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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n Feb 20. 2018

5. 스탑오버 강력하게 활용하기

1. 스탑오버(Stopover)?


어디서 많이 들어봄직한 단어일거에요.

캠브릿지 영어사전에 등재되어있는 사전적 정의는 이렇게 나와있어요.

short stay in a place that you make while you are on a longer journey to somewhere else


쉽게 말하자면, 긴 여정 중에 잠시 쉬었다가 가는 것을 말해요. 이를 활용해서 항공권을 끊으면 한 번에 여러 도시를 볼 수도 있고, 성수기 기간에 가격을 싸게 끊을수도 있죠. 사실, 다구간 항공권의 매력은 이 스톱오버로 부터 시작 된다구요. 우선 아래 그림을 볼까요.



가장 쉽게 생각해봐요. 이건 그냥 런던을 경유해서 로마로 들어가는 방법이에요. 흔히 말하기를, 나 로마 가는데 영국 경유해서 가!라고 말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죠. 잠시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머물다가 바로 로마행 비행기를 타면 되니까요. 가격은? 당연하게도 인천-로마 직항보다 저렴할거구요. 


런던을 경유하려면 LHR(런던)에서 ICN(인천), FCO(로마) 둘다 취항하고 있는 항공사(또는 스카이팀 같은 항공동맹)를 선택해야 하는데, 양쪽을 취항 한 항공사는 영국항공 밖에 없죠? 그래서 런던을 경유하고 싶으면, 영국항공을 타야해요. 이는 다른말로, 영국항공의 허브공항은 런던 히드로 공항을 뜻하기도 해요. 파리를 경유해서 로마를 가고싶다면 인천과 로마를 둘 다 취항하고 있는 에어프랑스가 연결을 해줄테니 해당 항공사를 타면 되겠죠!


다시 말을 되새겨보면, '잠시 머물다가' 는 보통 24시간 미만을 이야기해요. 이를 레이오버(Layover) 라고 하고, 24시간이 넘으면 스탑오버(Stopover)라고 해요. 로마를 가려고 할 때, 우리가 서울-로마 왕복 항공편을 검색했을때 히드로 공항에서 24시간 이상 대기하는 항공편은 검색되지 않아요. 공항에서 24시간 이상 대기하면 몸도 마음도 피곤하고 지루할테니까요.


이제 조금 다르게 생각 해 봐요. 이왕 런던을 거쳐가는거, 런던도 보고가면 좋지 않을까요?

런던에서 스탑오버를 하는것으로요! 대신, 그냥 인천-런던을 검색하는것으로는 스탑오버를 만들 수 없으니, 검색 방법을 조금 바꿔보아요. 아직은 스탑오버 감이 잘 안오겠지만, 아래 예시를 보면 금방 알아챌 수 있을거에요.


[그림 2] 단순 로마 왕복 검색


[그림 3] 런던을 스탑오버 하기


[그림 2]는 단순히 로마 왕복을 검색하는것이고, 

[그림 3]은 런던에 3일 머물렀다가 다시 로마로 출발해요. (런던에서 24시간이 넘었으니 이게 스탑오버에요)


이미 왕복으로 구매한 항공권에 스탑오버를 추가하는건 추가적인 변경 수수료가 있기 때문에 보통 이렇게 항공권을 구매할 당시에 결정해야해요. 나중에 고객센터에 전화걸어 징징거려도 안해줍니다 ㅜㅜ (마일리지를 통한 발권은 예외)


따라서, 위에서 설명한 내용은 경유지가 있다면! 다구간 검색을 통해서 스탑오버를 추가 할 수 있다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에요. 이제 이걸 응용해봅시다.






2. 스탑오버를 활용해서 여러 도시 여행하기


위에서 경유 여정에 스탑오버를 추가하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는 응용해봐요. 

아까와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거에요.



여름 휴가에 떠나려고 해요. 라스베가스(LAS)를 가고싶은데, 비싼 가격을 주고 라스베가스만 갔다오기 좀 그래요. 어디 다른곳을 거쳐갈 곳이 없을까 생각해보자구요. 우선, 구글플라이트를 이용해 라스베가스 까지의 항공권을 검색 해보자구요.


[그림 4] 단순 왕복으로 라스베이거스 검색

8/03 ~ 8/11 까지의 일정이에요. 

너무 비싼 직항이 하나 있고, 나머지는 경유에요.  빨간 박스를 잘 봐볼게요. 거기에 써져있는 경유하는 공항을 좀 보도록 하죠.


SEA (워싱턴주 시애틀)

HNL (하와이 호놀롤루)

YVR (캐나다 벤쿠버)

LAX (캘리포니아주 LA)


빨간박스 안에 있는 4개 공항을 기점으로 잡는(허브공항) 항공사들은, 인천과 라스베이거스 둘 다 취항하고 있어요. 때문에 인천-라스베이거스 노선을 서로 연결해줄 수 있어요. 그래서 경유 항공 티켓을 팔 수 있어요! 



