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만화방 주인 아들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제주 민속촌)

by 류량

학창시절 하교하자마자 책가방을 팽개치고 동네 만화방으로 달려갔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허구한 날 만화책만 보니 저걸 어데다 쓰나?"

엄마의 잔소리는 귓등으로 흘리고 만화방에 매일 출석도장을 찍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엄마는 그 곳으로 찾아 와 나를 끌고 집으로 가셨다.

한산한 만화방이었지만 나의 경쟁자는 있었다. 내가 도착하기 전에 그는 벌써 알짜배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저녁식사도 그 곳에서 해결했다. 그 시절,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그 아이는 바로 만화방 주인 아들이었다.

'엄마 잔소리도 안 듣고, 보고 싶은 만화는 다 보겠지.'

내가 어른이 되면 만화방 주인이 돼서 만화책을 실컷 보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꾸씨, 거기에 있으니까 꼭 만화방 주인 아들 같다."

제주 민속촌에서 꾸씨 덕에 만화방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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