 특이 식성을 가진 미식가로, ‘누가 저런 곳을 가지?’라고 생각할 법한 식당을 애용한다. 왜 그런가 하니 간판이 아랍어로 쓰인데다 한국어 병기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 웬만한 한국인들은 그곳에서 무엇을 파는지 전혀 알 길이 없는 그런 식당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메뉴판에도 한국어가 없어 대충 그림을 보고 짐작해서 주문해야 된다고 한다. 친구는 툭하면 ‘아 아랍 음식 먹고싶다’고 말하는데 나랑 같이 깡촌에서 자랐으면서 고수를 잘 먹고 차지키 소스의 매력을 일찍이 깨달은 그 모습이 어릴 때부터 제법 멋있어 보였다.


아랍 음식을 파는 그 식당의 이름은 ‘마다암알룩알야마니’로, 밖에서 보면 노래방 사이클이 돌아갈 것 같은 화려한 조명에 노란색 위주의 강렬한 인테리어가 특이하다. 언뜻 봐도 절대 들어가서 음식을 시켜볼 생각을 못해볼 것 같이 생긴 식당이다. 아랍 바이어들이 왔다갔다 하며 애용하는 곳이라고 한다.

-너 정말 대단하다. 어쩌다 그 식당에 들어가 볼 생각을 한 거야?

-언니가 알아 왔을걸? 언니 나보다 더함.

-언니한테 배웠구나.


지금은 쌀국수에 고수를 산처럼 쌓아 먹는 나는 원래 고수를 못 먹었다. 깡촌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함께 자라던 친구와 나는 스무살이 되며 멀리 찢어졌고 친구는 서울로 대학을 갔다. 친구는 배가 들어오는 도시에 언니들과 살게 되었고, 우리는 고등학교 때보다는 덜하지만 각자의 공사가 다망해진 것치고 꽤 자주 만났다. 친구는 내가 처음 가보는 식당들로 자주 안내했고 손으로 난을 찢어 카레에 찍어 먹고 으깬 아보카도를 나초에 올려 먹는 모습을 선보였다. 세계는 과연 지구촌임을 몸소 보여주는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나는 적극적으로 따라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외국에 가봤을 때 물에서도 중국 냄새가 난다며 마시질 못하던 내가 마음을 열고 온갖 향신료를 물씬 받아들이게 된 계기는 그것이다.


레몬 향과 고수 향이 뒤섞여 기름이 둥둥 뜬 새콤한 똠양꿍 국물을 퍼먹을 때, 연한 고수잎을 산처럼 쌓아 뜨거운 쌀국수 면과 함께 삼킬 때, 작게 다져진 양파와 토마토 조각 사이로 고수 잎을 흩뿌려 타코쉘에 올려 먹을 때. 나는 그럴 때마다 이것과 이어진 취향의 고리에 대해 생각한다. 친구는 언니에게 나는 친구에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우리의 취향. 우리는 어쩌면 모두 다 이어져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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