[그림 5] 하와이안 항공 취항지


실제로 하와이안항공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취항지를 구경해 보면, 보라색으로 점선이 있는곳은 자기들이 실제로 취항한 곳이에요. 서울과 라스베이거스 둘 다 직접 취항하고 있어요. 


즉, 서울->호놀롤루->라스베이거스를 이 항공사를 이용해 타고 갈 수 있는거에요! 결과적으로 라스베이거스 가는데 하와이 경유해서 간다~ 라는 문장을 만들 수가 있는것이구요. 자 그럼, 1번에서 배운걸 그대로 써먹어보자구요. 다구간 검색을 켜주세요. 한... 3일정도 하와이에 있어볼까요?


[그림 6] 하와이 스톱오버 3일

호놀롤루에 3일정도 있다가 라스베이거스로 가 보자구요. 그런데, 위에서 처음 검색된 $1665랑 지금 스톱오버를 검색한 가격이 무려 같습니다. 그냥 잠시 쉬어가는건데, 가격은 그대로네요. 같은 가격에 비행기를 추가로 끊지 않고, 한번에 2개 여행지(하와이/LAS)를 여행할 수 있게 되었군요!


항공사 별로 다르지만, 이 스톱오버 수수료를 $100 정도 부과하는 항공사가 있고, 방향당 1회 무료로 하는 항공사도 있어요. (검색할때 이미 포함된 가격이 보여짐)

이를 잘 이용하면, 명절 연휴기간에 엄청난 가격 할인을 얻을 수 있어요.








3. 스탑오버로 여행지 늘리고 가격 낮추기


자, 올 추석도 탈출해봐요. 바로 예시로 들어갈게요.

9/22 ~ 9/29 구간을 봅시다. 어디로 갈까요? 파리? 구글 플라이트를 꺼내봐요!


[그림 7] 인천-파리 왕복 검색


연휴 딱 2일 쓰고 파리 놀다오는 일정이에요. 일단 비싸요. 매우 비쌉니다. 직항이 180만원에 육박하네요. 이 돈주고 타실분은 타셔도 좋지만, 솔직히 너무 비싸요. 비수기에 100만원도 하지 않는 티켓을 거의 2배정도 줘야해요.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구요.


자 경유편을 보자구요. $1,182인 SAS+대한항공 조합은 경유를 2회, 무려 28시간이나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고려 대상이 아니에요. 아까운 휴가 2일을 써서 일주일 다녀오는데 비행기에서 시간을 다 보낼수는 없잖아요?


그나마 에티하드항공을 타고 아부다비(AUH)를 경유하면 $1,280이 나오네요. 하지만 이것도 썩 맘에들지는 않아요. 조금 더 내려가면 싱가폴 항공이 보일거에요. 여행 일정이 좀 짧긴 하지만,  이왕 버킷리스트에 싱가폴이 있다면 잠시 쉬어가도 좋잖아요. 스탑오버를 한 번 넣어볼까요?






[그림 8] 스탑오버를 이용한 검색


다구간 항공권 검색으로 중간에 싱가폴 1일을 넣어줬어요. 밤새 날아가는 비행기니, 9/23일 하루만 싱가폴에서 여행하며 머물면 되겠네요. 놀라운건, 위에서 찾은 싱가폴 항공편 대비 가격이 무려 $183(한화 약 20만원) 정도가 저렴해졌다는 사실이에요. 게다가, 싱가폴 여행은 덤으로 들어왔어요. 이럴까요? 이를 설명하는게 이번 포스팅의 핵심이에요.


(주의해야할 것은, 23일날 출발로 잡아버리면 경유지에서 날짜 차이로는 1일이지만 24시간이 채 안되기 때문에 스탑오버가 아니게 되어버려요. 그래서 24시간이 초과되는 24일 이상으로 잡아주는것이 맞아요.) 









4. 스탑오버의 위력


왜 이럴까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하나하나 나열해볼게요.

말로 설명하면 그나마 좀 쉬운데, 글로 설명하려니 헷갈릴 수도 있어요. 여러번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우선 첫 번째, 

위에서 설명한 것 처럼 일반적인 왕복 검색으로는 스톱오버가 검색되지 않아요. 검색엔진은 경유지에서 24시간 미만만 대기하는 항공편만 검색해주거든요. 스톱오버가 아닌 인천-파리 왕복으로 검색을 사람들은 22일날 인천에서 출발해 싱가폴 공항에서 무조건 24시간 이내에 출발하는 항공편밖에 조회가 안 되었을테니, 그걸 밖에 없었던거에요. 



때문에, 9/22일 인천을 출발해 싱가폴을 경유해 가는 사람들은 싱가폴 도착 후 24시간 안에 싱가폴을 떠나게 되어있어요. 스톱오버로 24시간 이상 체류되는 표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전부 다 그런셈인거죠.


두 번째,

첫 번째와 연결되는 이야기에요. 9/22일은 한국인 대부분이 출국하려고 하는 날이죠. 평상시에 싱가폴에서 파리로 가는 수요는 고정적인데, 22일에 한국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싱가폴 공항에 도착해서 24시간 안에 파리로 출발해야해요. 싱가폴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는 한정적인데, 사람은 어마어마하게 많아졌어요. 수요가 많아져서 그 비행기의 자리는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어요.


