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개심통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세화 벨롱장)
"꾸씨, 빨리 옷 입어. 플리마켓 가자."
제주의 작은 바닷가 세화리, 벨롱장이 열렸다. 불빛이 멀리서 번쩍이는 모양, 제주어 '벨롱'처럼 오전 나절만 반짝 열리고는 금새 사라진다.
오전 열 한시, 해안도로변에 좌판 행렬이 차려진다. 잼, 쿠키, 빵, 다양한 수공예품이 사람의 손길을 기다린다.
"꾸씨, 엄마 좀 구경 하자."
싫다는 꾸씨를 억지로 유모차에 태운다. 친구가 지나갈 때마다 인사한다고 내려달라고 짖었지만 못들은 척 한다. 그럴 때마다 심통이 나는지 더 크게 짖는다.
"내려줘요. 저도 구경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이 더 몰려 들었다. 꾸씨의 간절한 울부짖음은 시끌법적한 소리에 묻혔다. 그런데 그가 짖는 소리는 더 크게 들려 왔다.
결국 갓 구운 빵 몇 개만 사들고 벨롱장을 빠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