즉, 9/22일에 파리 왕복을 검색하면 싱가폴 도착 후 24시간 내에 출발하는 비행기만 검색되기 때문에, 내가 타고가는 비행기에 자리가 적으면 적을수록 가격이 비싸지게 되는거에요. 싱가폴->파리 비행기에 자리가 차면 찰수록 비싸지는거죠.


상대적으로 9/22일 다음날인 9/23일 출발한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9/23일 출발하는 사람들이 싱가폴에서 파리로 타고 갈 비행기는 자리가 조금 덜 붐비겠네요. 바로 이 점을 이용한거에요. 감이 좀 오시나요?



세 번째, 

우리는 9/23일 출발한 사람들과 같이 갑니다. 

9/23일 사람들이 밤 비행기를 타고오면 9/24에 싱가폴에 도착하겠네요. 우리도 싱가폴에서 하루를 머물고 24일날 출발하기로 했으니, 하루에 1편만 출발한다면 이 사람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겠네요. 자자, 헷갈릴테니 그려드릴게요.

[그림 10] 스탑오버시 우리가 타고가는 항공편



인천에서 22일날 출발한 사람들은 23일날 싱가폴에서 파리 가는 항공편을 대부분 탑승하겠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싱가폴에서 24일날 출발하는 항공편은 자리가 덜 붐비기에 항공료가 저렴해요. 우리는 이를 이용해 스탑오버로 다음날 출발하는 싼 항공편을 싱가폴에서 하루 머물면서 기다리는거에요.


일반적으로 항공료는 최종 목적지를 기준으로 정해져요. 싱가폴에 하루 머물던, 며칠을 머물던 산 법은 같아져요. 따라서 일정 기간동안은 하루를 머물던, 이틀을 머물던 가격은 같아요. 단지 붐비는거에 의해 가격이 결정될 뿐인거죠.


[그림 11] 스탑오버를 이용한 싼 항공권의 조합


그래서, 추석 여행 일정이 짧으니 어쨌든 9/23에 출발하기보단 남들 가는 9/22일에 무조건 출발 해야겠죠. 다만 스탑오버를 이용해 우리가 탈 비행기 조합을 좀 달리하는 방향을 추구 하자는거에요.


ICN-SIN 구간은 22일, 23일 비싸니 그냥 22일 출발편을 타고,

SIN-CDG 구간은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24일 항공편을 타면 조금 저렴해지겠죠.


근데 진짜 과연 이것 때문일까요? 정말로 궁금해보면 비교해보면 되는거죠!

출도착지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간접적으로 나마 확인해 볼 수 있어요.



[그림 13] 왼쪽은 9/22일, 오른쪽은 9/23일 출발 왕복편



그림 13에서, 왼쪽은 22일, 오른쪽은 23일 출발이고 둘다 왕복편이구요. 음.. 두 날짜간의 가격차이는 $52로 크게 차이 없네요. 그럼, 위에서 계속 봐온 싱가폴에서 파리로 출발하는 항공편을 봐볼까요?



[그림 14] 왼쪽은 싱가폴에서 9/23일 출발, 오른쪽은 24일 출발


짜잔. 예상한것처럼 역시 $186정도 약 20만원 정도가 차이나요. 공항세나 유류할증료, 항공사 정책 등의  영향 때문에 금액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힘들지만, 싱가폴에서 24일날 출발하는 비행편이 덜 붐빈다는 것 정도는 확인 할 수 있어요. (항공사 가격 정책에 의해서 가격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질때도 있으니 이건 완전한 비교라고 할 수 없어요. 그야말로 간접적인거죠)

(티켓 클래스 개념을 이해하고 계신다면, SIN-CDG 구간의 티켓클래스가 다르기에 발생한 차이에요)






5. 결론


실제로 이 방법은, 작년 추석 항공권 대란 때 인천-코펜하겐 왕복 250만원을 상해 푸동공항 스탑오버를 통해서 130만원 정도로 반토막 정도 살 수 있었기에 매우 매력적인 방법이에요. 특히 명절 연휴 기간에 엄청난 효과가 있죠. 주로 경유지까지의 거리가 짧을 수록 효과가 크기 때문에 주로 일본, 중국 상하이 푸동, 베이징, 홍콩, 대만 위주로 루트가 짜여지게 되요. (주변국들이 명절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주변국 까지만 일단 나가면 그 나라에서 목적지 까지 가는 항공편은 크게 붐비지 않는것이 핵심)



결과적으로 같은 기간을 여행하지만, 조금 더 싸게, 한 번에 여러 도시를 돌 수 있게 만들 수 있게 해 줘요. 물론, 난 다른 목적지 따위는 필요없고 오직 파리뿐이야! 라고 생각한다면 스탑오버를 하지 않고 가장 빨리 가는게 답이지만요. 하지만 여러개의 여행지를 여기저기 가보고 싶은 여행자라면, 사실 이러한 방법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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